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상생협력협약에 따라 설립된 회사와 그 임원들이, 회사 경영 및 수익금 배분 방식에 불만을 품고 집회·시위를 한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명예훼손 등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주민들의 일부 비판적 표현은 의견 표명에 불과하거나, 원고들의 유죄 판결 사실에 비추어 진실하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보아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일부 행위는 피고들의 가담 증거가 없거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보아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포항시 일부 주민들은 2008년 'I대책협의회'를 결성했고, 2009년 7월 K과 대책협의회 위원장이었던 원고 E 사이에 '상생협력협약서'가 체결되었습니다. 이 협약에 따라 K이 2억 5천만 원을 출연하여 2009년 7월 15일 원고 주식회사 A가 설립되었고, 대책협의회는 해산되었습니다. 이후 그 회원들을 중심으로 'L단체'가 설립되어 원고 회사로부터 수익금을 받아 회원들에게 배분했습니다.
원고 회사의 주요 임원들(원고 B, C, D, E)은 L단체의 주요 직책을 겸임하고 있었는데, 피고 및 선정자들은 원고 회사의 경영과 수익금 배분 방식에 불만을 품게 되었습니다. 원고들은 선정자 J가 원고 회사 주식의 양도, 매월 500만 원 지급 등을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피고 및 선정자들 중 일부 또는 전부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수십 차례 집회·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시위에서는 '수익금은 동주민의 것이다', '양심은 없고 욕심만 있는 이사들은 반성하라', '피땀 흘려 받은 보상 공정하게 배분하라', '원고 회사의 수입과 지출을 명백히 밝혀라' 등의 현수막과 구호가 사용되었습니다.
원고들은 이러한 요구와 집회·시위, 그리고 언론사에 허위 사실을 제보한 행위가 자신들의 신용과 명예를 훼손하고 영업에 손해를 입힌 불법행위라며 피고 및 선정자들에게 총 1억 8백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피고 및 선정자들의 요구와 집회·시위 내용이 원고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영업에 손해를 끼친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설령 불법행위가 인정되더라도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입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피고 및 선정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선정자 J가 회사 주식 양도 등을 요구하며 불법행위를 했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 및 선정자들이 신문사에 허위 사실을 제보했다는 주장도 증거 부족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집회·시위와 관련해서는, '수익금은 동주민의 것이다', '피땀 흘려 받은 보상 공정하게 배분하라', '원고 회사의 수입과 지출을 명백히 밝혀라' 등은 비판적인 의견이나 견해 표명으로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양심은 없고 욕심만 있는 이사들은 반성하라'는 표현은 원고 C와 E가 배임수재·업무상횡령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주요 내용이 진실하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명예훼손의 위법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일부 집회·시위는 피고 및 선정자들의 참석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었고, 설령 참석했더라도 내용상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나아가 일부 행위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더라도 원고들이 가해자와 손해를 인지한 날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최종적으로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과 명예훼손의 법리, 그리고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었습니다.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들의 행위가 자신들에게 손해를 입힌 불법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민법 제764조 (명예훼손):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에 대해서는 법원은 피해자의 청구에 의해 손해배상과 함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을 명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들의 집회·시위 내용 및 언론 제보가 원고들의 명예를 훼손했는지가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형법 제307조 (명예훼손) 및 제310조 (위법성의 조각): 비록 민사 사건이지만, 명예훼손의 성립 여부와 위법성 판단에 있어서 형법상 명예훼손 법리가 준용됩니다. 특히 형법 제310조는 명예훼손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들의 '양심은 없고 욕심만 있는 이사들은 반성하라'는 표현이 원고 C, E의 유죄 판결 사실에 비추어 주요 부분이 진실하고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고 판단하여 위법성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민법 제766조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하고,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을 경과한 때에도 소멸합니다. 재판부는 일부 집회·시위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하더라도 원고들이 가해자와 손해를 인지한 시점부터 3년이 경과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헌법 제21조 (표현의 자유):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집니다. 법원은 표현의 자유와 타인의 명예권 보호라는 두 가치를 형량하여, 피고들의 비판적인 의견 표명은 표현의 자유 범위 내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유사한 분쟁 상황에서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표현의 자유와 명예훼손의 경계: 집회·시위나 언론을 통한 비판은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지만, 그 내용이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거나 업무를 방해하는 경우 불법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불만이나 비판적인 의견, 견해를 표명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명예훼손으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공공의 이익과 진실성: 공공의 이익에 관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그 내용이 진실이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 명예훼손의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미 공개된 사실(예: 유죄 판결)을 근거로 비판하는 것은 명예훼손으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증거의 중요성: 명예훼손 등 불법행위를 주장하는 측은 피고가 구체적으로 어떤 허위 사실을 적시했는지, 그로 인해 어떤 손해가 발생했는지 등을 명확하게 입증해야 합니다. 반대로 비판을 하는 측은 자신의 주장이 진실임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소멸시효 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알게 된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발생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 권리 침해 시점을 인지한 경우 신속하게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하며, 특히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 잘 아는 관계에서는 소멸시효 기산점이 더 빠르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