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계 임대료 미납과 장비 반환 지연 관련 사건

원고와 피고는 2016년 11월 1일 쇄석기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으나, 피고의 사업 현장 문제로 쇄석기 가동이 중단되고 임대료 지급도 멈추게 되었습니다. 원고는 2019년 11월부터 쇄석기 반환을 지속적으로 요청하였지만, 피고는 매수 협상 및 현장 재개 등을 이유로 반환을 지연하였습니다. 결국 2020년 10월에 쇄석기가 반환된 후, 원고는 미지급된 임대료와 쇄석기의 원상회복 비용을 청구하였습니다. 법원은 임대차 계약이 2019년 11월 19일경 묵시적으로 해지되었다고 판단하고, 피고가 그 이후부터 쇄석기를 반환한 2020년 10월 10일까지의 불법점유에 따른 차임 상당의 손해배상과 일부 분실 부품에 대한 원상회복 비용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주식회사: 쇄석기 등 건설기계를 임대해주는 회사로, 이 사건 쇄석기의 소유자이자 임대인
• B 주식회사: 골재선별파쇄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A 주식회사로부터 쇄석기를 빌려 사용한 임차인

분쟁 상황

1. 2016년 11월 1일: 원고 A 주식회사와 피고 B 주식회사가 쇄석기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습니다.
2. 2017년 1월경: 피고는 여수시의 공사 현장에서 쇄석기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3. 2017년 2월 25일부터: 원고는 설치비 및 수리비를 차임에서 상계한 후 피고에게 차임을 청구했습니다.
4. 2017년 12월경: 원고와 피고는 임대차계약을 갱신했습니다.
5. 2018년 4월경: 피고는 쇄석기 매수 의사를 밝히고 원고와 매수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이 시점 이후 피고 현장 사정으로 쇄석기 가동이 중단되었고, 2018년 5월 이후 원고는 차임을 청구하지 않았습니다.
6. 2019년 11월 19일: 원고의 대표이사는 피고의 대표이사에게 쇄석기 반환 또는 매입을 요청하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7. 2020년 2월 21일 및 8월 13일: 원고는 피고에게 쇄석기를 원상복구 후 반환해달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했습니다.
8. 2020년 9월 중순경: 피고는 쇄석기 시운전을 진행했고, 원고가 이에 입회하여 쇄석기 가동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9. 2020년 9월 21일: 원고는 피고에게 2019년 12월 15일 이후의 임대료 상당 손해배상(총 2억 5,650만 원)을 청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습니다.
10. 2020년 9월 25일: 피고는 원고에게 차임 정산이 완료되었고 계약이 종료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주장하며, 매매 협상 무산 이후 원고 요청에 따라 쇄석기를 이전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반박했습니다.
11. 2020년 10월 9일 및 10일: 피고는 원고에게 쇄석기를 반환했습니다.
12. 2020년 10월 12일: 원고는 피고에게 쇄석기 가동 중단 상태 유지로 인한 손해배상 및 원상복구 후 반환을 재차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이 사건 쇄석기 임대차계약이 언제 묵시적으로 해지되었는지 여부
2. 피고가 임대차계약 종료 후 쇄석기를 점유한 기간에 대해 원고에게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 또는 손해배상을 지급해야 하는지 여부
3. 피고가 쇄석기 반환 시 원상회복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발생한 수리비를 원고에게 지급해야 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늦어도 2019년 11월 19일경 원고가 쇄석기 반환 또는 매입을 요청했을 때 당사자 쌍방의 계약 실현 의사가 없어져 묵시적으로 해지되었다고 보았습니다.
2. 피고는 계약 묵시적 해지 시점(2019년 11월 19일경) 이후부터 쇄석기를 반환한 2020년 10월 10일까지 정당한 권원 없이 쇄석기를 점유하였으므로, 이는 불법점유에 해당하여 원고에게 차임 상당의 손해배상 316,8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3. 원상회복 비용 청구에 대해서는 쇄석기의 훼손이 자연적 마모나 감가상각을 초과한다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아 대부분 기각하였으나, 피고가 분실한 유압콘조작 BOX, 중고모터20HP, 기어오일3EA에 대한 비용 3,366,000원은 원상회복 비용으로 인정하여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9년 11월 20일부터 2020년 10월 10일까지의 쇄석기 불법점유에 따른 차임 상당 손해배상금 316,800,000원과 분실된 부품에 대한 원상회복 비용 3,366,000원을 합한 총 320,166,000원을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 금액에 대해서는 2022년 1월 22일부터 2022년 8월 11일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추가로 지급해야 합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계약의 묵시적 합의 해지: 계약이 합의 해지되기 위해서는 청약과 승낙이라는 의사표시의 합치가 필요하지만, 명시적이지 않더라도 당사자 쌍방이 계약을 더 이상 실현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객관적으로 일치하는 경우 묵시적으로 해지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0다5336, 5343 판결).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쇄석기를 장기간 가동하지 못하고 원고가 차임을 청구하지 않다가, 원고가 새로운 임대 목적을 위해 반환을 요청하고 피고가 이를 반대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묵시적 합의 해지를 인정했습니다.
2. 계약 종료 후 목적물 불법점유로 인한 손해배상: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후 임차인이 목적물 반환을 거부하며 점유를 계속하는 경우, 달리 점유에 관한 적법한 권원이 인정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점유는 적어도 과실에 의한 점유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하므로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불법점유로 인한 차임 상당의 손해배상을 지급할 의무가 있습니다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4다204253, 204260 판결 등 참조). 피고는 매매 협상 등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원고가 지속적으로 반환을 요청했고 매매가 성사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피고에게 정당한 점유 권원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3. 임차인의 원상회복 의무 범위: 임대차계약에 있어서 임차인이 임대차 목적물을 인도받을 당시 현황 그대로 회복하여야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없습니다. 임대차 기간 중 목적물 사용으로 인한 자연적 마모나 감가상각에 따른 가치 훼손은 이미 차임 등에 반영된 것으로 보며, 가치의 훼손이 자연적 마모 또는 감가상각의 정도를 초과한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임차인은 원상회복 의무를 부담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쇄석기의 일반적인 훼손에 대해서는 자연적 마모로 보아 원상회복 의무를 인정하지 않았으나, 분실된 부품에 대해서는 원상회복 의무를 인정했습니다.

