금융조합 지점장의 사기성 투자 권유와 조합의 책임 범위 판결

이 사건은 금융조합 G지점장인 피고 D이 상품권 사업 투자를 미끼로 원고들로부터 총 70억 원의 투자금을 편취한 사건입니다. 피고 D은 공범들과 함께 원고들에게 월 8%의 고수익과 원금 보장을 약속하며 C조합 G지점 명의의 지급보증서를 발급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실제 상품권 사업이 아닌 사기 행위였고 피고 D은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되었습니다. 원고들은 C조합과 피고 D, E에게 보관금 반환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원고 A과 C조합 사이의 계약이 유가증권 보호예수 또는 소비임치 계약이 아닌 강행법규를 위반한 무효인 원금보장형 투자계약 또는 이자부 금전소비대차 계약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D의 사기 행위에 대해 피고 C조합이 사용자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았으며 원고들에게도 투자 과정에서의 과실이 인정되어 피고 C조합의 책임이 30%로 제한되었습니다. 최종적으로 피고 D은 원고 A에게 약 6억 6천만 원, 원고 B에게 약 39억 8천만 원을 지급하고 피고 C조합은 피고 D과 공동하여 원고 A에게 3억 원, 원고 B에게 18억 원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피고 E에 대한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상품권 사업에 10억 원을 투자했다가 손해를 입은 투자자
• 예비적 원고 B: 상품권 사업에 60억 원을 투자했다가 손해를 입은 투자자
• 피고 C조합: H법에 따라 설립된 금융조합으로 피고 D의 사용자이자 원고들에게 지급보증서를 발급한 주체
• 예비적 피고 D: 피고 C조합 G지점장으로 상품권 사업을 빙자한 투자 사기의 주범이며 원고들의 투자금을 편취하고 지급보증서를 발급
• 예비적 피고 E: 피고 C조합의 상임이사로 원고들이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책임이 인정되지 않음
• J, K: 상품권 사업을 제안하며 원고들을 속인 사기 공범들
• F: 피고 C조합의 비상임감사로 피고 D과 함께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사기 공범

