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생산시설 서류로 따낸 선박 건조 계약 입찰 무효 사건

A 유한회사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이의 신청 사건으로, B 주식회사가 'C' 선박 3척 건조 입찰에 참여하며 실제 계약 의사 없이 H 주식회사로부터 생산시설을 임차하는 내용의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여 낙찰자로 선정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법원은 해당 임대차계약서가 입찰용으로만 작성된 허위 문서임을 인정하고, 이로 인해 입찰 절차의 공공성과 공정성이 현저히 침해되어 입찰 및 후속 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채권자가 신청한 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가하였습니다.

관련 당사자

• 채권자 A 유한회사: 'C' 선박 3척 건조 입찰에 참여했으나 3순위로 선정된 업체
• 채무자 대한민국: 'C' 선박 건조 입찰을 공고하고 B 주식회사와 계약을 체결한 발주처
• 채무자 보조참가인 B 주식회사: 'C' 선박 건조 입찰에서 1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되어 대한민국과 계약을 체결한 업체
• 주식회사 H: B 주식회사에 생산시설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해 준 회사
• 주식회사 G: 'C' 선박 건조 입찰에서 2순위로 선정된 업체

분쟁 상황

대한민국(채무자)은 'C' 선박 3척 건조 입찰(공고번호: D)을 공고했고, A 유한회사(채권자), G 주식회사, B 주식회사(채무자 보조참가인) 등이 입찰에 참여했습니다. 2021년 8월 25일, B 주식회사는 1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고, 2021년 10월 13일 대한민국과 건조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A 유한회사는 B 주식회사가 입찰 당시 H 주식회사의 생산시설을 임차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했으나, 이는 진정한 임차 의사 없이 입찰에서 낙찰받기 위해 만든 '입찰용 계약서'였다고 주장하며, 이로 인해 B 주식회사에게 'C' 선박 3척을 건조할 생산능력이 없었음에도 부당하게 낙찰자로 선정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A 유한회사는 이 사건 입찰이 무효이고, 그 후속 절차로 체결된 계약 역시 무효이므로, 대한민국에 대해 본안 판결 확정 시까지 이 사건 계약의 효력 정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B 주식회사가 제출한 H 주식회사와의 임대차계약서가 진정한 계약 의사 없이 입찰용으로만 작성된 허위 문서인지 여부
2. 해당 허위 문서 제출이 'C' 선박 건조 입찰 절차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현저히 침해하여 입찰을 무효로 할 정도의 중대한 하자인지 여부
3. 입찰이 무효라면, 후속 체결된 계약의 효력도 정지될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서울고등법원 2022라20353 입찰절차중지가처분 사건에 관하여 이 법원이 2022. 10. 5.에 한 가처분 결정을 인가한다. 이의신청으로 인한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채무자 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채무자가 각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B 주식회사가 입찰 당시 H 주식회사의 생산시설을 임차한 것처럼 제출한 임대차계약서가 진정한 계약 의사 없이 입찰용으로 작출된 허위 문서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입찰방해행위는 입찰 절차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현저히 침해하는 중대한 하자에 해당하여 이 사건 입찰을 무효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무효인 입찰에 뒤따라 체결된 계약 역시 무효라고 보아, 채권자 A 유한회사가 신청한 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모두 인정되어 인가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 세부심사기준: 입찰 절차에서 계약 담당 공무원이 이러한 법규를 위반하여 적격 심사를 했더라도, 그 사유만으로 낙찰자 결정이나 계약이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2. 무효 판단 기준 (대법원 2001. 12. 11. 선고 2001다33604 판결 등 참조): 입찰 절차의 공공성과 공정성이 현저히 침해될 정도로 하자가 중대하고, 상대방(낙찰자)도 이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 또는 누가 보더라도 낙찰자 결정 및 계약 체결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에 의해 이루어진 것임이 분명하여 이를 무효로 하지 않으면 해당 법률의 취지를 무시하는 결과가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무효가 됩니다.
3. 이 사건의 적용: 법원은 B 주식회사가 제출한 임대차계약서가 진정한 의사 없이 '입찰용'으로만 작성된 허위 문서임을 인정했습니다. 특히 B 주식회사가 H 생산시설의 면적(약 15,000평으로 자체 시설의 약 7배), 옥내 공장 2개, 2개의 선대 등을 활용하여 'C' 3척 중 '2척'을 H 부지에서 건조할 계획임을 강조했으므로, 이러한 허위 서류 제출이라는 입찰방해행위가 기술능력 평가(총 80점 중 실내조립장, 도장작업장, 상가대, 계류안벽 보유 운영방안에 10점 배점) 결과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었거나 적어도 입찰 절차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채권자와 B 주식회사 간 기술능력 평가 점수 차이가 1.686점[= 70.728점(B 주식회사) - 69.042점(A 유한회사)]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할 때, B 주식회사가 H 생산설비 없이 '스스로 보유한 생산설비'로만 참여했을 경우 순위가 뒤바뀌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아, 이 사건 입찰은 '입찰 절차의 공공성과 공정성이 현저히 침해될 정도로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4. 계약의 무효와 해제/해지: 발주자인 대한민국 측은 계약 특수조건 등에 따라 허위 서류 제출이 '계약 해제 또는 해지 사유'에 해당할 뿐 '무효 사유'는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하자가 중대한 경우 해제 또는 해지 사유가 됨은 물론 입찰의 무효 사유에도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입찰참가자인 채권자도 이 사건 입찰이 무효라고 주장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1. 입찰 시 제출 서류의 진정성 확인: 공공 입찰에 참여할 때 제출하는 모든 서류, 특히 회사의 기술 능력, 생산 시설, 재정 상태 등을 증명하는 서류는 반드시 진정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허위 서류 제출은 단순히 감점 요인이 아니라 입찰 자체를 무효화할 수 있는 중대한 하자로 간주됩니다.
2. 입찰 절차의 공정성 중요성: 입찰 절차의 공공성과 공정성은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며, 이를 해치는 행위는 엄격히 판단됩니다. 작은 점수 차이로 당락이 결정될 수 있는 상황에서 허위 정보 제공은 입찰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3. 계약 체결 후라도 무효 주장 가능: 입찰에 중대한 하자가 있었다면, 설령 낙찰자와 계약이 이미 체결되고 39.1% 가량 이행된 상황이라 할지라도, 그 계약의 효력 정지나 무효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경우 채권자(경쟁 업체)의 이익 보호 가치를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4. 보전의 필요성 판단 기준: 가처분 신청 시 계약 이행 정도(공정률)는 보전의 필요성 판단에 고려되지만, 허위 서류 제출 등 중대한 하자가 있었던 경우, 발주처와 낙찰자 측이 입는 손해보다 입찰의 공정성을 신뢰한 경쟁 업체의 이익 보호가 더 중요하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공정률이 주로 서류 작업이나 자재 수급 단계에 머물러 있다면, 실제 공사 진행 정도는 낮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5. 후순위 업체의 권리: 1순위 낙찰이 무효가 될 경우, 2순위, 3순위 등 후순위 업체에게 낙찰자 지위가 돌아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때 후순위 업체가 자격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그 업체에게 우선권이 있을 수 있으나, 본 사건처럼 2순위 업체(G)가 권한을 포기한다면 3순위 업체(A 유한회사)에게 기회가 올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