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금
원고인 주식회사 A가 피고들인 주식회사 B와 C를 상대로 부동산 매매대금의 잔여액 지급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피고들은 실제 매매대금이 계약서상 금액보다 낮으며 대물변제를 통해 모든 채무를 정산했다고 주장했으나, 항소심 법원은 피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며 제1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주식회사 B와 C에게 부동산을 매도했습니다. 계약서상 양도대금은 15억 원이었으나, 피고들은 실제 거래대금이 9억 원이며, 기존 대출 승계 4억 3천만 원, 현금 변제 4천만 원, 그리고 잔존 양도대금 4억 3천만 원에 이자와 도의적 책임 명목의 1억 원을 합한 6억 6천만 원을 새로운 원금으로 하여 대물변제 방식으로 모든 채무를 정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원고는 실제 양도대금이 15억 원임을 전제로 남은 대금의 지급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고, 제1심에서 승소하자 피고들이 항소했습니다.
이 사건 부동산의 실제 매매대금이 얼마인지, 그리고 피고들이 주장하는 대물변제를 통해 모든 매매대금 채무가 정산되었는지 여부가 주된 쟁점입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항소 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들은 원고에게 655,578,082원과 이에 대한 2020년 5월 22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법원은 피고들이 제1심 답변서에서 부동산 양도대금이 15억 원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것을 '재판상 자백'으로 보았고, 피고들이 이 자백이 진실에 어긋나거나 착오로 인한 것임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들이 제출한 9억 원 상당의 거래 자료는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이른바 '다운계약서'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며, 실제 양도대금은 15억 원임을 인정하는 다른 증거들(지불각서, 회사 답변서, 녹취록 등)이 더 신빙성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들의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본 사건의 주요 쟁점과 관련하여 다음의 법률 및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 이 조항은 항소심에서 제1심 판결의 이유가 정당하다고 인정될 경우, 항소법원이 제1심 판결 이유를 그대로 인용하여 자신의 판결 이유로 삼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불필요한 중복을 피하고 재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입니다. 본 사건에서 항소심은 피고들의 새로운 주장을 제외하고는 제1심 판결 이유를 인용했습니다.
재판상 자백의 효력: 소송 당사자가 법정에서 자기에게 불리한 사실을 인정하는 진술을 '재판상 자백'이라고 합니다. 재판상 자백은 원칙적으로 그 자백이 진실에 어긋나고 착오로 말미암은 것임이 증명되지 않는 한 철회할 수 없으며, 법원은 그 자백된 사실에 구속되어 이를 판결의 기초로 삼아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들이 15억 원이라는 양도대금을 인정하는 내용의 답변서를 제출함으로써 재판상 자백이 성립했고, 피고들은 이를 뒤집을 만한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증거의 우열 및 다운계약서의 인정: 법원은 제출된 여러 증거들을 종합하여 사실관계를 판단합니다. 특히, 세금 부담을 줄일 목적으로 실제 거래 금액과 다르게 작성된 '다운계약서'는 법적 분쟁 시 실제 거래 금액을 입증하는 데 있어 신빙성이 떨어지거나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고들이 제출한 9억 원 상당의 거래 신고 자료가 '다운계약서'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으며, 피고들이 작성한 지불각서나 답변서, 그리고 관계자 간의 녹취록과 같이 실제 거래 의사를 명확히 보여주는 증거들이 양도대금이 15억 원임을 인정하는 더 강력한 근거로 작용했습니다.
부동산 매매 시 계약서 작성은 매우 중요하며 실제 거래 내용과 정확히 일치하도록 작성해야 합니다.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이른바 '다운계약서' 작성은 나중에 법적 분쟁이 발생했을 때 실제 거래 금액을 입증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으며, 조세 포탈 등의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법원에 제출하는 서류나 법정에서의 진술은 '재판상 자백'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이는 번복하기 매우 어려우므로 소송 과정에서 신중해야 합니다. 구두 합의나 형식적인 서류보다는 실제 거래 의사를 명확히 보여주는 증거(녹취록, 지불각서 등)가 분쟁 해결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모든 거래 과정에서 명확한 증거를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