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보수원의 심장 질환 사망, 업무상 재해 불인정 사건

D 도시건설국 소속 도로보수원으로 근무하던 망인 B씨는 2021년 12월 9일 근무 중 몸에 이상을 느껴 쓰러진 뒤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같은 날 심부전으로 사망했습니다.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 A씨는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근로복지공단은 망인의 업무와 심부전 발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광주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근거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원고는 망인의 실제 업무시간이 과로 상태였고, 한랭한 동절기 기후와 콤팩터 소음(90~95dB)에 상시 노출되는 유해한 작업 환경, 하루 평균 250kg 이상의 중량물 취급에 따른 육체적 강도 높은 업무, 상시적인 사고 위험과 장시간 순찰 및 운전 업무로 인한 정신적 긴장, 그리고 인력 감소 및 추가 업무로 인한 업무량 급증 등을 주장하며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심부전으로 사망한 도로보수원 망인 B의 배우자로,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임을 주장하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고 피고의 처분 취소를 요구한 사람.
• 피고 근로복지공단: 산업재해보상보험에 따라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는 주체로, 망인 B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지급을 거부한 기관.
• 망인 B: D 도시건설국 소속 공무직 근로자(도로보수원)로 근무 중 심부전으로 사망하여 이 사건의 발단이 된 인물.

