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가상자산 불법 환치기 및 범죄수익 은닉 사건

피고인 A, B, C, D는 가상자산 사업자로 신고하지 않은 채 해외 가상자산을 국내에서 불법 매도하고, 그 대금을 허위 무역거래로 가장하여 해외로 송금하는 방식으로 거액의 외화를 유출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범죄수익을 은닉하고 금융실명법을 위반하며 은행 직원에 금품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D이 약 9,614억 원에 달하는 외화를 유출하는 핵심 역할을 했음을 인정하여 징역 4년 및 추징금을 선고했고, 피고인 A에게는 징역 3년 및 추징금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B와 C에 대한 항소는 기각되어 원심의 징역형과 집행유예, 추징금이 유지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D 등과 공모하여 가상자산 매매 및 해외 송금 업무를 수행하고 은행 직원에게 금품을 제공하며, 독자적으로도 가상자산 매매 사업을 벌인 핵심 인물
• 피고인 B: 불법 가상자산 매매 및 해외 송금 범행에 가담한 인물
• 피고인 C: 불법 가상자산 매매 및 해외 송금 범행에 가담한 인물
• 피고인 D: 허위 무역업체를 설립하고 가상자산 관리, 매도, 해외 송금, 허위 인보이스 작성 등 이 사건 범행의 핵심 역할을 담당한 인물
• M, N: 피고인 D과 공모하여 이 사건 사업을 함께 수행한 공범들
• K, L 등 중국 투자자들: 해외에서 가상자산을 매입하여 국내로 이전한 주요 투자자들
• R (피고인 D의 모친), E (피고인 A의 모친) 외 5인: 명의를 빌려주어 전자지갑 및 은행 계좌 개설에 이용된 사람들
• Z (Y은행 은평뉴타운 지점장): 금품을 받고 허위 무역거래를 가장한 외환 송금 업무를 처리해준 은행 직원

분쟁 상황

피고인들은 가상자산 사업자로 신고하지 않은 채 해외 가상자산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매도하여 국내 가격과 해외 가격의 차익(이른바 'O')을 얻는 사업을 공모했습니다.

이들은 피고인 및 가족 등 타인 명의의 전자지갑과 은행 계좌를 이용하여 가상자산을 이전받고 매도한 후, 매도대금을 복잡한 계좌거래를 통해 허위의 국내 무역업체 계좌로 입금했습니다.

이후 마치 적법한 무역거래인 것처럼 허위 인보이스를 작성하여 은행에 제출하고, 수입 물품대금으로 가장하여 해외 법인으로 외화를 송금함으로써 최종적으로 중국 투자자들에게 가상자산 매도대금 상당 재산을 이전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피고인 D과 A는 외환 송금 업무를 용이하게 처리해줄 은행 지점장 Z에게 2,000만 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피고인들은 이 사업 수행 대가로 가상자산 매매대금이나 외환 송금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취득했으며, 이 수수료는 범죄수익으로 인정되었습니다.

피고인 D은 총 3,190,741,750원의 현금을 인출하고 수표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범죄수익을 은닉하거나 그 취득 사실을 가장했고, 피고인 A 또한 160,009,400원을 현금으로 인출하여 범죄수익을 은닉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인 D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고, 업무방해에 따른 범죄수익을 취득한 사실이 없으며, 외국환업무에 영리성이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피고인 A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서 정하는 중대범죄에 해당하지 않거나, 가상자산 매도대금이 직접 범죄수익으로 볼 수 없으며, 인출한 현금이 범죄수익과 무관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피고인 A, B, C 및 검사는 각자 양형 부당을 주장하며 형량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다고 다퉜습니다.

법원의 판단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은 파기되어 징역 3년, 160,009,400원 추징이 선고되었습니다. 원심판결 중 피고인 D에 대한 부분은 파기되어 징역 4년, 압수된 증거물(현금 및 골드바) 몰수, 975,400,583원 추징이 선고되었습니다. 피고인 B, C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기각되어 원심의 형량(B: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13,500,000원 추징 / C: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 7,500,000원 추징)이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인 A과 D에 대한 일부 공소사실 변경 및 법리 판단을 반영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선고했으며, B와 C에 대한 항소는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은 가상자산을 이용한 대규모 불법 외환 송금 및 자금 세탁 행위의 중대성을 인정하고, 관련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은 판결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특정금융정보법) 제7조 제1항, 제17조 제1항: 가상자산 사업자는 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해야 하며, 미신고 영업은 처벌 대상이 됩니다. 이 사건 피고인들은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없이 가상자산을 매매하여 이를 위반했습니다.

