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 공급과 추가 작업비용 미지급 다툼 판결

주식회사 A가 주식회사 B에 멸균자동화설비를 공급하고 추가 용역 작업을 수행하였으나, 주식회사 B가 설비 대금 및 추가 작업 비용을 일부 미지급하여 발생한 물품대금 청구 소송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멸균자동화설비의 제작 및 공급, 추가 용역을 수행한 회사입니다.
• 피고 주식회사 B: 원고로부터 멸균자동화설비를 공급받고 추가 용역을 의뢰하였으나 대금 지급을 미룬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인 주식회사 A는 2015년 3월 30일 피고인 주식회사 B와 멸균자동화설비(TPN2 LOADER & UNLOADER SYSTEM)를 공급가액 3억 5,000만 원에 제작하여 공급하기로 계약했습니다. 이 계약에는 계약금 1억 500만 원, 중도금 1억 7,500만 원, 잔금 7,000만 원의 지급 조건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후 계약 내용이 여러 차례 변경되면서 추가 비용이 발생했습니다.

1. 2015년 6월 24일: 서보모터 설계 변경으로 6,500만 원 추가 약정.
2. 2016년 1월 6일: 멸균기구 교체 등으로 700만 원 추가 약정.
3. 2016년 1월 19일: 납기 지연에 따른 비용으로 4,000만 원 추가 약정.
4. 2016년 6월 20일: 설비 제어부 보완공사비용(전장 및 PMG)으로 100만 원 추가 약정.
5. 2016년 7월 7일: 보완공사비용(전장 해체 및 복구작업)으로 60만 원 추가 약정.

피고는 원고가 설비를 납품하고 매뉴얼 송부 및 교육까지 마친 2016년 7월 29일까지 설비대금 중 3억 4,000만 원, 서보모터 설계 변경 추가비용 6,500만 원, 멸균기구 교체 추가비용 700만 원, 납기 지연 추가비용 중 2,00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한편, 2016년 4월 1일 피고는 원고에게 설비 가동 중 발생한 2D 스캐너 인식 문제 해결 용역을 의뢰했고, 원고는 2016년 6월 30일까지 해당 용역 작업을 완료했습니다.

원고는 미지급된 설비대금 잔액, 추가 비용 및 별도 용역대금의 지급을 청구했으나, 피고는 원고가 설비 제작 및 보완공사를 제대로 완료하지 못했다며 대금 지급을 거부하여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원고가 멸균자동화설비 제작 및 보완공사를 계약대로 완료했는지 여부입니다.
2. 원고가 수행한 2D 스캐너 문제 해결 작업이 당초 설비 공급 계약과는 별개의 추가 용역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3. 추가 용역대금으로 적정한 금액은 얼마인지입니다.
4. 미지급된 설비대금과 추가 용역대금에 대한 피고의 지급 의무 및 그에 따른 지연손해금의 범위가 어떻게 되는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주식회사 B가 원고 주식회사 A에게 총 5,996만 원을 지급할 것을 명했습니다. 이 금액에 대해서는 2016년 9월 1일부터 2019년 6월 13일까지는 연 6%의 이자를, 그 다음날부터 채무를 완전히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이자를 추가로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10%, 피고가 나머지를 부담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원고 주식회사 A가 멸균자동화설비의 납품, SAT(현지 인수시험) 완료, 매뉴얼 송부 및 교육, 그리고 보완공사까지 모두 마쳤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가 작업 미완료를 이유로 대금 지급을 거부한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2D 스캐너 문제 해결 용역은 기존 설비 계약과 무관한 별도의 추가 작업으로 보았으며, 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적정 용역대금을 2,520만 원으로 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는 미지급된 설비대금 등 3,476만 원과 추가 용역대금 2,520만 원을 합한 총 5,996만 원을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지연손해금은 원고가 청구한 2016년 9월 1일부터 판결 선고일인 2019년 6월 13일까지는 상법에 따른 연 6%를 적용하고, 그 다음날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연 15%를 적용하도록 했습니다. 이는 원고가 소송 중 청구 금액을 감액하는 등 피고의 항변이 일부 타당하다고 인정된 부분이 고려된 결과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됩니다.

1. 민법 제390조 (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 채무자가 계약 내용대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채무불이행) 채권자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피고가 설비대금 및 추가 용역대금의 지급이라는 채무를 이행하지 않아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했으므로 손해배상(미지급 대금 및 지연손해금)을 해야 합니다.
2. 계약의 해석 원칙: 당사자들 사이에 체결된 계약 및 추가 약정의 내용은 당사자들의 의사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석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수행한 2D 스캐너 문제 해결 작업이 기존 설비 공급 계약과는 별개의 추가 용역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중요하게 다루어졌으며, 법원은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별개의 추가 작업임을 인정했습니다.
3. 상법 제54조 (법정이율)​: 상행위로 인한 채무에 대해 다른 약정이 없으면 연 6%의 이율이 적용됩니다. 이 사건은 주식회사들 사이의 상행위이므로,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기간, 즉 판결 선고일까지는 상법상 연 6%의 지연손해금 이율이 적용됩니다.
4.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법정이율)​: 금전채무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할 경우,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장 또는 이에 준하는 서면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날의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현재 연 15%)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판결에서는 피고의 항변이 일부 타당하다고 인정된 판결 선고일 다음 날부터 연 15%의 이율이 적용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 참고할 만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계약서의 명확한 작성: 본 계약 외에 발생할 수 있는 추가 작업, 설계 변경, 사양 변경 등에 대한 대금 정산 방식, 책임 소재 등을 계약서에 명확하게 약정해야 합니다. 구두 합의보다는 반드시 서면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추가 작업에 대한 별도 합의: 기존 계약 범위를 넘어서는 추가 용역이 발생할 경우, 해당 작업의 범위, 기간, 그리고 추가로 발생하는 대금에 대해 사전에 명확히 협의하고 이를 별도의 계약서나 합의서로 작성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대금 산정 방식(예: 작업 시간당 단가, 일괄 견적)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3. 작업 완료에 대한 증빙 확보: 설비 납품, 설치, 시험운전(FAT, SAT), 매뉴얼 제공, 교육 완료 등 모든 작업 단계에 대해 서명된 확인서, 완료 보고서, 사진, 작업 일지 등 객관적인 증빙 자료를 철저히 확보해야 합니다. 이는 추후 작업 미완료 주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4. 문제 발생 시 책임 소재 명확화: 설비 가동 중 문제가 발생하여 용역을 의뢰할 경우, 해당 문제가 기존 설비의 하자로 인한 것인지, 운영상의 문제인지, 아니면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한 것인지 등을 사전에 파악하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추가 비용 발생 여부와 부담 주체가 결정될 수 있습니다.
5. 미지급 대금 발생 시 대응: 대금 미지급이 발생하면 내용증명 발송 등을 통해 채무 이행을 최고하고, 약정한 지연손해금이나 법정 이율에 따라 이자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소송을 진행할 경우 청구 금액 및 변제기 등을 정확히 산정하고, 상대방의 항변에 대한 충분한 반박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소송 과정에서 청구 금액을 감액하거나 상대방의 주장을 일부 인정하는 경우, 지연손해금 이율 적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