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부터 미국과 유럽산 유제품에 부과되던 관세가 0%로 완전 철폐되면서 국내 낙농업계는 이전보다 더욱 심각한 경쟁 압력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한때 안정적인 수익원 역할을 했던 기업 간 거래 시장조차 수입산 저렴하고 장기 보관 가능한 멸균유에 위협받고 있습니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수입 멸균유는 최근 1년 사이 2.6배 이상 급증하였는데, 무관세가 시작되는 내년부터는 대규모 우유 소비처인 베이커리, 카페 등에서 수입산 수요가 더욱 폭발할 전망입니다.
국내 우유 소비량은 저출산과 고령화 영향으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2022년 국내 우유 소비는 전년 대비 약 10% 감소했으며 1인당 소비량도 76kg으로 하락했습니다. 이는 낙농업체들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는 주요 원인입니다. 남양유업의 최근 4년간 누적 적자는 3천억 원을 넘었고 매일유업 역시 영업이익이 지속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정부는 관세 철폐를 통해 소비자에게 낮은 가격의 유제품 공급과 안정적 유통 구조 개선을 기대합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적절한 인센티브 부재와 낮은 자급률에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원유 자급률은 50%에 못 미치며 원유용도 차등 가격제 역시 시장 수요 반영에 한계가 있습니다. 수입산 우유 가격은 소폭 하락한 반면 국산 우유 가격은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이 이를 방증합니다.
업계는 국산 우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소비처에 세액 공제, 가맹 수수료 감면, 그리고 공공조달 및 축제 납품 시 국산 원유 사용 가점 부여 등 실질적 혜택과 인센티브 도입이 절실하다고 주장합니다. 더불어 제품 라벨에 원산지, 가공 방식, 영양 정보, 탄소 배출량 등 투명한 정보를 표기하여 소비자가 국산 신선유에 부여하는 프리미엄 가치를 인식하게 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국내 낙농업은 쌀과는 달리 소비층이 제한적이고 대체품도 다양해 정부 지원이 약화될 경우 산업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식량 안보 차원에서뿐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국산 유제품 산업이 지속 가능하도록 정책적 보완과 다각적 전략 마련이 시급합니다. 향후 법률 및 정책의 정교한 설계가 국내 낙농업계 존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