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 도료 공급으로 인한 물품대금 청구 기각

주식회사 A는 주식회사 B에게 도료 등 제품을 공급하였습니다. 그러나 주식회사 B는 주식회사 A가 공급한 두 번째 도료(제2차 도료)를 사용한 자재에서 이색, 미경화, 크랙 등의 하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이로 인해 발생한 2억 4천여만 원의 손해를 물품대금 1억 9천여만 원과 상계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법원은 주식회사 A가 공급한 도료의 불완전이행으로 인해 주식회사 B에게 하자가 발생했고, 그 손해액이 물품대금 채권을 초과한다고 인정하여 주식회사 B의 상계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주식회사 A의 물품대금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도료를 공급한 회사)
• 피고: 주식회사 B (원고로부터 도료를 공급받아 제품을 생산하고 상위 도급 업체에 납품한 회사)
• 상위 도급 업체: ㈜C, ㈜D, ㈜E (피고로부터 제품을 납품받아 사용했으며, 이색, 미경화, 크랙과 같은 하자를 통보한 회사들)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주식회사 B에게 2019년 8월 16일부터 2020년 1월 30일까지 도료를 공급하고 물품대금 199,719,212원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주식회사 B는 2019년 9월 17일 이후 원고로부터 공급받은 화학물 성분이 조정된 '이 사건 제2차 도료'를 사용하여 목재 등 자재에 도장 작업을 마친 후 상위 도급 업체(㈜C, ㈜D, ㈜E)에 납품했는데, 해당 자재에서 '이색', '미경화', '크랙'과 같은 하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하자로 인해 주식회사 B는 재시공 및 재납품 등 하자 보수와 관련하여 240,798,937원이 넘는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이 손해배상 채권을 원고의 물품대금 채무와 대등액에서 상계하면 원고에게 지급할 금액이 없다고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1. 원고가 공급한 도료의 하자로 인해 피고에게 손해가 발생했는지 여부.
2. 피고의 손해배상 채권을 원고의 물품대금 채무와 상계할 수 있는지 여부.
3. 상법 제69조 제1항의 검사 및 통지 의무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 적용되는지 여부.
4. 피고에게 손해 발생 또는 확대에 기여한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결론

원고의 물품대금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되어 기각되었습니다. 이는 원고가 공급한 도료의 불완전이행으로 인해 피고가 입은 손해가 원고의 물품대금 채권을 초과했기 때문이며, 피고의 손해배상 채권으로 원고의 물품대금 채권이 모두 상계되었기 때문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 상법 제69조 제1항 (매수인의 목적물 검사 및 하자 통지의무)​: 상법 제69조 제1항은 상인 간의 매매에 있어 매수인이 목적물을 수령한 때 지체 없이 검사하고 하자 또는 수량의 부족을 발견한 경우에는 즉시 매도인에게 통지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이로 인한 계약해제 또는 대금감액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 판결에서 법원은 이 조항이 민법상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대한 특칙으로서, 채무불이행의 일종인 '불완전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청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물품의 하자로 인해 발생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상법 제69조 제1항의 즉시 통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더라도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을 수 있다는 법리가 적용됩니다.
• 채무불이행 (불완전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원고가 피고에게 약정한 품질의 도료를 공급하지 못하고 하자가 있는 도료를 공급한 것은 계약 내용에 따른 완전한 이행을 하지 못한 '불완전이행'에 해당합니다. 이로 인해 피고에게 재시공, 재납품 등 하자 보수와 관련된 손해가 발생했다면, 원고는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의무를 지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법원이 원고가 공급한 제2차 도료로 인해 하자가 발생했으며, 그로 인해 피고가 주장하는 손해액이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여 원고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습니다.
• 상계: 피고는 원고의 불완전이행으로 인해 발생한 자신의 손해배상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삼아, 원고의 물품대금 채권(수동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의 손해배상 채무액이 원고의 물품대금 채권액을 명백히 초과한다고 인정하여 피고의 상계 주장을 받아들였고, 결과적으로 원고의 물품대금 채권이 소멸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민법상 상계에 관한 규정에 따라, 두 당사자가 서로에게 동종의 채무를 지고 있을 때 일방의 의사표시로 그 채무를 소멸시키는 행위입니다.

참고 사항

• 물품 공급 계약에서 제품의 하자가 발생했을 경우, 하자의 원인과 손해 발생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특히 원재료를 공급받아 가공 후 다른 업체에 납품하는 경우, 원재료의 품질 문제는 최종 제품의 하자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원재료 공급 계약 시 품질 기준과 하자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상법상 매수인의 검사 및 통지 의무는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대한 특칙이며, 채무불이행에 해당하는 불완전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는 일반적으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불완전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의 경우, 하자 발견 즉시 통지하지 않았다고 하여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되는 것은 아닙니다.
• 계약 당사자 중 한쪽이 불완전이행으로 손해를 입었을 경우, 그 손해배상 채권을 상대방의 채권과 상계하여 자신의 채무를 소멸시킬 수 있습니다. 이때 손해액의 구체적인 산정과 증거 자료 확보가 중요합니다.
• 제품을 인도받은 후 일정 기간 내에 하자를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추후 하자가 밝혀진다면 그 원인이 공급된 물품에 있음을 입증하여 불완전이행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