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있는 상속인의 상속재산 분할협의 취소 사건

주식회사 A는 D에게 빌려준 800만원과 이자 등 총 20,800,815원을 받을 채권이 있었습니다. 이 채권은 지급명령으로 확정되었으나 D은 이 돈을 갚지 못했습니다. 2022년 11월 10일 D의 아버지 G이 사망하자, D은 상속인인 배우자 H, 형제자매인 피고 B, I와 함께 상속재산인 토지 지분에 대해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했습니다. 이 협의에 따라 D이 받을 수 있었던 토지 지분(2/9)이 피고 B에게 이전되었고, 당시 D은 해당 상속 지분 외에 다른 재산이 없었습니다. 이에 주식회사 A는 D과 피고 B 사이의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라며 협의를 취소하고 D의 상속 지분을 돌려놓으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D에게 빌려준 돈을 받으려는 채권자
• 피고 B: D의 형제이자 D의 상속 지분을 협의분할로 받은 자
• D: 주식회사 A에게 빚이 있는 상속인
• G: D의 아버지이자 사망한 피상속인
• H, I: D의 어머니 및 다른 형제자매이자 상속인

분쟁 상황

D은 주식회사 A에게 약 2,000만원의 빚을 지고 있었으나 갚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D의 아버지가 사망하자, D은 상속받을 수 있는 토지 지분(전체 토지의 245분의 30 중 D의 상속 지분 2/9)을 피고 B에게 넘기는 내용의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했습니다. 이 협의로 인해 D은 채무를 갚을 다른 재산이 없는 상태가 되었고, 이에 주식회사 A는 D의 채무를 변제받기 위해 이 상속재산분할협의를 무효로 만들고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채무자 D이 자신의 상속 재산을 다른 상속인인 피고 B에게 이전하여 채무를 변제할 재산이 없어졌을 때, 채권자가 이 상속재산분할협의를 사해행위로 보고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었습니다. 특히, 채권이 상속재산분할협의 이전에 발생했는지, D에게 채권자를 해할 의사가 있었는지, 그리고 피고 B가 이러한 사정을 알았는지 등이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B와 D 사이에 이루어진 상속재산분할협의를 취소하고, 피고 B는 D에게 천안시 서북구 C 대 245㎡ 중 60/2205 지분에 관하여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소송비용은 피고 B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D과 피고 B의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채권자 주식회사 A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D이 자신의 상속 지분을 피고 B에게 무상으로 이전한 행위로 인해 채무 변제를 위한 재산이 부족해졌고, D에게 채권자를 해할 의사가 인정되었으며, 피고 B 또한 이러한 사정을 알았다고 추정되어 사해행위취소 청구가 인용되었습니다. 이로써 주식회사 A는 D의 상속 지분을 되찾아 채권을 회수할 가능성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민법 제406조에 규정된 '채권자취소권(사해행위취소권)'과 관련된 판결입니다.

민법 제406조 (채권자취소권)​

1.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사해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행위로 이익을 받은 자나 전득한 자가 그 행위 또는 전득 당시 채권자를 해함을 알지 못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합니다.
2. 전항의 소는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 내에 제기하여야 합니다.

이 판결에서 적용된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피보전채권: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려면 채무자의 사해행위 이전에 채권이 발생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D에 대한 채권은 상속재산분할협의 이전에 발생했으므로 피보전채권이 인정되었습니다.
• 사해행위: 채무자가 채무를 변제할 재산이 부족한 상태에서 특정 재산을 처분하여 채권자가 채권을 회수하기 어렵게 만드는 행위를 말합니다. 법원은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통해 D의 상속 지분이 피고 B에게 이전되어 D의 무자력 상태가 심화된 것을 사해행위로 보았습니다. 특히, 채무자가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통해 자신의 상속분을 포기하거나 무상으로 다른 상속인에게 양도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로 인정됩니다.
• 채무자의 사해의사: 채무자가 자신의 행위가 채권자를 해하게 될 것임을 인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D이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 당시 자신의 상속 지분 외에 다른 재산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채권자를 해할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수익자의 악의 추정: 사해행위로 이익을 받은 자(수익자)는 그 행위 당시 채권자를 해함을 알았다고 추정됩니다. 즉, 피고 B가 D의 상속 지분을 받은 사실만으로도 피고 B에게 채권자를 해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며, 피고 B 스스로 자신이 선의(악의가 없었음)임을 증명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 B는 자신이 사해행위임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여 악의 추정이 번복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채권자 입장이라면, 채무자가 재산이 없다고 주장할 때, 최근 채무자의 재산 변동 내역 특히 상속이나 증여 등 무상으로 재산이 이전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채무자가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통해 자신의 상속 지분을 다른 상속인에게 넘겨 재산이 없어진 경우, 해당 협의가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채권자취소권 행사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상속인 입장이라면, 빚이 있는 상속인과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할 경우, 그 빚이 협의 이전에 발생한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빚이 있는 상속인이 자신의 지분을 다른 상속인에게 무상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협의를 한다면, 이는 채권자에 의해 사해행위로 취소될 위험이 있습니다. 상속재산을 분할받는 상속인(수익자)도 채무자(상속인)에게 채권자를 해할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추정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