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구 주택 임대차보증금 미반환 손해배상 사건

다가구 주택 임차인들이 임대차 계약 후 건물 경매로 인해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하자 임대인과 중개업자 등을 상대로 임대차보증금 반환 및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임대인에게 보증금 전액 반환 의무를 인정했으며, 중개업자와 중개보조원이 선순위 임대차 현황 확인·설명을 소홀히 한 과실을 인정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했습니다. 다만 임차인들에게도 부동산 권리 관계를 직접 확인할 책임이 있음을 고려하여 중개업자 측의 배상책임을 30%로 제한했습니다. 또한 공인중개사 협회도 중개사고에 대한 공제 계약에 따라 배상 책임을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 C: 다가구주택에 보증금을 내고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임차인들
• 피고 D, E: 다가구주택의 공동 소유자이자 임대인
• 피고 F, G: 임대차 계약 중개에 관여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 (F: 원고 A, B 계약, G: 원고 C 계약)
• 피고 H: 피고 F, G의 사무소에 소속되어 임대차 계약 중개에 관여한 중개보조원
• 피고 I협회: 피고 F, G과 부동산 중개 사고에 대한 공제 계약을 체결한 협회

분쟁 상황

원고 A, B, C는 피고 D, E 소유의 다가구주택에 임대차보증금 총 5,000만 원(A), 1억 원(B), 4,000만 원(C)을 내고 임대차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건물에는 이미 5억 3,95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고, 중개보조원 H은 선순위 임차보증금 총액이 실제와 다르게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자 원고 C는 최우선변제 소액임차인으로 1,400만 원을 배당받았으나 원고 A, B는 배당받을 금액이 없어 임대차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임대인 D, E에게 미반환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청구하고, 중개 과정에서 권리 관계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공인중개사 F, G, 중개보조원 H 및 공제협회 I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다가구주택 임대차보증금 미반환에 대한 임대인의 책임, 중개업자 및 중개보조원의 선순위 임대차 정보 확인·설명의무 위반 여부, 중개업자에게 고용된 중개보조원의 과실에 대한 사용자 책임 범위, 임차인의 권리관계 확인 소홀에 따른 과실상계 적용 여부, 공제협회의 공제금 지급 의무 및 그 범위

법원의 판단

1. 피고 D, E은 원고 A에게 각 2,500만 원, 원고 B에게 각 5,000만 원, 원고 C에게 각 1,300만 원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
2. 피고 D과 공동하여 피고 F, H, I협회는 원고 A에게 750만 원, 원고 B에게 1,500만 원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
3. 피고 E과 공동하여 피고 F, H, I협회는 원고 A에게 750만 원, 원고 B에게 1,500만 원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
4. 피고 D과 공동하여 피고 G, H, I협회는 원고 C에게 39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
5. 피고 E과 공동하여 피고 G, H, I협회는 원고 C에게 39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
6.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한다.

결론

법원은 다가구주택 임대인인 피고 D, E에게 임대차보증금 전액의 반환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중개업자인 피고 F, G과 중개보조원 피고 H은 다가구주택 임대차 계약 중개 시 선순위 임차인의 임대차보증금 등 권리 관계를 제대로 확인하고 설명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되어 원고들이 회수하지 못한 보증금의 30%에 해당하는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피고 F, G은 피용자인 피고 H의 중개행위상 과실에 대해 사용자로서 책임을 졌습니다. 그러나 임차인들 역시 부동산 권리 관계를 스스로 조사·확인할 책임을 소홀히 한 부주의가 인정되어 중개업자 측의 배상책임은 30%로 제한되었습니다. 피고 I협회는 공제 계약에 따라 피고 F, G의 중개사고로 인한 손해배상금에 대해 공제금 지급 의무를 지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제30조 (손해배상책임)​ 개업공인중개사가 중개행위를 함에 있어 고의 또는 과실로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중개업자와 중개보조원은 다가구주택 임대차 중개 시 선순위 임대차 관계 및 임대차보증금 회수 가능성에 대한 확인·설명의무를 소홀히 하여 이 법률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되었습니다.

