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도로 건설 후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 손해배상 청구 기각 판결

주식회사 A는 삼척시가 기존 도로를 확장하여 신설 도로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원고 토지보다 약 50cm 높게 도로를 설치하고 충분한 배수시설을 마련하지 않아 2019년 태풍 미탁으로 인한 집중호우 발생 시 원고 토지 및 건물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는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에 근거하여 피고 삼척시에 손해배상금 308,122,530원 및 지연손해금과 향후 침수피해 예방을 위한 측구수로관 설치공사를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해당 침수피해가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불가피한 자연재해였고 신설 도로의 설치·관리상의 하자로 인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삼척시 C, D, E 토지에 가설건축물을 설치하고 기숙사 및 식당을 운영하던 회사)
• 피고: 삼척시 (원고 토지 인근에 도로를 신설 및 관리한 지방자치단체)

분쟁 상황

원고는 2013년부터 삼척시의 토지 및 건물에서 기숙사 및 식당을 운영했습니다. 2018년 피고 삼척시는 기존 도로를 확장하여 신설 도로를 완공했는데 이 과정에서 원고 토지보다 약 50cm 높게 도로를 설치하고 토지와 도로 사이에 법면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2019년 10월 태풍 미탁으로 인한 기록적인 집중호우(강우량 430mm 이상)가 발생하자 원고의 토지 및 건물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원고는 피고가 신설 도로에 충분한 배수시설을 설치하지 않아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며 손해배상 및 배수시설 설치를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삼척시가 신설한 도로의 설치 및 관리 과정에 배수시설 미비 등의 하자가 존재하여 원고의 토지 및 건물이 침수되었는지 여부 그리고 그 하자가 인정될 경우 삼척시에 국가배상법상 책임이 발생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이 사건 침수피해가 2019년 태풍 미탁으로 인한 기록적인 폭우(피고의 강수량계 기준 시간당 95mm 이상, 총 430mm 이상)가 직접적인 원인이 된 자연재해로 판단하였습니다. 이 사건 토지보다 높은 지대와 낮은 지대 모두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고 당시 삼척시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정도로 광범위한 피해가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가 이 사건 토지보다 약 50cm 높게 도로를 설치한 것이 침수 피해의 원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배수시설 부족에 대한 감정인의 의견은 특정 상황을 가정한 것이거나 구체적인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신설 도로에 설치·관리상의 하자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손해배상 및 측구수로관 설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결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 (공공영조물의 설치 또는 관리상의 하자): '도로, 하천 그 밖의 공공의 영조물의 설치 또는 관리에 하자가 있기 때문에 타인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하였을 때에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이 조항은 공공시설물(영조물)의 설치나 관리에 문제가 있어 국민이 피해를 입었을 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배상할 책임을 규정합니다. 이때 '하자'는 영조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적으로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를 의미하며 완전무결하지 않다는 것만으로는 하자로 보기 어렵습니다. 영조물의 용도, 설치 장소의 현황, 이용 상황, 설치·관리 주체의 방호조치 의무 이행 여부(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요구되는 정도), 그리고 재정적·인적 제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특히 손해 발생의 예견가능성과 회피가능성이 없는 경우(관리자의 관리 행위가 미칠 수 없는 상황)에는 영조물의 설치·관리상의 하자를 인정할 수 없습니다. 본 사례에서는 기록적인 폭우가 예견가능성과 회피가능성을 넘어선 자연재해로 판단되어 하자가 부정되었습니다.
2. 민법 제214조 (소유물방해제거, 방해예방청구권): '소유자는 소유권을 방해하는 자에 대하여 방해의 제거를 청구할 수 있고 소유권을 방해할 염려 있는 행위를 하는 자에 대하여 그 예방이나 손해배상의 담보를 청구할 수 있다.' 이 조항은 소유자가 자신의 소유권이 방해받거나 방해받을 염려가 있을 때 그 방해를 제거하거나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를 부여합니다. 원고는 신설 도로의 하자로 인해 향후에도 침수 피해가 반복될 수 있다며 측구수로관 설치공사를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신설 도로에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으므로 이 청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1. 자연재해와 영조물 하자의 구분: 기록적인 폭우나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의 경우 도로 등 공공시설의 설치나 관리에 하자가 없었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시설물의 관리자가 통상적으로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넘어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재해에 대해서는 책임이 면제될 수 있습니다.
2. 피해 원인 명확화: 침수 피해 발생 시 피해가 특정 시설물의 하자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복합적인 원인(하천 범람, 상류 지역의 유수 등) 때문인지 정확하게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시설물이 높게 설치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인과관계가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3. 객관적인 증거 확보: 기상청 자료, 현장 사진 및 영상, 인근 지역의 피해 상황, 전문가의 감정 등 객관적인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여 주장의 근거를 마련해야 합니다. 특히 인과관계 입증을 위한 과학적이고 구체적인 감정 의견이 중요합니다.
4. 방호조치 의무의 범위: 공공시설 관리자의 방호조치 의무는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이며 모든 위험을 완벽하게 예방할 수준까지 요구되지는 않습니다. 재정적, 인적, 물적 제약 등도 고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