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 체납자가 사위에게 부동산 근저당 설정한 행위 취소

종합소득세 18억여 원을 체납한 G이 자신의 사위 E에게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해준 사건입니다. 대한민국은 이 행위를 사해행위로 보고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은 소송이 제척기간을 지키지 못했다며 각하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은 제척기간 주장을 기각하고, G의 근저당권 설정이 사해행위에 해당하며 G과 사위 E 모두 사해의사와 악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취소하고 등기말소를 명령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항소인: 대한민국 (법무부장관 A가 법률상 대표자로서 소송을 수행) - G의 종합소득세 조세채권자
• 피고/피항소인: E (법무법인 테헤란이 소송대리) - G의 사위이며, G으로부터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받은 자
• G: 대한민국에 종합소득세 약 18억 2천만 원을 체납한 채무자, E에게 문제의 근저당권을 설정해준 사람
• J 주식회사: G이 과거 대표이사로 재직했으며, G의 상여 소득의 원천이 된 회사

분쟁 상황

G은 J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일하며 발생한 상여 소득에 대한 2017년 귀속 종합소득세 약 18억 2천9백만 원을 2023년 4월 24일 기준으로 체납하고 있었습니다. G은 이러한 체납 상태에서 2019년 11월 1일 자신의 사위인 E와 별지 목록에 기재된 부동산에 대해 채권최고액 5억 5천만 원의 근저당권 설정 계약을 맺고 2020년 1월 13일 등기를 마쳐주었습니다. 이에 대한민국은 G이 채무초과 상태에서 자신의 재산을 처분한 행위가 다른 채권자들의 공동담보를 부족하게 만드는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며 근저당권설정계약의 취소와 등기말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은 크게 다음 쟁점들을 다루었습니다:

1. 채권자취소 소송의 제척기간 1년이 지났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채권자(대한민국)가 사해행위의 취소원인을 알게 된 시점을 언제로 볼 것인가.
2. G이 체납한 종합소득세 채권이 E와의 근저당권 설정 계약 이전에 성립한 유효한 피보전채권인지 여부.
3. G이 채무초과 상태에서 E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준 행위가 다른 채권자(대한민국)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G의 사해의사가 인정되는지.
4. 근저당권을 설정받은 수익자 E가 G의 행위가 사해행위임을 알았는지(악의) 여부.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G과 피고 E 사이에 2019년 11월 1일 체결된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취소하며, 피고 E는 G에게 서울중앙지방법원 등기국 2020년 1월 13일 접수 제6823호로 마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합니다.

결론

항소심 법원은 대한민국의 항소를 받아들여 1심 판결을 취소하고, G과 피고 E 사이의 근저당권 설정 계약이 사해행위임을 인정하여 이를 취소하고 등기말소를 명령했습니다. 법원은 G의 종합소득세 채권이 근저당권 설정 계약 이전에 이미 성립한 피보전채권이고, G이 채무초과 상태에서 사위인 E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준 행위는 다른 채권자들을 해하는 사해행위이며, G과 수익자 E 모두 사해의사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세무공무원의 통상적인 압류만으로는 사해행위의 취소원인을 알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제척기간도 준수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406조 제2항 (채권자취소권의 행사기간)​: 이 조항은 채권자취소권이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행사되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취소원인을 알게 된 날'이란 단순히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을 넘어, 그 법률행위가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사해행위)이며 채무자에게도 그러한 의사(사해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알았을 때를 의미합니다. 국가가 조세채권을 가지고 사해행위를 다툴 때에는, 조세채권 추심 업무를 담당하는 세무공무원의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2. 국세징수법 제25조 (사해행위의 취소)​: 이 법은 납세자가 국세 징수를 피하기 위해 재산을 은닉하거나 거짓 계약을 하는 등의 사해행위를 한 경우에도 민법의 채권자취소권 규정을 준용하여 해당 행위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합니다.
3. 국세기본법 제21조 제2항 제1호 (납세의무의 성립 시기)​: 종합소득세는 해당 과세기간이 끝나는 때에 납세의무가 성립한다고 명시합니다. 이 사건의 경우, 2017년 귀속 종합소득세는 2017년 12월 31일에 납세의무가 성립한 것으로 보았으며, 이는 나중에 세금이 결정고지된 시점(납세의무의 확정)과는 다르게 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근저당권 설정 계약일(2019년 11월 1일) 이전에 이미 조세채권이 성립한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4. 사해행위 및 사해의사, 수익자의 악의 추정: 채무자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특정 채권자에게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채권자에 대한 사해행위로 간주됩니다. 이러한 경우 채무자에게는 사해의사가 있었다고 인정되며, 재산을 받은 수익자(이 사건의 E)도 채무자의 사해행위를 알았다는 '악의'가 추정됩니다. 수익자는 자신이 선의였다는 객관적 증거를 제시하여 이 추정을 뒤집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E가 채무자 G의 사위로서 재산 상태를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었고, 대여금 지급과 근저당권 설정 시기의 차이 등을 들어 E의 악의 추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세금 체납이 있는 사람이 자신의 재산을 처분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는 행위는 사해행위로 판단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에게 재산을 넘기는 행위는 법원에서 더욱 엄격하게 판단됩니다.
2. 가족이나 지인이 채무자로부터 재산을 받은 경우, 해당 가족이나 지인은 채무자의 사해행위를 몰랐다는 주장을 하더라도 법원은 이를 쉽게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를 '악의의 추정'이라고 하며, 재산을 받은 사람이 사해행위가 아님을 증명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3. 채권자가 재산처분 사실을 알았다고 해서 무조건 사해행위취소 소송의 제척기간(1년)이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채무자의 채무초과 상태와 그 행위가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구체적으로 인지했을 때 비로소 제척기간이 시작되는 것으로 봅니다.
4. 종합소득세와 같은 세금 채권은 세무서에서 납세고지서가 발부되는 시점이 아니라 과세기간이 종료하는 시점에 납세의무가 성립합니다. 따라서 재산 처분 시점 이전에 과세기간이 종료되었다면, 아직 세금 고지가 되지 않았더라도 그 세금 채권은 사해행위취소 소송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