참고 사항

1. 계약 해지 의사 명확화: 임대차 계약 관계가 사실상 종료되었더라도, 분쟁을 피하려면 계약 해지 의사를 명확히 하고 이를 서면(내용증명 등)으로 상대방에게 통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묵시적 해지가 인정될 수는 있지만, 명확한 기록이 있을 때 다툼을 줄일 수 있습니다.
2. 장비 반환 요청 및 기록 유지: 임대차 목적물의 반환을 요청할 때는 구체적인 반환 시점과 요청 내용을 명확히 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메시지, 내용증명 등)를 반드시 남겨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지속적으로 반환 요청 기록을 남긴 것이 불법점유에 따른 손해배상 인정의 중요한 근거가 되었습니다.
3. 임대차 목적물 점유 권원 확인: 계약이 종료되었거나 사실상 사용이 중단된 경우에도 임대차 목적물을 계속 점유하고 있다면, 그 점유에 대한 정당한 권원이 있는지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임대인과 매매 협상 중이었다거나 새로운 임대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등의 사유만으로는 불법점유를 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4. 원상회복 의무의 범위: 임차인은 임대차 계약 종료 시 임대 목적물을 원상회복할 의무가 있지만, 이는 임대인이 인도한 당시의 상태로 완벽히 복구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통상적인 사용으로 인한 자연적 마모나 감가상각은 원상회복의 대상이 아니며, 이러한 부분을 초과하는 훼손이나 분실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게 됩니다. 따라서 반환 시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고 기록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5. 지연손해금의 적용: 금전 채무 불이행 시 발생하는 지연손해금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높은 이율(연 12%)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채무의 존재 및 범위에 대해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시점까지는 상법상 이율(연 6%)이 적용되지만, 이후에는 높은 이율이 적용되므로 신속한 채무 이행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