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매매/소유권
원고들이 피고에게 상가 무단 전대를 이유로 임대차 계약 해지 및 건물 인도를 청구했으나 법원은 피고가 임차한 상가 내부가 아닌 상가 앞 노상에서 다른 사람이 판매한 것을 무단 전대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 사건입니다.
피고는 원고들 소유의 상가를 임차하여 운영 중이었습니다. 개인적 사정 및 법정감염병 유행으로 영업이 어려워지자 피고는 전통시장 활성화 제안을 받고 점포 앞 노상에서 제3자(F, G)가 수산물, 농산물, 의류 등을 판매하도록 허락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이를 임대차 계약서상 금지된 '무단 전대'로 보고 2024년 6월 10일 피고에게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상가 인도를 요구했습니다.
피고가 임차한 상가 내부가 아닌 상가 앞 노상에서 제3자가 판매 행위를 한 것을 임대차 계약상 금지된 '무단 전대'로 볼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합니다.
법원은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상가를 무단으로 전대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상가 출입문이 닫힌 채 노상에서 판매가 이루어진 점, 설령 상가 내부 일부를 사용했더라도 극히 소부분에 불과한 점, 임대차 목적물이 점포 자체이며 점포 앞 노상 사용 허락까지 배신적 행위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의 무단 전대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은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임차물을 제3자에게 사용하게 한 것이 민법상 '전대'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입니다.
민법 제629조 (임차권의 양도, 전대의 제한): 임차인은 임대인의 동의 없이 임차권을 양도하거나 임차물을 전대하지 못합니다. 임차인이 이를 위반하면 임대인은 임대차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전대 (轉貸): 임차인이 자신이 임차한 건물을 제3자에게 다시 임대하여 그 제3자가 건물을 사용하도록 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임차인이 임차한 목적물(이 사건에서는 상가 점포)에 대한 사용수익권을 제3자에게 실질적으로 넘겨주었는지 여부입니다.
배신적 행위론: 대법원 판례는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임차물을 전대했더라도 그것이 임대인에 대한 '배신적 행위'라고 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대인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대 규모가 매우 작거나 임대인의 권리에 심각한 침해가 없는 경우 등입니다.
본 판례에서는 피고가 임차한 '상가' 자체가 아닌 '상가 앞 노상'에서 제3자가 판매한 점, 상가 출입문이 닫힌 채 영업이 이루어진 점, 설령 상가 내부를 사용했더라도 극히 소부분에 불과한 점 등이 배신적 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즉, 법원은 임대차 계약의 본질적 내용인 '점포'의 사용수익권이 제3자에게 완전히 이전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임대인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정도의 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무단 전대로 인한 해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판례는 임대차 계약에서 '전대'의 의미를 판단할 때 단순히 제3자가 임차 목적물 주변에서 활동한 사실만으로 전대를 인정하기는 어렵고 임대차 목적물 자체의 사용권 이전 여부, 그 정도, 임대인에 대한 배신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법리를 보여줍니다.
임대차 계약 시 '전대 금지' 조항이 있다면 건물 전체뿐만 아니라 극히 일부라도 다른 사람에게 사용을 허락할 때에는 신중해야 합니다. 그러나 계약서에 명시된 임차 공간(점포)의 범위를 벗어나 노상과 같이 부수적인 공간을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경우 이것이 임대인의 동의 없는 '전대'로 해석될지는 구체적인 상황과 임차 공간의 범위 사용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특히 상가 내부가 아닌 점포 앞 외부 공간 사용에 대해서는 임대인과의 사전 협의를 통해 오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대차 목적물인 '점포'의 사용이 아닌 '점포 앞 노상'의 사용을 허락하는 행위는 임대인에 대한 배신적 행위로 간주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무단 전대를 주장하는 측은 임차인이 실제로 임대차 목적물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어 사용수익하게 했다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단순히 점포 앞에서 다른 사람이 영업하는 모습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