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명품 사업 파트너 간 과도한 경업금지 계약 분쟁 판결

원고와 피고는 중고 명품 판매 및 공급 사업을 위한 업무협력 계약을 맺었으나 약 3개월 만에 계약을 종료했습니다. 원고는 피고가 계약 종료 후 동종 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계약서 상의 '경업금지 약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피고에게 사업 금지, 손해배상금 1억 9천만 원 및 위반 시 간접강제금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해당 경업금지 약정이 피고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고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 질서에 반하여 무효라고 판단,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C'라는 상호로 2013년 12월부터 국내 대형 유통업체 D, E 등에서 중고 명품(루이비통, 샤넬, 구찌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중고 물품)을 단기간 입점하여 판매하는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가입니다.
• 피고 B: 원고 A의 친구로, 2016년 11월 6일 원고와 업무협력 및 물품공급 계약을 맺고 중고 명품 조달 및 판매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계약 종료 후 2017년 2월 21일 'F'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동종 사업을 영위하다가, 2017년 12월 11일 F의 대표직에서 사임하고 주식을 여자친구 G에게 양도했으며 이후 'H'이라는 해외 스포츠 의류 및 용품 업체에 취업했습니다.

분쟁 상황

중고 명품 판매 사업을 함께 하던 원고와 피고는 2016년 11월 6일 업무협력 계약을 체결했으나 2017년 2월경 약 3개월 만에 계약을 종료했습니다. 이후 피고는 2017년 2월 21일 자신의 회사를 설립하여 원고의 기존 거래처였던 D와 중고 명품 거래를 시작했고, 원고는 이를 계약서 제21조에 명시된 '경업금지 약정'을 위반한 행위로 보아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는 피고가 사업상 얻은 정보를 이용하여 부당하게 경쟁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2020년 2월 15일까지의 경업금지, 손해배상금 192,205,342원 및 지연손해금, 위반 시 1회당 2,000만 원의 간접강제금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피고는 해당 경업금지 약정 자체가 불공정하여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고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원고와 피고 사이의 업무협력 및 물품공급 계약에 포함된 '경업금지 약정'이 민법 제103조에서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특히 계약상 지위의 불균형, 보호할 가치 있는 영업비밀의 유무, 경업금지 기간 및 범위의 적정성, 손해배상 예정액의 과다함 등이 중점적으로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모든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경업금지 약정이 피고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시장경제질서에 반하여 무효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결론

법원은 사용자와 근로자 간 경업금지 약정의 유효성 판단 법리가 개인 간의 경업금지 약정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 경업금지 약정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효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1. 계약 내용상 원고는 유리하고 피고는 중고 명품 조달 비용 전부 부담, 판매 경비, 수수료, 순수익의 3.3%를 공제한 정산금의 50%만 분배받는 등 열세한 지위에 있었습니다.
2. 원고에게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상 보호할 가치 있는 영업비밀이나 영업기술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3. 계약 기간 1년에 비해 경업금지 기간이 계약 종료 후 3년으로 지나치게 길었으며, 경업금지 의무에 대한 별도 보상이 없었습니다.
4. 경업금지 대상 품목과 범위가 대한민국 전체에 걸쳐 광범위하여 피고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했습니다.
5. 경업금지 위반 시 원고 전년도 사업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192,205,342원을 손해배상액으로 정한 것은 원고의 1년 영업이익에 상당하는 과도한 금액으로 피고의 자유를 지나치게 구속하는 것이었습니다.
6. 이 약정은 사실상 원고의 거래처에 대한 독점권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보였으나, 원고의 영업 방식이 특별히 보호할 가치가 있거나 독점권을 부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민법 제103조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합니다. 본 판결에서 법원은 경업금지 약정이 개인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시장경제의 자유로운 경쟁 질서에 반할 때 이 조항에 따라 무효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계약 당사자의 지위, 계약의 불균형성, 보호 가치 있는 이익의 부재, 경업 금지 기간 및 범위의 과도함, 보상 유무, 손해배상 예정액의 과다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 질서 위반 여부를 판단합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영업비밀): 이 법률에서 '영업비밀'이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합니다. 경업금지 약정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보호할 가치 있는 이익, 즉 영업비밀이나 이에 준하는 지식 또는 정보가 존재해야 하는데, 본 사건에서는 원고가 주장하는 정보들이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업무협력 또는 동업 관계에서 경업금지 약정을 체결할 때는 그 내용이 당사자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1. 계약 내용이 일방에게 지나치게 유리하고 다른 일방에게 불리한 경우, 그 계약 조항의 유효성을 다툴 수 있습니다.
2. 보호할 가치 있는 영업비밀이나 기술, 노하우 등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명확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일반에 공개된 정보나 영업 방식으로는 경업금지의 정당한 근거가 되기 어렵습니다.
3. 경업금지 기간은 실제 업무 협력 기간과 비교하여 합리적인 수준이어야 합니다. 또한, 금지 대상 지역, 직종, 상품 품목 등도 구체적이고 합리적으로 제한되어야 합니다. 지나치게 장기이거나 광범위한 경업금지 약정은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4. 경업금지 의무를 부과하는 경우, 그에 상응하는 합리적인 대가나 보상이 제공되었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5. 손해배상 예정액이 과도하게 책정된 경우, 법원은 이를 감액하거나 약정 자체를 무효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