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품대금 미지급 회사와 대표이사의 책임 판결

주식회사 A는 주식회사 B에 물품을 공급했으나 대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에 주식회사 A는 주식회사 B와 그 대표이사 C 그리고 공동 운영진으로 지목된 D, E를 상대로 미지급 물품대금 7,900만 원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주식회사 B와 대표이사 C에 대해서는 소송에 대응하지 않아 주식회사 A의 주장을 인정한 '자백간주'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D와 E에 대해서는 이들이 주식회사 B를 통해 채무를 면탈하려 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주식회사 B와 C는 함께 주식회사 A에게 물품대금 7,900만 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하며 D와 E는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물품을 공급했지만 대금을 받지 못한 회사
• 피고 주식회사 B: 물품을 공급받고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회사
• 피고 C: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로 주식회사 B와 함께 책임을 지게 된 인물
• 피고 D, E: 주식회사 B의 운영진으로 지목되었으나 채무면탈의 공동불법행위자로 인정되지 않아 책임이 없게 된 인물들

분쟁 상황

원고 주식회사 A는 2020년 4월경 피고 회사인 주식회사 B와 물품 공급 계약을 맺고 물품을 공급했습니다. 하지만 주식회사 B는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주식회사 A는 주식회사 B가 2020년 5월 19일 설립된 후 현재 영업을 하지 않는 점, 물품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점 등을 들어 피고들이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주식회사 A는 주식회사 B와 대표이사 C, 그리고 공동 운영진으로 지목된 D, E 모두에게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물어 물품대금 지급을 요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주식회사 B와 대표이사 C가 원고에게 물품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 둘째, 피고 D와 E가 주식회사 B의 운영진으로서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행위가 채무 면탈을 위한 공동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피고 주식회사 B와 C는 공동하여 원고에게 79,000,000원과 이에 대해 2021년 2월 16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2. 원고의 피고 D, E에 대한 모든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3. 소송비용은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B, C 사이에서는 피고 주식회사 B, C이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D, E 사이에서는 원고가 각 부담합니다.
4. 주식회사 B와 C에 대한 판결은 즉시 강제집행이 가능합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주식회사 B와 C가 소송에 응하지 않아 원고의 주장을 인정하는 '자백간주' 판결을 내리며 7,900만 원의 물품대금과 지연이자를 공동으로 지급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반면 피고 D와 E에 대해서는 주식회사 B가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설립되었고 이들이 공동불법행위를 했다는 원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는 주로 민사소송법상 '자백간주 판결'의 원칙이 적용되었습니다.

1. 민사소송법 제208조 제3항 제2호 (판결): 법원은 당사자가 변론에서 주장한 사실을 다른 당사자가 다투지 아니하면 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피고 주식회사 B와 C는 원고의 청구에 대해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변론 기일에 출석하지 않아 원고의 주장 사실을 다투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었습니다.
2. 민사소송법 제150조 제3항 (변론 준비와 변론): 당사자가 변론 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거나 출석하더라도 변론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변론주의 원칙에 따라 법원은 그가 제출한 준비서면 등에 기재된 사실을 진술한 것으로 봅니다. 다만 상대방이 주장한 사실에 대해 명확히 다투지 않으면 그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간주하여 판결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주식회사 B와 C는 원고의 청구에 대해 아무런 답변이나 반박을 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물품대금 청구 주장이 사실이라고 인정한 것으로 보아 '자백간주'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반면 피고 D, E에 대한 청구는 이들이 채무를 면탈하려는 공동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원고의 주장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없었기 때문에 기각되었습니다. 이는 공동불법행위(민법 제750조)의 성립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서 아래 내용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계약 전 철저한 확인: 신생 회사나 거래 실적이 없는 회사와 거래할 경우 회사의 설립 목적, 재정 상태, 대표자의 신뢰도 등을 사전에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증거 자료 확보: 물품 공급 계약서, 거래 명세서, 대금 청구 내역, 대금 지급 요청에 대한 상대방의 반응 등 모든 거래 관련 증거를 체계적으로 보관해야 합니다.
3. 법적 대응 시기: 채무 불이행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내용증명 발송 등 법적 절차를 시작하여 채권 확보에 노력해야 합니다. 소송 과정에서 상대방이 불응할 경우 '자백간주' 판결을 통해 비교적 빠르게 판결을 받을 수 있습니다.
4. 법인과 개인 책임의 구분: 회사가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더라도 원칙적으로는 법인 자체에 책임이 있습니다. 회사의 대표이사나 운영진에게 개인적인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채무 면탈을 위한 불법행위'와 같은 명확한 증거와 법적 요건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회사를 운영한다는 이유만으로는 개인 책임을 물을 수 없으므로, 증거 확보에 주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