2.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3조 제1항 제1호, 제3호: 이 법은 범죄로 얻은 수익을 은닉하거나 그 취득 또는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 제3호 (범죄수익의 은닉)​: 범죄수익의 특정, 추적 또는 발견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행위로, 통상적인 보관 방법이라고 보기 어려운 경우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거액의 현금 인출을 반복하여 자금의 흐름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행위가 해당됩니다.
   • 제1호 (범죄수익의 가장)​: 범죄수익 등을 정당하게 취득한 것처럼 취득 원인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거나, 범죄수익 등이 귀속되지 않은 것처럼 귀속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허위의 무역거래를 통해 자금을 해외로 송금하거나, 차명 계좌에서 수표를 발행하는 행위 등이 이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 중대범죄의 범위: 2022년 1월 4일 법 개정 전후로 '중대범죄'의 범위가 달라졌습니다. 개정 전에는 업무방해죄 등이 중대범죄에 해당했고, 개정 후에는 특정금융정보법 위반죄도 중대범죄에 포함되어 그에 따른 범죄수익 은닉도 처벌 대상이 되었습니다.

3.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금융실명법) 제3조 제3항, 제6조 제1항: 실명 확인 없는 금융거래와 탈법 목적의 타인 실명 이용 금융거래를 금지하고 위반 시 처벌합니다. 피고인들이 타인 명의의 계좌를 이용하여 가상자산 거래 및 자금 송금을 한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4. 외국환거래법 제8조 제1항 본문, 제27조의2 제1항 제1호: 영리 목적으로 외국환업무를 업으로 하려면 기획재정부장관에게 등록해야 합니다. 미등록 상태에서 영업적으로 외환 송금 행위를 한 피고인 D의 행위가 위법으로 인정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역할과 업무 내용, 수수료 취득 방식 등을 고려하여 영리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5. 형법 제313조(신용훼손), 제314조 제1항(업무방해)​: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신용을 훼손하거나 업무를 방해한 자를 처벌합니다. 허위 무역거래를 가장하여 은행의 외환 송금 업무를 방해한 행위가 이에 해당합니다.

6.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특경법) 제5조, 제6조 제1항(증재 등)​: 금융회사 직원에게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제공한 경우 가중처벌됩니다. 피고인 A과 D가 은행 지점장에게 금품을 제공한 행위가 해당됩니다.

7. 형법 제30조(공동정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합니다.

8. 형법 제37조(경합범)​: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수개의 죄를 경합범으로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합니다.

9. 포괄일죄: 동일 죄명에 해당하는 여러 행위가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하에 일정 기간 계속되고 그 피해법익도 동일한 경우, 이들을 통틀어 하나의 죄로 처단하는 법리입니다. 피고인 D의 범죄수익 은닉 관련 공소사실 특정 논란에서 적용되었습니다.

10. 몰수 및 추징: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8조 제1항, 제10조 제1항 및 외국환거래법 제30조에 따라 범죄수익 또는 그 대가로 취득한 재산을 몰수하거나 추징합니다. 이는 범죄로 얻은 불법적인 이득을 박탈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의무 준수: 대한민국 내에서 가상자산 매매 및 교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정보분석원에 가상자산 사업자로 신고해야 합니다. 미신고 상태로 영업할 경우 법적 처벌을 받습니다.
2. 불법 외환 송금 금지: 무역거래를 가장하거나 허위 서류를 제출하여 해외로 외화를 송금하는 행위는 '외국환거래법' 위반이며, 이는 국가의 외환 시장 질서를 해치는 중대한 범죄입니다. 영리 목적으로 반복적인 외국환 업무를 하려면 기획재정부장관에게 등록해야 합니다.
3. 범죄수익 은닉 및 가장 금지: 범죄를 통해 얻은 수익을 숨기거나(예: 현금 인출, 차명 계좌 사용) 그 출처나 귀속을 정당한 것처럼 꾸미는(예: 허위 무역거래 가장, 수표 발행) 행위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됩니다. 대규모 현금 인출은 범죄수익의 추적을 곤란하게 하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4. 금융실명거래 의무: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실명 확인 없는 금융거래나 탈법 목적으로 타인 명의를 이용한 금융거래는 금지됩니다. 타인의 명의를 빌려 계좌를 개설하거나 운용하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됩니다.
5. 금융회사 직원 매수 금지: 금융회사 직원에게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가중 처벌될 수 있는 중대한 범죄입니다. 이는 금융기관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해치는 행위입니다.
6. 가상자산 시세 차익(O) 거래의 위험성: 해외와 국내 가상자산 시세 차이를 이용한 이른바 'O' 거래는 그 자체로 불법은 아니지만, 이 과정에서 불법적인 자금 조달, 불법 외환 송금, 자금세탁 등 다른 법률 위반 행위가 수반될 경우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