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뻥이요' 상표 침해를 주장한 가처분 신청 기각 판결

A 주식회사가 자신들의 등록상표인 '뻥이요'와 '뻥이요 골드'의 상표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를 주장하며 D 주식회사의 유사 제품 판매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채무자 D 주식회사의 표장 및 포장이 채권자 A 주식회사의 등록상표와 유사하다고 보기 어렵고, 포장의 주지성이나 상표의 저명성도 인정하기 부족하며, 보충적 부정경쟁행위 요건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해외에서의 오인 혼동 우려는 국내 법원에서 보호될 사유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관련 당사자

• 채권자 A 주식회사 (대표이사 B): '뻥이요'와 '뻥이요 골드' 상표권자이자 해당 과자 제품의 제조 및 판매사입니다.
• 채무자 주식회사 D (대표이사 E): A 주식회사의 제품과 유사한 표장 및 포장을 사용하여 건과자를 제조 및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A 주식회사는 1988년에 '뻥이요', 1997년에 '뻥이요 골드'라는 표장을 각각 상표로 등록하고 건과자 등을 지정상품으로 하여 제품을 판매해 왔습니다. 이후 D 주식회사가 A 주식회사의 상표와 유사하다고 주장되는 표장과 포장을 사용하여 건과자 제품을 판매하자, A 주식회사는 D 주식회사의 이러한 행위가 자신들의 등록상표권을 침해하고 부정경쟁방지법상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며 제품의 제조, 판매 등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채무자 D 주식회사가 사용하는 표장과 포장이 채권자 A 주식회사의 등록상표('뻥이요', '뻥이요 골드')와 동일 또는 유사하여 상표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2. 채무자 D 주식회사의 행위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에서 규정하는 △타인의 상품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제2조 제1호 가목) △국내에 널리 인식된 상표의 식별력이나 명성을 손상하는 행위(제2조 제1호 다목)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를 무단 사용하는 기타 부정경쟁행위(제2조 제1호 카목)에 해당하는지 여부.
3. 해외에서의 상품 출처 오인·혼동 우려가 국내에서의 상표권 보호 또는 부정경쟁행위 판단 사유가 될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채권자 A 주식회사의 신청을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채무자 D 주식회사의 표장 및 포장 사용 행위가 채권자 A 주식회사의 상표권을 침해하거나 부정경쟁방지법상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충분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뻥'이라는 의성어를 공통으로 가지고 있더라도 전체적인 외관, 호칭, 관념에서 유사하다고 보기 어렵고, 채권자의 상품 포장이 국내에 널리 인식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며, 등록상표가 부정경쟁방지법상 '저명성'을 획득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의 보충적 적용 요건도 충족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아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상표권 침해 여부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1. 상표법상 상표권 침해 판단: 상표권 침해가 인정되려면 등록상표와 침해 주장이 되는 표장이 동일하거나 유사하고, 지정상품도 동일하거나 유사하여 일반 수요자들이 상품의 출처를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어야 합니다. 법원은 상표의 유사성 판단 시 외관(시각적 형태), 호칭(발음), 관념(의미)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채권자의 '뻥이요', '뻥이요 골드'와 채무자의 표장 모두 '뻥'이라는 의성어를 포함하고 있지만, 법원은 이 부분만이 분리되어 식별력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고 전체적인 외관, 호칭, 관념에서 유사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2.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이하 '부정경쟁방지법')​

• 제2조 제1호 (가)목 (상품주체혼동행위):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상품표지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을 사용하여 타인의 상품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채권자의 상표가 국내에 널리 인식되었음을 인정했으나, 채무자 표장이 채권자의 등록상표와 유사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상품 포장의 경우, 채권자가 다양한 디자인을 사용하며 PB상품으로 공급한 사실 등에 비추어 해당 포장 자체가 국내에 널리 인식되었다는 점이 소명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 제2조 제1호 (다)목 (저명상표 희석행위):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상표 등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을 사용하여 타인의 표지의 식별력이나 명성을 손상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봅니다. 여기서 '널리 인식된'은 단순한 '주지성'을 넘어선 '저명성'을 요구하는데, 법원은 채권자의 등록상표가 이 요건인 '저명성'을 획득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제2조 제1호 (카)목 (보충적 일반조항): '그 밖에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 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합니다. 이 조항은 다른 구체적인 유형에 해당하지 않을 때 보충적으로 적용되는 조항입니다. 법원은 이 조항의 적용은 기존 각 목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적용될 수 없으며, 행위 태양의 반사회성이 인정되는 경우로 한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채무자의 행위가 상표권 침해나 다른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 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무단 사용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3. 보전의 필요성 및 지역적 범위: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려면 피보전권리(즉, 상표권 침해나 부정경쟁행위 주장)가 소명되고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법원은 피보전권리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보전의 필요성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상표법이나 부정경쟁방지법상 침해 여부 판단의 지역적 범위는 '국내'에 국한되므로, 베트남 등 해외에서의 오인·혼동 우려는 국내에서의 보호 사유로 주장할 수 없다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표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문제에 직면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상표의 유사성 판단: 상표의 유사성은 단순히 일부 문구가 같다고 해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외관(모양), 호칭(불리는 소리), 관념(생각나는 의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특히 의성어와 같이 흔히 사용되는 단어가 일부 포함되어 있더라도 다른 요소들과 결합될 때 식별력이나 출처 혼동 가능성이 낮다면 유사하지 않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2. 상품 포장의 주지성: 부정경쟁방지법상 타인의 상품과 혼동을 일으키는 행위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해당 상품 포장 자체가 국내에 널리 인식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여러 유통사에 공급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주지성을 인정받기 어렵고, 소비자들에게 해당 포장이 특정 사업자의 상품을 나타내는 것으로 인식된다는 구체적인 증거(광고, 매출 규모, 시장 점유율 등)가 필요합니다.
3. 상표의 저명성: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다)목에서 규정하는 '저명한' 상표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널리 인식된(주지성)' 정도를 넘어선 '저명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는 매우 높은 수준의 인지도를 의미하며, 이를 입증하기 위한 광범위한 자료와 노력이 요구됩니다.
4. 부정경쟁방지법의 보충적 적용: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은 다른 구체적인 부정경쟁행위 유형에 해당하지 않을 때 보충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일반 조항입니다. 그러나 이 조항은 기존 각 목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 적용되기 어렵고, 행위의 반사회성이 명확하게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정됩니다.
5. 보호 범위의 지역성: 상표권 침해나 부정경쟁행위의 판단은 원칙적으로 국내 법규와 국내에서의 효력을 기준으로 합니다. 해외에서의 상품 출처 오인·혼동 우려는 해당 국가의 법률에 따라 보호를 주장할 수 있는 별개의 문제이며, 국내 법원에서 국내에서의 보호 사유로 직접 주장하기는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