2.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6조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중개업자는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실제 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아니한 물건의 권리 사항'을 기재하여 교부할 의무가 있습니다. 다가구주택의 경우 임대인에게 다른 임차인들의 임대차보증금, 임대차의 시기와 종기 등에 관한 자료를 요구하여 확인한 후 임차의뢰인에게 설명하고 자료를 제시해야 하며, 임대인이 자료 제공을 거부할 경우 그 사실을 확인·설명서에 기재해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 중개업자들은 선순위 보증금 총액을 부정확하게 기재하고 충분히 확인하지 않아 이 의무를 위반했습니다.

3. 개업공인중개사의 사용자 책임 (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7두22061 판결 참조)​ 개업공인중개사는 그가 고용한 중개보조원 등의 중개행위로 인한 거래당사자의 손해에 대하여, 중개보조원의 선임 및 사무 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하였더라도 손해배상책임을 면하지 못합니다. 즉, 중개보조원의 행위는 개업공인중개사 자신의 행위로 간주됩니다. 따라서 피고 F, G은 소속 중개보조원 H의 과실에 대해 사용자로서 책임을 부담했습니다.

4. 과실상계 원칙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다69654 판결 등 참조)​ 부동산 거래당사자가 중개업자에게 중개를 위임했더라도, 중개업자가 조사·확인 의무를 다하지 못해 손해가 발생한 경우, 중개의뢰인 본인이 거래관계에 대한 조사·확인 책임을 게을리한 부주의가 손해 발생 및 확대의 원인이 되었다면 손해의 공평 부담이라는 원칙에 따라 과실상계를 적용하여 배상책임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임차인들에게도 권리 관계 확인을 소홀히 한 과실이 인정되어 중개업자 측의 배상책임이 30%로 제한되었습니다.

5.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법정이율)​ 민사소송에서 금전 채무의 지연손해금 이율에 관한 특별 규정으로, 법정 이율은 연 12%를 적용하며, 소송촉진법 개정으로 인해 2019. 6. 1. 이후 변론이 종결된 사건의 경우 개정된 연 12%가 적용됩니다. 다만 판결선고일까지는 민법상 연 5%가 적용되고 그 다음날부터 연 12%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공제협회의 경우 공제금 지급 청구를 받은 날로부터 60일 경과 후 지체책임이 발생합니다.

6. 민법 (임대차보증금 반환 의무)​ 임대인은 임대차 계약 종료 시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건물이 경매되어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되자, 임대인에게 임차인들에게 미반환 보증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참고 사항

1. 다가구주택은 집합건물과 달리 건물 전체에 대해 등기가 이루어지므로, 개별 호실의 권리관계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임대차 계약 시에는 등기부등본 확인 외에도 건물 전체에 설정된 근저당권 채권최고액과 다른 호실 임차인들의 임대차보증금 총액을 반드시 직접 확인하거나 임대인에게 관련 자료를 요구하여 꼼꼼히 검토해야 합니다.
2. 공인중개사를 통해 계약하더라도 임차인 본인에게도 거래 대상물의 권리관계를 스스로 조사하고 확인할 책임이 있습니다. 중개업자의 설명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중요 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추가적인 자료를 요청하여 교차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3.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실제 권리관계 또는 공시되지 않은 물건의 권리 사항'란에 기재된 내용, 특히 선순위 보증금 총액이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가능하다면 다른 임차인들의 임대차계약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지 문의해야 합니다. 임대인이 자료 제공을 거부한다면 해당 사실을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명확히 기재하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4. 임대차계약서 특약사항에 임차보증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반환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문구가 있다면, 이는 임차인이 경매 위험을 인지하고 감수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계약 전에 해당 문구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5. 건물 시가와 선순위 근저당권 채권최고액, 그리고 선순위 임대차보증금 총액을 합한 금액을 비교하여 경매 시 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는지 여부를 신중히 따져보아야 합니다. 부채 비율이 높은 건물은 임대차 계약에 더 큰 위험이 따릅니다.
6. 공인중개사나 중개보조원이 설명하는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미심쩍다면 반드시 서면으로 그 내용을 확인받거나 공인중개사에게 직접 추가 설명을 요청해야 합니다. 중개보조원의 설명 오류가 발생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7. 공인중개사협회에서 운영하는 공제 제도는 중개업자의 과실로 인한 손해 발생 시 피해 배상을 받을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므로, 중개업자의 공제 가입 여부 및 공제 금액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