분쟁 상황

사건은 원고 B가 백화점 상품권 거래를 통한 고수익 사업을 물색하던 중 J과 K을 소개받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J과 K은 C조합 G지점에서 L상품권 사업을 통해 월 16%의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투자자에게 월 8%의 수익을 주고 원금은 C조합이 보장한다는 거짓 설명을 했습니다. 이후 원고들은 C조합 G지점장인 피고 D을 만나 K의 거짓말에 D이 동조하고 C조합 명의의 지급보증서를 발급받으면서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원고 A은 10억 원, 원고 B는 60억 원 등 총 70억 원 상당의 자기앞수표를 D에게 교부했습니다. 피고 D은 C조합의 법인 인감을 몰래 사용하고 '쌀거래 계약용'으로 발급받아 보관 중이던 인감증명서를 첨부하여 지급보증서를 교부하는 등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진행했습니다. 이후 원고들은 일부 수익금을 받았지만 결국 원금 손실이 발생했고 피고 D과 F(비상임감사)의 사기 및 배임 혐의가 형사 재판에서 유죄로 확정되자 원고들은 투자금 반환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주된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원고들이 피고 C조합에 자금을 맡긴 계약의 법적 성격이 무엇이며 H법의 강행규정에 위배되어 무효인지 여부 피고 C조합 G지점장인 피고 D의 사기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 C조합이 피고 D의 불법행위에 대해 사용자로서 책임을 져야 하는지 여부 사용자 책임이 인정될 경우 원고들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어 책임이 면제되는지 또는 과실상계로 책임이 제한되는지 여부 최종 손해배상액을 어떻게 산정하고 이미 지급된 수익금을 어떻게 공제할 것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제1심판결 중 피고 C조합과 예비적 피고 D에 대한 부분을 변경하여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예비적 피고 D은 원고 A에게 6억 6,442만 8,571원 및 2017년 12월 29일부터 2020년 11월 5일까지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2. 예비적 피고 D은 예비적 원고 B에게 39억 8,657만 1,429원 및 2018년 3월 19일부터 2020년 11월 5일까지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3. 피고 C조합은 예비적 피고 D과 공동하여 원고 A에게 위 금액 중 3억 원 및 2017년 12월 29일부터 2020년 11월 5일까지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4. 피고 C조합은 예비적 피고 D과 공동하여 예비적 원고 B에게 위 금액 중 18억 원 및 2018년 3월 19일부터 2020년 11월 5일까지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5. 원고 A의 피고 C조합에 대한 주위적 청구와 원고 A, 예비적 원고 B의 피고 C조합, 예비적 피고 D에 대한 나머지 예비적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6. 원고 A, 예비적 원고 B의 예비적 피고 E에 대한 항소는 기각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 A과 피고 C조합 사이의 계약을 상품권 사업 투자를 위한 원금보장형 투자계약 또는 이자부 금전소비대차계약으로 보았고 이는 H법 제57조 제2항의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 C조합에 대한 주위적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그러나 피고 D의 사기 행위는 원고들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 D은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합니다. 피고 D이 C조합 지점장으로서의 지위를 이용해 불법행위를 저지른 점, C조합 명의의 지급보증서를 발급한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 D의 행위는 외형상 C조합의 사무집행과 관련이 있다고 보아 피고 C조합은 민법 제756조에 따라 사용자 책임을 부담합니다. 다만 원고들도 매월 고수익을 기대하며 비정형적인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C조합 본점 등에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원고들의 과실을 인정하여 피고 C조합의 손해배상 책임은 원고들이 입은 손해액의 30%로 제한되었습니다. 피고 D은 고의적인 불법행위를 저질렀으므로 원고들의 과실을 이유로 책임을 감액할 수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원고들이 K 등으로부터 받은 수익금은 피고 D의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되었으나 피고 C조합의 책임액에는 공제되지 않았습니다. 피고 E(상임이사)는 이 부분에 대한 제1심판결의 판단을 인용하여 책임이 없다고 보아 원고들의 항소가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 원칙에 따라 피고 D은 상품권 사업에 대한 거짓 정보로 원고들을 속여 투자금을 편취한 사기 행위가 인정되어 원고들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피고 D의 형사 재판 유죄 확정은 이러한 불법행위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2. 민법 제756조 (사용자의 배상책임):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 사건에서 피고 C조합은 피고 D의 사용자로서 사용자 책임을 집니다.
   • 사무집행 관련성 (외형이론):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 활동이나 사무 집행 행위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면, 실제로는 개인적인 목적을 위한 행위였더라도 사용자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피고 D이 C조합 G지점장 지위를 이용하고, 지점장실에서 근무시간 중 투자금을 받았으며, C조합 사용인감을 날인한 지급보증서를 교부하는 등 외형적으로 C조합의 업무와 관련된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사무집행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 피해자의 중과실 면책: 사용자 책임은 피해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 면책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대한 과실이란 일반인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에 현저히 위반하여 거의 고의에 가까운 정도로 주의를 결여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법원은 원고들에게 과실은 인정되지만, 피고 D의 지위와 사기 수법, 일반인이 금융기관의 내부 규정을 알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중대한 과실까지는 아니라고 보아 피고 C조합의 사용자 책임을 면책하지 않았습니다.
   • 과실상계: 사용자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피해자에게 손해 발생과 확대에 기여한 과실이 있다면 법원은 이를 고려하여 손해배상액을 감액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들이 고수익을 얻기 위해 비정형적인 계약을 체결했고 C조합 본점에 문의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C조합의 책임 범위를 30%로 제한했습니다. 그러나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피용자 D에게는 피해자의 과실을 이유로 책임을 감액할 수 없습니다.
3. H법 제57조 제2항 (I조합의 자금 차입 제한): I조합은 특정 기관으로부터만 자금을 차입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는 농업인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인 I조합의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강행법규로, 이 규정을 위반하여 일반인으로부터 투자 형태로 자금을 받은 계약은 무효가 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의 투자계약은 H법 제57조 제2항에 위반된다고 보아 무효로 판단되었습니다.
4. 부진정연대채무의 일부 변제 충당: 여러 채무자가 연대하여 책임을 지지만 각 채무자가 부담하는 금액이 다른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서, 다액 채무자가 일부 금액을 변제했을 때 그 변제금은 다액 채무자만이 단독으로 부담하는 부분(즉, 소액 채무자가 부담하지 않는 부분)에 먼저 충당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D이 원고들에게 더 많은 금액을 배상해야 하는 다액 채무자이므로, K 등으로부터 받은 수익금은 피고 D이 단독으로 부담하는 손해배상 부분에 먼저 충당되어 피고 C조합의 책임액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1. 금융기관 임직원의 개인적인 투자 제안 신중 검토: 금융기관 직원이 고수익을 보장하는 비정상적인 투자 상품을 제안할 경우, 개인적인 제안인지 기관 차원의 공식 상품인지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지점장이라 할지라도 기관의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은 투자는 위험합니다.
2. 공식 문서 및 절차 확인: 지급보증서나 기타 계약 서류가 금융기관의 정식 양식이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발급된 것인지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법인 인감 사용 여부, 인감증명서의 진위 및 발급 목적 등을 본점이나 상위 기관에 직접 문의하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고수익 투자에 대한 경계심: "월 8%의 확정 수익"과 같은 비정상적인 고수익을 약속하는 투자는 사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통상적인 금융상품의 수익률과 비교하여 터무니없이 높은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4. 계약 내용의 법적 효력 검토: 투자 계약의 내용이 관련 법령(예: H법 등)에서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사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강행법규를 위반한 계약은 무효가 되어 보호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5. 금융기관의 업무 범위 확인: 금융기관이 특정 사업(예: 상품권 유통 등)을 직접 영위하는지, 해당 업무가 정관이나 법률에 명시된 업무 범위 내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6. 피해자의 과실도 책임에 영향: 비록 사기 피해를 입었더라도, 피해자가 투자 과정에서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과실이 있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고액 투자 시에는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