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주장과 퇴직 후 협박에 따른 손해배상 판결

원고 A는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보직해임과 부당한 연봉 삭감 등을 겪고 건강상의 이유로 퇴직했습니다. A는 퇴직 후 회사의 사직 강요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부당 해고였다며 해고 무효 확인 및 임금,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 회사와 대표이사 C는 A의 퇴직이 자발적이었고, 퇴직 후 A가 C에게 협박성 메시지와 편지를 보내 정신적 고통을 주었으며 회사의 명성을 훼손했다며 반소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A의 의원면직이 실질적인 해고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해고 무효 및 복직시까지의 임금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그러나 A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진 연봉 삭감은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하는 불법행위로 인정하여 피고 회사와 C가 A에게 972,580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한편, A가 퇴직 후 C에게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행위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A는 C에게 2,000,000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피고 회사가 A의 행위로 인해 명성이 훼손되었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반소피고) A: 피고 회사에 근무했던 근로자
• 피고(반소원고) 주식회사 B: 원고 A가 근무했던 식료품 종합 판매업 회사
• 피고(반소원고) C: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

분쟁 상황

원고 A는 2020년 1월 1일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22년 7월 11일 D물류센터장에서 보직해임되고 경영관리팀으로 배치되었습니다. 이후 2023년 1월 19일 피고 회사는 A의 동의 없이 연간 지급액을 68,790,000원으로 삭감한 연봉 계약서를 제시하고 임금을 지급했습니다. 원고 A는 건강상 사정으로 2023년 2월 3일 퇴직원을 제출하여 2023년 3월 6일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으나, 피고 회사의 사직 종용과 직장 내 괴롭힘(부당한 자리 배치, 업무 배제, 평사원 강등, 폭언 등)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해고무효 확인 및 임금,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한편, 원고 A는 퇴직 이후 2023년 3월 30일경부터 5월 8일경까지 피고 C의 휴대전화로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피고 C 및 거래처 대표 H의 주거지로 퇴직위로금을 요구하는 협박성 편지를 발송했습니다. 이로 인해 A는 공갈미수 혐의로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정식재판에서도 유죄 판결을 선고받았습니다. 피고 회사와 C는 A의 퇴직이 자발적이었음을 주장하며, A의 협박 행위로 C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고 회사의 명성도 훼손되었다며 A를 상대로 반소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원고 A의 의원면직이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따른 실질적인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2. 피고 회사의 보직해임, 연봉 삭감,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하여 원고 A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하는지 여부
3. 원고 A가 퇴직 후 피고 C에게 보낸 협박성 메시지 및 편지 발송 행위가 피고 C에게 정신적 손해를 입혀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하는지 여부
4. 원고 A의 협박 행위로 인해 피고 회사의 사회적 명성이나 신용이 훼손되어 불법행위책임이 발생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피고(반소원고) 주식회사 B과 C은 공동으로 원고(반소피고) A에게 972,580원 및 이에 대한 2023년 3월 6일부터 2025년 4월 3일까지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2. 원고(반소피고) A는 피고(반소원고) C에게 2,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23년 5월 9일부터 2025년 4월 3일까지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3. 원고 A의 나머지 본소 청구 (해고무효확인, 복직시까지 임금,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손해배상 중 연봉 삭감 외의 부분), 피고 회사 B의 반소 청구 (명성 훼손 관련 손해배상), 피고 C의 나머지 반소 청구 (위자료 200만원 초과분)는 모두 기각합니다.

결론

법원은 근로자 A의 의원면직이 강요에 의한 해고가 아닌 자발적인 퇴직이라고 보아 해고 무효 확인 및 복직 시까지의 임금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근로자의 동의 없는 일방적인 연봉 삭감은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임을 인정하여 회사와 대표이사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습니다. 동시에 퇴직 이후 근로자 A가 이전 대표이사 C에게 보낸 협박성 메시지는 불법행위에 해당하여 C에게 정신적 손해배상으로 2,000,000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함으로써, 양측의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각각 인정하였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근로기준법 제4조 (근로조건의 결정)​: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해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 회사가 원고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연봉을 삭감한 행위는 이에 위반된다고 판단되어 불법행위로 인정되었습니다.
2.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해고 등의 제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합니다. 원고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 연봉 삭감은 '감봉'에 준하는 징벌에 해당할 수 있으며, 정당한 이유가 없으므로 위법성이 인정되었습니다.
3. 민법 제35조 제1항 (법인의 불법행위 능력)​: 법인은 대표자가 그 직무에 관하여 타인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피고 C(대표이사)의 연봉 삭감 불법행위에 대해 피고 회사(주식회사 B)도 법인으로서 공동 책임을 지게 되었습니다.
4.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피고 C이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여 원고의 동의 없이 연봉을 삭감한 행위와 원고 A가 C에게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행위 모두 불법행위로 인정되어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했습니다.
5. 의원면직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 판단 기준: 사용자가 근로자의 사직 의사 없이 강요하여 사직서를 제출받은 경우 실질적인 해고로 볼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 합의해지로 봅니다 (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참조). 본 사건에서는 사직 강요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부족하고, 퇴직 이후 원고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자발적인 의원면직으로 판단했습니다.
6. 불법행위로 인한 재산권 침해와 위자료: 타인의 불법행위로 재산권이 침해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산적 손해의 배상으로 정신적 고통도 회복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며, 재산적 손해의 배상만으로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손해가 인정될 때 위자료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3. 7. 25. 선고 2003다22912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연봉 삭감으로 인한 재산적 손해가 배상되므로, 별도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7. 법인의 명성, 신용 훼손으로 인한 불법행위책임: 법인의 목적사업 수행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법인의 사회적 명성이나 신용이 훼손된 경우 그 법인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합니다 (대법원 1996. 6. 28. 선고 96다12696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본 사건에서는 원고의 행위로 인해 피고 회사의 명성이 목적사업 수행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훼손되었다는 주장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1. 직장을 그만둘 때 사직서 제출이 본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것인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회사에서 사직을 강요하거나 종용하는 경우, 사직을 거부한 후 예상되는 불이익 등을 고려하여 스스로 의사 결정을 해야 합니다. 만약 강요에 의해 사직한 것이라면 관련 증거를 확보하고 신속하게 법적 절차를 밟는 것이 중요합니다.
2. 회사 내 보직 변경이나 연봉 삭감 등 근로조건이 변경될 때에는 반드시 근로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근로자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진 근로조건 변경은 근로기준법 위반이 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3. 퇴직 이후에도 이전 직장 관계자에게 협박성 메시지나 편지를 보내는 행위는 형사 처벌(공갈미수 등)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질 수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4.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경우, 구체적인 증거(메시지, 녹취록, 이메일, 목격자 진술, 정신과 진료 기록 등)를 확보하는 것이 법적 다툼에서 유리합니다. 단순히 정신과 진료 기록만으로는 괴롭힘 사실 전체를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5. 회사나 대표이사가 직무와 관련하여 근로자에게 근로기준법을 위반하거나 불법행위를 저지른 경우, 회사와 대표이사 모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6. 재산적 손해에 대한 배상이 이루어진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재산적 손해의 배상만으로 정신적 고통도 회복된다고 보아 별도의 정신적 손해(위자료)는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