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보증금 반환 관련 토지 소유자 책임 다툼 사건

임차인 A는 주택 소유자 C를 대리한 E와 임대차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후 부동산 경매 과정에서 임대차보증금 1억 7천만 원 중 일부인 1억 5천 9백여만 원만 배당받게 되자, 나머지 1천 7십여만 원에 대해 주택이 지어진 토지의 소유자인 B(C의 숙부)에게 보증금 반환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A는 E가 C뿐만 아니라 B까지 공동으로 대리하여 계약을 체결했거나, 설령 대리권이 없었더라도 민법상 표현대리가 성립하거나 B가 대리 행위를 추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A가 제출한 추가 계약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하지 않았고, 기존 계약서만으로는 E가 C 외에 B를 대리하여 계약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E가 B를 대리했다는 전제가 없으므로 표현대리나 추인 주장 역시 이유 없다고 보아 원고 A의 항소를 기각하고 피고 B에게 보증금 반환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임차인으로, 경매 후 미회수된 임대차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사람.
• 피고 B: 임대차 계약의 대상인 주택이 위치한 토지의 소유자이자 C의 숙부. 원고 A는 B에게 임대차보증금 반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 C: 임대차 계약의 대상인 주택의 소유자이자 B의 조카. 원고 A와 임대차 계약을 맺은 실제 임대인이다.
• E: 피고 B의 형이자 C의 부친. 원고 A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당시 C을 대리했던 사람.

분쟁 상황

임차인 A는 2014년 1월 9일, 주택 소유자 C를 대리한 E와 임대차보증금 1억 7천만 원으로 주택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2021년 2월 1일, 주택과 토지에 대한 임의경매 절차가 개시되었고, 2022년 5월 10일 배당 절차에서 원고 A는 임대차보증금 중 159,240,422원만을 배당받았습니다. 나머지 임대차보증금 10,759,578원을 돌려받지 못하게 되자, A는 주택이 위치한 토지의 소유자인 B(피고)가 C와 공동 임대인으로서 남은 보증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A는 E가 B를 공동으로 대리하여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으며, 대리권이 없었더라도 민법 제126조에 따른 표현대리가 성립하거나 B가 E의 무권대리 행위를 추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 토지 소유자(피고 B)가 임대차 계약의 임대인으로서 임대차보증금 반환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 E가 피고 B를 대리하여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유효한 대리권이 있었는지 여부, 대리권이 없었더라도 민법 제126조에 따른 표현대리가 성립하는지 여부, 피고 B가 E의 무권대리 행위를 추인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의 항소를 기각하고 항소비용은 원고 A가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제1심 판결 중 피고 B에 대한 부분이 정당하므로 유지된다고 판시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 A가 피고 B에게 임대차보증금 잔액 10,759,578원을 청구한 항소심에서 원고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이는 피고 B가 이 사건 임대차 계약의 임대인이라는 사실이나 E에게 B를 대리할 권한이 있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피고 B에게는 원고 A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 의무가 없다고 최종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126조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 이 조항은 '대리인이 그 권한 외의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제삼자가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본인은 그 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고 규정합니다. 원고 A는 E에게 피고 B를 대리할 권한이 없었더라도, E가 B의 형이자 C의 부친이며 전세권 설정 등기에 협조한 점 등을 근거로 A가 E에게 B를 대리할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E가 C만을 대리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을 뿐, B를 대리한 바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표현대리가 성립하려면 기본적으로 대리인이 본인(여기서는 B)을 대리하여 행위를 했다는 전제가 필요한데, 이 사건에서는 그 전제 자체가 부정되었습니다.
2. 사문서의 진정성립: 사문서는 상대방이 그 진정성립을 다툴 경우, 이를 제출한 당사자가 그 문서가 실제로 작성자의 의사에 따라 진정하게 작성되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제출한 '추가 계약서'는 피고가 그 진정성립을 다투었고, 법원은 중개인 서명·날인 부재, 일반적인 계약서 형식과 다름, 피고의 인감증명서·위임장 등 객관적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진정성립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습니다.
3. 처분문서의 효력: 처분문서는 그 성립이 진정하게 인정되면 법원은 특별한 반증이 없는 한 문서에 기재된 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 사건의 원래 임대차 계약서에는 C만 임대인으로 기재되어 있었으므로, 법원은 이 문언대로 E가 C만을 대리하여 계약을 체결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계약 당사자 확인의 중요성: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때, 실제 임대인이 누구인지, 그리고 주택 소유자와 토지 소유자가 다를 경우 이들 모두가 계약의 임대인으로 명시되어 있는지 명확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2. 대리인의 권한 철저 확인: 대리인을 통해 계약을 진행하는 경우에는, 대리인이 위임받은 범위 내에서 계약을 체결할 정당한 권한이 있는지 위임장과 인감증명서 등 객관적인 서류를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3. 추가 계약서 및 문서의 진정성립 확보: 나중에 추가로 작성되는 계약서나 합의서는 그 내용의 진실성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예: 양 당사자의 직접 서명, 인감 날인, 입회인 등)를 갖추어야 합니다.
4. 표현대리 성립 요건 인지: 표현대리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대리인에게 기본 대리권이 존재하고, 상대방이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본인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거나 일부 협조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표현대리가 바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