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현장 가설재 임대료 미지급 관련 분쟁 사건

이 사건은 건설 현장에 가설재를 임대하는 A 주식회사가, 공사 원청업체인 B 주식회사를 상대로 가설재 임대료 및 지연손해금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A 주식회사는 B 주식회사의 하도급업체인 D(E)와 제1 계약을 맺고 가설재를 임대했으며, 이 계약과 관련하여 B 주식회사가 D(E)의 채무를 연대하여 이행한다는 내용의 지급확인서가 작성되었습니다. 또한 A 주식회사는 B 주식회사와 직접 제2 계약을 맺고 가설재를 임대했습니다. 가설재 초과 사용료, 미반입분 변상금, 파손 수리비 등이 발생하자, A 주식회사는 B 주식회사에 대금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B 주식회사는 제1 계약에 대한 연대책임을 부인하며 지급확인서가 무권대리인의 작성으로 무효이며, 채권의 소멸시효가 지났고, D(E)에게 하도급대금을 이미 지급했으므로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B 주식회사의 하도급업체 D(E)에 대한 가설재 임대료 채무를 B 주식회사가 연대하여 이행할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다만 B 주식회사가 직접 임대한 가설재에 대한 초과 사용료와 그에 따른 약정 지연손해금 일부만을 인정하여, 최종적으로 B 주식회사는 A 주식회사에게 총 89,438,394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주식회사: 공사 현장에 필요한 가설재(예: 철골 구조물, 발판 등)를 임대해주는 업체입니다.
• B 주식회사: 한국수자원공사가 발주한 'C' 공사를 수주한 원청업체로, 가설재를 직접 임대받거나 하도급업체의 가설재 임대료 채무에 대해 연대책임을 지게 된 회사입니다.
• D(E): B 주식회사의 하도급업체로, A 주식회사로부터 가설재를 임대받아 사용한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 주식회사는 'C' 공사 현장에 필요한 가설재를 피고 B 주식회사의 하도급업체인 D(E)와 피고 B 주식회사에게 각각 임대했습니다. D(E)과의 가설재 임대차계약(제1 계약) 체결 시, B 주식회사의 현장차장이 D(E)의 채무를 B 주식회사가 연대하여 이행한다는 내용의 '지급확인서'를 작성해주었습니다. 이후 가설재의 초과 사용료, 미반입분 및 불량분 변상금, 파손 수리비 등이 발생하자, A 주식회사는 피고 B 주식회사에 이 대금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피고 B 주식회사는 현장차장이 작성한 지급확인서는 권한 없는 자의 행위이므로 무효이며, A 주식회사의 채권은 1년의 단기 소멸시효가 지나 소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피고는 D(E)에게 하도급대금을 이미 모두 지급했으므로 A 주식회사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며 대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반면, 피고는 자신과 직접 체결한 가설재 임대차계약(제2 계약)에 따른 가설재 초과 사용 임대료에 대해서는 다투지 않았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하도급업체가 체결한 가설재 임대 계약에 대해 원청업체가 연대책임을 져야 하는지 여부.
2. 원청업체의 현장 차장이 작성한 '지급확인서'의 효력 및 원청업체의 추인(나중에 인정하는 행위) 여부.
3. 가설재 임대료 채권에 1년의 단기 소멸시효가 적용되는지 여부.
4. 원청업체가 하도급업체에 공사대금을 지급한 것이 가설재 임대업체에 대한 채무 변제에 해당하는지 여부.
5. 계약서에 명시된 약정 지연손해금(연체이자)이 적용되는 요건과 범위.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피고 B 주식회사는 원고 A 주식회사에게 89,438,394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2. 지연손해금은 2020년 4월 23일부터 2021년 10월 19일까지는 연 6%의 비율로, 그 다음날부터 모두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합니다.
3. 원고 A 주식회사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합니다.
