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시설물 정비공사 입찰 1순위 자격 인정 가처분 사건

인천광역시 미추홀구가 시행한 하수시설물 정비공사 입찰 과정에서, 입찰 가격 계산 오류로 인해 1순위 적격심사대상자가 잘못 선정되었다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미추홀구는 기존 입찰 공고를 취소하고 재입찰을 진행하려 했으나, 최초 입찰에 참여했던 주식회사 B는 입찰 취소가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1순위 적격심사대상자임을 인정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미추홀구가 주장하는 계산 착오는 입찰 취소의 '불가피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주식회사 B의 주장을 받아들여 재입찰 진행을 중단하고 주식회사 B가 제1순위 적격심사대상자의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결정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채권자 주식회사 B: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의 하수시설물 정비공사 입찰에 참여하여, 자신이 적법한 제1순위 적격심사대상자라고 주장하며 가처분을 신청한 업체
• 채무자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하수시설물 정비공사를 발주한 지방자치단체로, 입찰 과정에서의 계산 오류를 이유로 기존 입찰을 취소하고 재입찰을 진행하려 한 당사자

분쟁 상황

2023년 3월 23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는 '2023년 관내 하수시설물정비공사(연간단가-OO, OO)' 입찰 공고를 했습니다. 총 303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으며, 채권자 주식회사 B는 209,257,000원을 제출했습니다. 3월 30일 개찰 결과, 주식회사 G가 207,909,093원으로 제1순위 적격심사대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이에 주식회사 B는 미추홀구가 A값을 적용하지 않고 1순위 적격심사대상자를 선정한 것이 입찰 공고에 반한다고 항의했습니다. 미추홀구는 4월 3일 'A값을 적용하지 않아 취소한다'는 사유를 들어 기존 입찰 공고를 취소하고, 4월 6일 새로운 재입찰 공고를 냈습니다. 주식회사 B는 미추홀구의 입찰 취소가 단순 계산 착오에 불과하며, 이는 입찰 공고를 취소할 만한 중대한 하자가 아니므로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적법한 1순위 적격심사대상자임을 임시로 인정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반면 미추홀구는 개찰 과정에서 '낙찰방법' 설정 오류로 중대한 오류가 발생했으며, 공정한 입찰 진행이 어려워 입찰 공고를 취소하는 것이 적법하다고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입찰 취소의 적법성: 지방자치단체가 입찰 과정에서의 단순한 계산 착오를 이유로 이미 진행된 입찰 공고를 취소하고 재입찰을 진행하는 것이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전자입찰특별유의서」 등에 명시된 '불가피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2. 입찰 참가자의 신뢰 보호: 입찰 공고와 관련 법규에 따라 입찰 절차에 참여한 업체들이 가지는 정당한 기대와 신뢰가 보호되어야 하는지 여부.
3. 1순위 적격심사대상자 지위: 계산 착오가 없었다면 특정 업체가 제1순위 적격심사대상자가 될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 지위가 법적으로 보호될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채권자 주식회사 B의 신청을 일부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결정했습니다.

1. 인천광역시 미추홀구는 '2023년 관내 하수시설물정비공사'의 입찰에서 본안 판결 선고 시까지 주식회사 B가 지방자치단체 입찰시 낙찰자 결정 기준에 따른 제1순위 적격심사대상자의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인정해야 합니다.
2. 미추홀구는 해당 공사에 관하여 2023년 4월 6일 공고된 재입찰 절차를 진행해서는 안 되며, 재입찰 절차에서 주식회사 B 외에 제3자를 낙찰자로 선정하거나 그 제3자와 도급계약을 체결해서는 안 됩니다.
3. 주식회사 B의 나머지 신청은 기각되었습니다.
4. 소송비용은 채무자인 인천광역시 미추홀구가 부담합니다.

결론

이번 가처분 결정은 지방자치단체가 입찰 절차를 진행할 때, 단순한 계산 착오와 같은 이유만으로는 이미 진행된 입찰을 취소하기 어렵고,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의 정당한 신뢰와 기대를 보호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사례입니다. 특히, 입찰 공고와 관련 유의서가 발주처에도 구속력을 갖는다는 법리를 재확인하여, 공공 입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는 주로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전자입찰특별유의서」 및 입찰 공고의 법적 성격과 대법원 판례가 적용되었습니다.

1.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전자입찰특별유의서」 제13조 제1항: 이 규정은 낙찰자 선정 통보 이전에 입찰을 취소할 수 있는 사유를 '수요기관 등의 예산사정, 사업계획의 변경 등 불가피한 사유'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여기서 '불가피한 사유'를 객관적으로 해당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로 엄격하게 해석하며, 단순한 계산 착오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발주처의 자의적인 입찰 취소를 제한하여 입찰 절차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을 가집니다.
2. 입찰 공고 및 입찰유의서의 구속력: 입찰 공고와 이에 부수하는 입찰유의서는 본래 청약의 유인에 해당하지만, 일단 입찰 절차가 진행되면 이는 발주처뿐만 아니라 모든 입찰 참가자들에게 구속력을 갖는 규범으로 작용합니다. 이는 사적 자치의 원칙과 입찰 절차의 일관성 및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발주처 또한 자신이 공고한 내용과 유의서에 따라 행동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3. 대법원 2000. 5. 12. 선고 2000다2429 판결: 이 판례는 '불가피한 사유'의 의미를 명확히 하고, 입찰 절차에 관한 규정이 발주처와 사업신청자 사이에 체결된 일종의 계약으로서 발주처도 이에 구속된다는 법리를 확립했습니다. 즉, 입찰 참가자들은 입찰 절차가 공고된 규정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는 정당한 신뢰와 기대를 가지며, 이러한 기대는 공공계약의 공공성, 공정성, 투명성에 비추어 보호할 가치가 있는 법적 이익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법리들을 종합하여 법원은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의 단순 계산 착오를 이유로 한 입찰 취소는 부당하며, 주식회사 B의 1순위 적격심사대상자 지위가 유효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참고 사항

이와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입찰 공고 내용 면밀히 확인: 입찰에 참여하기 전 입찰 공고문, 특별유의서, 관련 법령 및 기준 등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내용을 완전히 숙지해야 합니다. 특히 예정가격 산정, A값 적용 여부, 낙찰자 선정 기준 등 핵심적인 계산 방식과 절차를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 계산 오류 발생 시 대응: 입찰 과정에서 발주처의 계산 착오나 절차상 하자가 의심될 경우, 즉시 발주처에 이의를 제기하고 관련 증빙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단순 오류라도 향후 법적 분쟁의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 입찰 취소 사유의 한정성 이해: 발주처가 임의로 입찰을 취소할 수 있는 사유는 「국가계약법」, 「지방계약법」 및 관련 유의서 등에 명시된 '예산 사정, 사업계획 변경 등 불가피하고 중대한 사유'로 엄격하게 제한됩니다. 단순한 행정 착오나 계산 오류는 일반적으로 이러한 불가피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 법적 지위 확인 및 보전 조치: 부당하게 입찰 자격을 상실했거나 불이익을 받았다고 판단되면, 본안 소송을 통해 자신의 법적 지위를 확인받고, 동시에 가처분 신청과 같은 임시적인 보전 조치를 통해 재입찰 진행 등 추가적인 손해 발생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는 최종 판결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권리를 임시로 보호하는 중요한 절차입니다.
• 신뢰 보호 원칙: 공공 입찰은 공공성, 공정성, 투명성을 바탕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입찰 참가자들이 입찰 공고와 법규에 따라 형성된 정당한 기대와 신뢰는 법적으로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