분쟁 상황

제주시 도시건설국 도로보수원으로 근무하던 B씨는 2021년 12월 9일 근무 중 몸에 이상을 느껴 쓰러진 후 심부전으로 사망했습니다. B씨의 배우자인 A씨는 B씨의 사망이 과로, 유해한 작업환경 노출, 높은 육체적 및 정신적 강도의 업무, 그리고 업무량 증가 등 업무상 요인으로 인한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B씨의 사망 원인인 심부전이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하여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A씨는 근로복지공단의 결정이 부당하다며 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B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를 두고 법적 다툼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망인 B씨의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특히, 망인의 근무 환경(과로, 유해 환경 노출, 육체적/정신적 강도 높은 업무, 업무량 증가)이 심부전 발병 및 사망에 '상당인과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가 주된 판단 기준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씨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 근로복지공단이 내린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았으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망인 B씨의 사망(심부전)이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판단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기저질환 및 위험요인: 망인은 간경변, 고혈압(최고 혈압 162/110mmHg), 공복혈당장애(113mg/dL, 117mg/dL) 등 심부전을 유발할 수 있는 다수의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고, 위험 수준의 음주력과 흡연력이 있었습니다. 건강검진에서 간질환 의심, 고혈압 관리 필요성 등을 권고받았음에도 적절한 치료 없이 건강관리에 소홀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의학적 소견상 음주로 인한 심한 알코올성 간경변이 저단백혈증, 전신 부종, 알코올성 심근염을 거쳐 울혈성 심부전에 이른 것으로 추단되며, 이러한 기저질환과 위험요인만으로도 심부전 발병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
2. 업무 부담 관련: 피고가 산정한 업무시간(발병 전 1주일 45시간, 4주간 주 평균 44시간 54분, 12주간 주 평균 42시간 8분)이 적정하다고 판단했으며, 이는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되는 '발병 전 12주간 1주 평균 60시간 초과' 또는 '발병 전 4주간 1주 평균 64시간 초과' 기준에 미달했습니다. 또한, '발병 전 12주간 1주 평균 52시간 초과'로 업무와 질병 관련성이 증가하는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았습니다. 발병 전 24시간 이내 돌발 상황이나 급격한 업무환경 변화도 없었고, 업무량, 강도, 책임 및 업무 환경이 적응하기 어려울 정도로 바뀌었음을 인정할 객관적 자료도 없었습니다.
3. 업무 강도 및 환경: 중량물 취급 업무는 주된 업무에 부수적이며 동료와 협업했으므로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로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도로보수 업무의 특성상 정신적 긴장이 있었을 수 있으나, 망인이 15년 이상 근무하며 해당 업무에 익숙했을 것이고 발병 근접 시기 특별한 사고 경험도 없어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콤팩터 소음 노출이나 한랭 환경 노출 주장은 객관적 자료가 부족하여 '유해한 작업환경에 노출된 업무'로도 보지 않았습니다.
4. 종합 의학적 소견: 진료기록 감정의는 망인의 질병이 업무 내용, 업무시간, 업무 환경과 무관하게 진행되었을 것으로 보이며, 사망 원인은 기저질환(알코올성 간경변)의 자연적인 경과에 의한 이차적인 심부전이므로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소견을 제시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의학적 소견을 합리적으로 받아들여,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재해라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의 주요 관련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 (업무상 재해의 정의)​: 이 조항은 "업무상의 재해"를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망인의 사망이 이 정의에 부합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었으며,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해야 합니다.
• 상당인과관계의 법리: 법원은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유무를 판단할 때,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지만,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될 수 있어야 한다고 판시합니다. 이때 인과관계의 판단은 보통 평균인이 아닌 '해당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합니다. 하지만, 현대의학상 질병의 발병 및 악화 원인이 업무 외에 사적인 생활 요인(기저질환, 생활 습관 등)이 관여하여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에는,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 발생 또는 악화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당인과관계를 곧바로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망인에게 확인된 알코올성 간경변,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과 음주, 흡연 이력 등 '업무와 관계없이 심부전 발병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는 위험요인'이 다수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업무 요인이 이러한 기저질환에 의한 인과력을 배제할 만큼 결정적이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업무상 재해 인정에 있어 개인의 건강 상태와 비업무적 요인도 면밀히 검토된다는 중요한 법리를 보여줍니다. 또한,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 평가 기준으로 '업무시간'이 중요한 요소로 활용되는데, 관련 고시(뇌혈관질환 또는 심장질환의 업무 관련성 판단 기준)에 따라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60시간(또는 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하며, 1주 평균 52시간을 초과하는 경우 관련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봅니다. 이 사건에서 망인의 업무시간은 이러한 기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참고할 수 있는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저질환 관리의 중요성: 고혈압, 당뇨, 간질환 등 심혈관계 질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업무상 재해 인정 시 개인의 건강 상태 및 관리 태도가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수 있으므로 꾸준한 건강 관리와 적절한 치료가 필수적입니다. 건강검진 결과 이상 소견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여 추가 검사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 업무 시간 및 강도의 객관적 기록 확보: 업무상 재해를 주장할 때는 실제 업무 시간, 작업 내용, 업무 강도 변화, 유해 환경 노출 여부 등에 대한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자료(예: 출퇴근 기록, 작업 일지, 차량 운행 기록, 업무 지시 내역, 소음 측정 기록 등)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사 시스템상 입력되지 않는 실제 추가 업무 시간이 있다면 이를 증명할 수 있는 다른 증거(예: 동료 진술, 개인 기록 등)를 준비해야 합니다.
• 업무 부담 가중 요인에 대한 구체적 증명: 업무량이 급증하거나 인력 감소 등으로 업무 부담이 가중되었다는 주장은 단순히 추측이 아닌, 구체적인 증거(예: 이전 대비 업무량 데이터, 인력 변동 내역, 추가된 업무 내용 및 소요 시간 등)로 입증해야 합니다. 육체적 또는 정신적 강도가 높은 업무였다면 이에 대한 의학적 소견이나 전문가 평가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업무 환경 변화의 객관적 입증: 소음, 한랭 등 유해한 작업 환경에 노출되었다는 주장은 전문기관의 측정 자료나 의학적 평가 등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입증해야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상당인과관계의 법리 이해: 업무상 재해 인정은 업무와 질병/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에 달려있습니다. 이는 반드시 의학적으로 명확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의 기저질환이나 사적인 생활 요인으로 인한 발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로 업무 요인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 미쳤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막연한 과로나 스트레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