4. 소송비용 중 10%는 원고가, 나머지 90%는 피고가 각각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B 주식회사가 하도급업체 D(E)의 가설재 임대료 채무에 대해 연대책임을 지며, 피고가 직접 임대한 가설재에 대한 초과 사용료 및 약정 지연손해금 일부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현장 차장이 작성한 지급확인서가 작성 당시에는 권한이 없었으나, 이후 원청업체인 B 주식회사의 현장소장이 연장 임대료 지급 협의 및 일부 금액 지급을 통해 이를 추인하거나 B 주식회사가 법정추인했다고 보아 유효하다고 인정했습니다. 또한 가설재 임대료 채권은 일반적인 동산 임대료 채권과는 다르므로 1년의 단기 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 A 주식회사의 청구 중 일부를 인용하여 B 주식회사에게 총 89,438,394원 및 지연손해금 지급을 명령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상법 제15조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가진 사용인)​: 이 조항은 지배인은 아니지만 영업의 특정한 종류 또는 특정한 사항에 대한 위임을 받은 사용인(예: 현장소장)이 그 업무에 관하여 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판결에서는 현장소장은 보증행위를 할 권한이 있다고 보았으나, 현장차장은 그러한 권한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건설 현장에서 현장 책임자의 직위에 따라 법률상 대리권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며, 거래 당사자는 상대방의 대리권 유무와 범위를 신중하게 확인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2. 민법 제145조 (법정추인)​: 법정추인은 무효이거나 취소할 수 있는 법률행위에 대해 본인이 일정한 행위를 하면 별도의 의사표시 없이도 그 법률행위를 추인(나중에 인정)한 것으로 보는 제도입니다. 이 판결에서는 현장차장이 작성한 지급확인서가 무권대리 행위였지만, 피고 B 주식회사의 현장소장이 이후 연장 임대료 지급 협의 및 일부 금액 지급을 통해 이를 추인하거나 B 주식회사가 법정추인했다고 판단하여, 무권대리 행위가 유효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본인이 무권대리 행위의 존재를 알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채 관련 행위를 계속할 경우 추인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법리를 보여줍니다.
3. 민법 제164조 (1년 단기소멸시효)​: 이 조항은 의복, 침구, 장구 기타 동산의 사용료 채권이나 노역인의 임금 채권 등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그 금액이 소액인 채권에 대해 1년의 짧은 소멸시효를 적용합니다. 이 판결에서는 가설재 임대료 채권은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거래가 아니고 임대차 기간도 월 단위로 이루어지므로, 민법 제164조 제2호에서 말하는 '기타 동산의 사용료 채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1년의 단기 소멸시효가 아닌 일반적인 채권의 소멸시효가 적용됨을 분명히 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하도급업체와 계약 시 원청업체의 연대보증을 받게 되는 경우, 서류 작성 시 원청업체의 정식 대표이사나 적법한 권한을 위임받은 대리인의 서명 또는 날인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현장 직원의 직위(예: 현장소장, 현장차장)에 따라 법률상 대리권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권한 범위를 명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현장 직원이 서류를 작성할 권한이 없었더라도, 이후 원청업체 측에서 채무의 존재를 인정하고 일부라도 지급하는 등 행위를 했다면, 해당 채무를 추인한 것으로 인정되어 원청업체에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채무 관계에 대한 분쟁 발생 시, 과거의 모든 거래 내역과 소통 기록을 보관하고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가설재와 같은 건설장비 임대료 채권은 일반적인 일상생활의 동산 임대료 채권(예: 의류, 침구)과 성격이 다르므로 1년의 단기 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채권의 소멸시효는 채권의 종류에 따라 다르므로, 자신의 채권에 어떤 소멸시효가 적용되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4. 원청업체가 하도급업체에게 대금을 지급했더라도, 그것이 제3자인 임대업체에 대한 채무 변제와는 별개로 취급될 수 있습니다. 채무 관계를 명확히 하고, 특정 채무 변제를 위한 것임을 확실히 하지 않으면 이중 지급의 위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5. 계약서에 지연손해금(연체이자)에 대한 약정이 있다면, 그 약정 내용(이자율, 적용 시점 등)을 명확히 확인하고, 약정 이자를 적용받기 위한 요건(예: 채무에 대한 '합의 완료' 후 세금계산서 청구)을 충족해야 합니다. 합의가 완료되지 않은 채무에는 계약서상의 높은 약정 이자가 적용되지 않고 법정 이자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