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작업 중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고 무죄 판결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주)C의 대표이사 A가 하청 공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고와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근로자 F는 공회전 중인 유압프레스와 건조기 사이에서 작업 중 건조기 대차에 머리가 압착되어 사망했습니다. 검찰은 A가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위험예방조치 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A가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지정되었다는 근거가 부족하고 실제 안전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고 볼 자료도 없으며, (주)C가 명의를 빌려 설립된 명목상 회사라는 점 등을 종합하여 A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주)C의 대표이사 겸 피고인.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지목되었으나 명목상 대표였음
• (주)C: 상시근로자 4명을 사용하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로 (주)D의 제조 공정을 도급받은 수급인 사업주
• E: (주)D의 대표이사 겸 안전보건총괄책임자. G의 소개로 피고인 A의 명의를 빌려 (주)C를 설립함
• (주)D: 상시근로자 40명을 사용하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이자 (주)C에게 공정을 도급준 도급인
• F: (주)C 소속의 24세 우즈베키스탄 국적 근로자로 사고로 사망한 피해자
• G: E에게 피고인 A의 명의를 빌려 (주)C를 설립하도록 소개한 인물

분쟁 상황

(주)C 소속 근로자 F가 2016년 1월 28일 (주)D 공장에서 작업을 하던 중 이어폰을 낀 채 공회전 중인 유압프레스와 건조기 사이에 들어갔다가 건조기 대차에 머리 부분이 압착되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주)C의 대표이사 A는 사업장 근로자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필요한 안전 조치를 하지 않고 안전 교육 및 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인 A이 실제로 (주)C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 관리 의무를 수행했는지, 또는 그 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 사망 사고에 대한 업무상 과실이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피고인 A은 무죄.

결론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A이 공소사실에 기재된 대로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지정되었다거나 안전보건 관련 업무를 실제로 수행했다고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E와 G의 진술에 따라 피고인 A은 명목상 대표에 불과하고 회사 업무에 관여한 적이 없다는 점이 확인되었으며, 이를 뒤집을 만한 증거도 부족했습니다. 이에 따라 범죄 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위험예방조치 의무)​: 이 조항들은 사업주가 유압, 체인 등에 의해 지탱되는 기계‧기구로 인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장소에 방책 설치, 출입 금지, 출입금지표지판 설치 등의 위험예방조치를 해야 하며, 근로자가 부주의하게 작업하지 않도록 안전 교육 및 감독 의무를 부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이러한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검찰은 보았으나, 법원은 피고인이 의무를 부담하는 '행위자'임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양벌규정)​: 법인의 대표자나 종업원이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행위를 했을 때 행위자뿐만 아니라 법인 또는 개인 사업주에게도 벌칙을 적용하는 규정입니다. 이 규정은 사업주가 직접 위반행위를 하지 않아도 행위자와 사업주 모두를 처벌하여 산업 안전을 강화하려는 목적을 가집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 A이 이 양벌규정에 따라 처벌할 수 있는 '행위자'에 해당한다는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3.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 과실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 적용되는 조항입니다. 사업주는 근로자의 안전에 대한 업무상 주의의무를 가지므로, 그 의무를 소홀히 하여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이 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도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쟁점이 되었으나, 역시 '행위자'로서의 지위 증명이 부족했습니다.
4.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증거 불충분 시 무죄 판결)​: 피고인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기 위해서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범죄 사실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증거가 불충분하여 범죄 사실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법원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해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 A이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서의 지위나 실제 업무 수행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사업주나 대표이사는 실제 업무 관여 여부와 관계없이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지정될 경우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를 부담할 수 있으므로 명의 대여 시 신중해야 합니다.
2. 회사를 설립하거나 사업을 운영할 때 타인의 명의를 빌리는 경우 실제 운영자가 아니더라도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법적 책임을 지게 될 위험이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3. 산업 현장에서는 기계 오작동이나 근로자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방책 설치, 출입금지 표지판 부착, 정기적인 안전 교육, 작업 중 상시 감독 등 철저한 안전 조치가 필수적입니다.
4. 근로자는 작업 중 이어폰 착용 등 부주의한 행동을 삼가고 사업장에서 정한 안전 수칙을 반드시 준수하여 사고를 예방해야 합니다.
5.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리기 위해서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의 지정 서류, 실제 안전 관련 업무 수행 내역, 안전 조치 이행 여부 등 관련 기록과 증거를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