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파산선고를 받은 저축은행의 파산관재인인 예금보험공사가 저축은행의 전 임원들을 상대로 부실 대출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특정 대출 건들(순번 2, 3, 4, 7, 8, 10, 11, 16)에 대해 임원들이 대출 심사 시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인정했습니다. 특히, PF 대출에서 사업타당성 검토를 소홀히 하거나, 일반 대출에서 채무자의 상환능력이 부족함에도 적절한 담보나 보증을 확보하지 않은 점이 지적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대출 건에서 임원들의 책임이 인정된 것은 아니며, 특정 PF 대출(순번 5, 6)은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 있었다고 판단되었고, 대환대출(순번 9)은 새로운 손해 발생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또한, 임원들의 손해배상 책임은 저축은행의 구조적 문제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제한되었습니다.
N계열 저축은행 그룹의 실질적 운영자 B는 본인 또는 관계사들의 이익을 위해 A 저축은행의 임원들에게 부실 대출을 지시했습니다. 임원들은 이러한 지시에 따라 차주의 채무 상환능력이나 사업 타당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충분한 물적·인적 담보 없이 대출을 실행했습니다. 특히, 규제 회피를 목적으로 비상장 유가증권 투자를 위한 대출이 실행되거나, 자본 잠식 상태의 영세 업체에 신용 대출이 이루어지고, PF 대출에서는 사업부지 확보율이나 분양 가능성 등 핵심 요소를 간과한 채 대출이 실행되었습니다. 또한 감사 H은 일부 대출 건에 대해 금융감독원의 감사에 대비하여 사후적으로 결재하는 등 감사의 의무를 소홀히 했습니다. 이로 인해 A 저축은행은 대규모 손실을 입게 되었고, 결국 파산에 이르자 파산관재인인 예금보험공사가 임원들에게 부실 대출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된 것입니다.
저축은행 임원들이 부실 대출 심사 및 채권 보전 조치 미흡으로 인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책임을 져야 하는지, 특히 PF 대출과 일반 대출에서 임원들의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및 충실의무 위반이 있었는지 여부, 회장의 지시에 따른 대출에 대해 임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감사(H)의 사후 서명 행위가 손해 발생과 인과관계가 있는지, 대환대출의 경우 새로운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는지, 그리고 임원들의 손해배상 책임 범위를 어떻게 제한할 것인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원심 판결 중 순번 7, 8 청구에 대한 부분이 취소되고, 피고 C, F, G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1,295,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07년 1월 31일부터 2016년 8월 19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항소 및 피고 H의 항소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와 피고 C, F, G 사이에서 2/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C, F, G이 각각 부담하며, 원고와 피고 H 사이에 생긴 항소비용은 피고 H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순번 2, 3, 4, 7, 8, 10, 11, 16 대출에 대해 임원들(C, F, G, H)의 상법상 이사·감사의 의무 위반 및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여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감사 H은 부실 대출을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다만, 순번 5, 6 대출은 임원들의 경영판단 재량 범위 내에 있었고, 순번 9 대환대출은 새로운 손해 발생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해당 대출에 대한 책임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최종적으로 임원들의 손해배상 책임은 저축은행의 구조적 문제, 회장의 지시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 C은 손해액의 30%, 피고 F, G은 손해액의 20%, 피고 H은 손해액의 10%로 제한되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어 임원들의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상법 제399조 제1항 (이사의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 이사(대표이사 C, 이사 F, G)가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하여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경우,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해 연대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는 규정입니다. 이들은 부실 대출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채무 상환 능력 및 담보 가치 심사를 소홀히 하는 등 이사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았습니다.
상법 제414조 (감사의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 감사(감사 H, 이사 겸 감사 F)가 그 임무를 게을리하여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는 규정입니다. 감사 H은 부실 대출을 인지했음에도 적절한 감독 및 보고 의무를 다하지 않아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민법 제390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임원과 회사 간의 위임계약에 따라 임원은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부담합니다. 이러한 의무를 게을리하여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및 제760조 (공동불법행위):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 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합니다(제750조). 여러 임원이 공동으로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손해를 발생시켰을 경우 연대하여 책임을 지게 됩니다(제760조).
금융기관 임직원의 경영 판단의 재량 한계 및 주의의무 (대법원 2011다62608, 2009다80521 판결 등 참조): 금융기관 임직원의 대출 결정이 통상적인 합리적인 절차와 정보를 바탕으로 회사의 이익을 위해 이루어졌고, 그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다면 경영 판단의 재량 범위 내로 보아 책임이 면제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조사·검토하지 않거나 단순히 일반적·추상적 기대에 의존한 판단은 재량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아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됩니다.
대환대출에 대한 손해 발생 판단 기준 (대법원 2008다94585 판결 등 참조): 기존 채무의 변제를 위해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대환대출의 경우, 기한 연장 당시 기존 대출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었는데 기한 연장으로 채무자의 상황이 악화될 것을 알면서도 연장해 준 경우에만 새로운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아 책임이 인정됩니다.
금융기관의 임직원은 회사의 재산을 관리하고 대출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상법 및 민법상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경영상의 판단이라고 할지라도 합리적인 정보 수집, 조사, 검토 절차를 거치지 않고 내린 결정은 주의의무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PF 대출과 같이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의 사업성에 크게 의존하는 대출의 경우, 사업 타당성 평가, 인허가 진행 상황, 시공사 및 분양성 등 관련 정보를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차주의 재무 상태, 채무 상환 능력, 담보 가치에 대한 철저한 심사는 필수적이며, 형식적인 담보나 보증은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상급자의 지시나 압력에 의한 대출이라 할지라도 임원 개인의 법적 책임이 면제되지 않으므로, 부당한 지시에는 적절한 이의 제기 또는 보고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감사 역시 이사들의 직무 집행을 감독하고, 법령이나 정관에 위반되는 행위를 인지했을 경우 즉시 이사회나 감독 당국에 보고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대환대출의 경우, 기존 대출금을 갚는 데 사용되었더라도 이로 인해 회사에 새로운 손해가 발생했음을 구체적으로 입증하지 못하면 손해배상 책임을 묻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