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원들의 미지급 운송료 및 퇴직금 청구 소송

피고는 창원시에서 택배업을 운영하는 사업주이며, 원고들은 피고가 지정하는 화물 배송 및 집하 업무를 수행한 택배원들입니다. 원고들은 피고와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택배업무를 수행하였으나, 피고는 2018년 12월부터 2019년 2월까지의 운송료를 미지급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자신들이 피고의 근로자이므로 미지급 운송료와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는 운송계약서에 부제소 합의가 있어 소송이 각하되어야 하며, 원고들은 근로자가 아니므로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피고는 원고들의 퇴직금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고, 지급할 운송료에서 부가가치세와 소득세 등을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B, C, D, E: 피고의 사업장에서 택배 배송 및 집하 업무를 수행한 택배원들
• 피고 F (개명 전 G): 창원시에서 'I'라는 상호로 택배업을 운영하는 사업주

분쟁 상황

창원에서 택배업을 운영하는 F는 A, B, C, D, E 등 택배원들과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택배 배송 및 집하 업무를 맡겼습니다. 택배원들은 평일 오전 7시까지 출근해야 했고 지각 시 5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으며, 피고가 지정한 운송구역에서 근무복을 입고 피고 상호가 도색된 차량을 이용했습니다. 또한 업무 처리 방법 교육을 받고 변동사항 발생 시 보고해야 했습니다. 이들은 상자당 단가로 운송료를 받았으나, 피고는 2018년 12월부터 2019년 2월까지의 운송료를 미지급했습니다. 이에 택배원들은 자신들이 사실상 근로자이므로 미지급된 운송료와 퇴직금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운송계약서상의 부제소 합의 조항이 유효한지, 택배원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자로 인정될 경우 미지급 임금(운송료)과 퇴직금의 지급 의무 및 그 액수, 피고의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및 권리남용 항변의 타당성, 운송료 지급 시 부가가치세 및 소득세 공제 주장의 적법성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1. 부제소 합의의 유효성: 재판청구권 포기와 같은 중대한 효과를 발생시키는 부제소 합의는 소극적으로 해석해야 하며, 운송계약서 자체가 소 제기를 예정하고 있고 법률관계를 특정하지 않아 유효한 부제소 합의로 볼 수 없거나, 퇴직금 청구권에 대한 사전 포기 합의는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판단하여 피고의 항변을 기각했습니다.

2. 근로자성 인정 여부: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 인정됩니다. 피고가 원고들의 업무 내용과 운송 구역을 지정하고 출퇴근 시간(평일 오전 7시 출근)을 정하여 지각 시 5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으며, 업무 처리 교육을 하고 보고 의무를 지웠던 점, 근무복 착용 및 차량 도색을 지시했던 점, 제3자를 통한 업무 대행이나 다른 사업장에 대한 노무 제공이 사실상 제한되었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원고들이 사업자 등록을 하고 사업소득세를 납부했더라도 이는 사용자가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한 것이므로 근로자성을 부정할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3.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지급 의무: 피고는 원고들에게 미지급 운송료를 지급해야 하고,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인 원고 B, C, D, E에게는 퇴직금도 지급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금액은 다음과 같습니다.

   • 원고 A에게 3,345,920원(미지급 임금).
   • 원고 B에게 29,197,559원(미지급 임금 4,645,600원 + 퇴직금 24,551,959원).
   • 원고 C에게 27,727,203원(미지급 임금 3,778,240원 + 퇴직금 23,948,963원).
   • 원고 D에게 16,915,734원(미지급 임금 5,450,560원 + 퇴직금 11,465,174원).
   • 원고 E에게 29,519,140원(미지급 임금 8,640,320원 + 퇴직금 20,878,820원).

4.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및 권리남용 항변: 피고의 경영상 어려움이나 원고들이 계약 당시 근로자가 아니라고 인식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들의 퇴직금 청구가 신의칙에 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항변을 기각했습니다.

5. 세금 공제 주장: 소득세 등 원천징수는 소득금액 지급 시기에 성립하므로 지급 이전에 미리 공제할 수 없으며, 근로자인 원고들이 운송료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부담해야 할 근거도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6. 지연손해금: 원고 A에게는 2021년 4월 6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이자를, 원고 B, C, D, E에게는 2021년 4월 6일부터 판결선고일인 2021년 6월 15일까지 연 6%의 이자를,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이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임을 인정하고 피고가 원고들에게 미지급 운송료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피고의 부제소 합의,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세금 공제 주장은 모두 이유가 없어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근로자의 정의)​: 이 조항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근로자로 정의합니다. 이 판례에서는 형식적인 계약 내용보다는 실제 업무 수행 방식, 즉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종속적인 관계에서 일했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택배원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했습니다. 출퇴근 시간 준수, 벌금 부과, 업무 지시, 근무복 착용, 타 사업 병행의 어려움 등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2.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퇴직금 제도 설정)​: 이 법은 사용자가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하여 근로자의 퇴직금 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강행규정입니다. 따라서 퇴직금 지급 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거나 관련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는 이 법에 위반되어 무효로 판단됩니다.
3. 국세기본법 제21조 제2항 제1호(납세의무의 성립)​: 원천징수하는 소득세 등에 대한 징수의무자의 납부의무는 원칙적으로 소득금액을 지급하는 때에 성립합니다. 따라서 법원은 피고가 소득금액 지급 이전에 미리 원천징수 세액을 공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4. 신의성실의 원칙: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안 된다는 민법상의 원칙입니다. 피고는 원고들의 퇴직금 청구가 신의칙에 반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단순히 사업주의 경영상 어려움이나 계약 당시 인식만으로는 신의칙 위반이나 권리남용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근로자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보호했습니다.

참고 사항

1. 계약 형태보다는 실제 업무 내용이 중요합니다: 계약서상 '운송계약'이나 '도급계약'으로 되어 있더라도 실제 업무 수행 방식이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형태라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출퇴근 시간 지정, 벌금 부과, 업무 지시 및 보고 의무, 근무복 착용, 차량 도색, 독립적 사업 영위의 어려움 등은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2. 퇴직금 사전 포기 합의는 무효입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퇴직금 지급을 강행하고 있으므로, 계약 시 퇴직금을 미리 포기하거나 퇴직금 관련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특약은 법적으로 무효입니다.
3. 세금 공제 관련 규정을 확인하세요: 소득세 등 원천징수는 소득이 지급될 때 이루어지는 것이 원칙이며, 지급 이전에 미리 공제할 수 없습니다. 또한 근로자에게 운송료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담을 지우는 것은 부당합니다.
4. 사업주의 경영상 어려움은 면책 사유가 아닙니다: 사업주의 경영상 어려움이나 당사자들이 계약 당시 근로자가 아니라고 인식했다는 사정은 근로자성 인정 여부나 퇴직금 지급 의무를 회피할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5. 증거를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업무가 근로의 성격을 가진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출퇴근 기록, 업무 지시 내용, 보수 지급 내역, 근무 환경 사진, 동료들의 증언 등을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