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금
A 주식회사가 'C' 사업장에 물품을 공급하고 대금을 받지 못하자, 'C'의 사업자등록 명의자인 피고 B에게 미지급 물품대금 77,878,999원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원고는 피고 B가 'C'의 운영자라고 주장했지만, 피고 B는 자신이 실제 운영자가 아니라 D가 'C'을 운영했으며 자신은 명의만 빌려준 직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피고 B를 실제 영업주로 오인하여 거래했다고 보기 어렵고, D가 피고 B의 명의로 'C'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거래한 것으로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A 주식회사는 2020년 3월경부터 2022년 5월경까지 'C'이라는 사업장에 물품을 공급했으나, 현재까지 총 77,878,999원의 물품대금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A 주식회사는 'C'의 사업자등록 명의자인 피고 B에게 미지급 물품대금 및 이에 대한 연 5% (2022년 6월 1일부터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12%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반면 피고 B는 'C'의 실제 운영자는 D이며 자신은 명의만 빌려준 직원일 뿐이므로 물품대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C'으로부터 2020년 3월경부터 2022년 5월경까지 61,942,200원을 지급받았으므로 물품대금은 이미 상당 부분 변제되었다는 주장도 펼쳤습니다. 이처럼 'C' 사업장의 물품대금 채무를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에 대해 원고와 피고 간의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법원은 원고 A 주식회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B가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가 사업자등록 명의가 피고 B로 변경되기 전부터 실제 운영자인 D와 거래해왔고, 명의 변경 후에도 피고 B의 사업자 계좌가 아닌 다른 계좌로 거래하거나 거래 상대방을 'E' 또는 'D'로 기재하기도 한 점 등을 근거로, 원고가 D가 피고 B의 명의로 'C'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거래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상법 제24조에 따른 명의대여자 책임은 명의자를 영업주로 오인하여 거래한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원고가 피고 B를 영업주로 오인하여 거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피고 B에게 명의대여자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고 하여 기각되었습니다.
상법 제24조 (명의대여자의 책임) 상법 제24조는 "타인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영업을 할 것을 허락한 자는 자기를 영업주로 오인하여 거래한 제3자에 대하여 그 타인과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실제 사업주가 아닌 명의만 빌려준 사람(명의대여자)에게도 책임을 지게 함으로써, 명의자를 실제 사업주로 착각하고 거래한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하고 거래의 안전을 확보하려는 목적을 가집니다.
판례 법리 적용: 이 판결에서 법원은 상법 제24조의 명의대여자 책임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그 이유는 원고가 피고 B를 실제 영업주로 오인하여 거래했다고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즉, 원고는 피고 B가 명의를 빌려준 것에 불과하고 실제 사업주가 D라는 사실을 알고서도 거래를 계속한 것으로 판단된 것입니다. 대법원 판례(2001. 4. 13. 선고 2000다10512 판결 등)는 "거래 상대방이 명의대여자 사실을 알았거나 모른 데 대하여 중대한 과실이 있는 때에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법리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본 사건에서 원고가 명의대여 사실을 알면서 거래했다는 정황이 인정되어, 피고 B에게 명의대여자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거래 시 상대방이 사업자등록증상의 명의자와 실제 사업 운영자가 일치하는지 명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명의대여의 정황이 의심된다면 거래 관계를 신중하게 설정해야 합니다. 명의대여 사실을 이미 알고 거래한 경우에는 나중에 명의대여자에게 사업상 책임을 묻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상법상 명의대여자 책임은 명의자를 실제 사업주로 오인한 선의의 거래 상대방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사업자등록 명의가 변경될 때, 기존 거래 관계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새로운 명의자가 기존 채무를 승계하는지 등을 서면으로 명확히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거래 대금 송금 시 누구 명의의 계좌로 입금하는지, 거래 증빙 서류에 누구의 이름이 기재되는지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기록으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실제 영업주와 다른 명의의 계좌를 사용하거나 다른 이름으로 거래가 이루어진다면 주의해야 합니다. 특정 채무에 대한 변제금이 입금되었을 경우, 해당 금액이 어떤 채무에 충당되는지 구체적인 내역을 밝힐 수 있도록 정리해두는 것이 분쟁 발생 시 유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