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쿠팡이 초대형 고객정보 유출 사고를 겪으며 시장의 반응이 매섭습니다. 한 달도 안 된 기간 동안 시가총액이 약 13조원이나 증발했거든요. 주가가 28.16달러에서 23.20달러로 17.6%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극대화했죠. 기업가치가 흔들리면서 투자은행 관계자들은 “보상금 부담과 기업 신뢰 하락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합니다.
더 눈길을 끄는 건 이번 사태 전에 쿠팡 전현직 임원들이 보유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는 사실입니다. 검색 추천 부문 전 부사장 프라남 콜라리는 11월 초에, 그리고 최고재무책임자 거라브 아난드는 11월 중순 이후에 각각 수십만 달러 어치 주식을 팔았어요. 정보 유출 충격 전에 미리 손실을 최소화하려 한 것 아닌가 의심받는 상황입니다. 내부자 주식 매도는 보통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악재죠.
JP모건 같은 주요 기관투자자가 쿠팡의 한국 이커머스 내 독점적 위치와 고객 이탈 제한성을 강조하는 보고서를 내놨지만 주가 하락을 버티긴 역부족이었습니다. 현재 기관 투자자와 사모펀드가 쿠팡 지분의 상당 부분(약 70%)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이들이 위험 신호를 감지해 주가 하락에 동참한 것으로 보입니다. 내부 사태가 투자자 신뢰에 어떠한 타격을 입혔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에요.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는 이미 쿠팡을 상대로 한 증권 집단소송이 진행 중입니다. 주주 조셉 베리가 김범석 의장과 최고재무책임자, 그리고 쿠팡 법인을 피고로 삼아 고객정보 유출로 인한 손해 배상을 요구하고 있거든요. 이 소송은 곧 더 많은 주주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향후 쿠팡 4분기 실적 발표 시점에 배상 규모가 공개되면 주가는 또 한번 크게 출렁일 전망이에요.
사태가 벌어진 지 한 달이 넘어가는데도 쿠팡은 구체적인 피해 보상 계획도 없고 김범석 의장도 공식 사과를 미루는 등 미온적인 대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고객과 투자자 모두 등돌린 지금, 쿠팡에 확실히 말을 들을 수 있는 힘은 대형 기관 투자자뿐이라는 사실이 역설적으로 드러났어요. 국민적 공분과 법적 분쟁 돌입, 손실 회복의 골 깊은 쿠팡이 어떻게 자숙하고 반성할지 앞으로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