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재판 배제 결정에 대한 항고 절차 관련 사건

피고인들은 명예훼손, 모욕, 옥외광고물법 위반 혐의로 정식재판을 청구한 후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했으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피고인들은 이 불결정에 불복하여 즉시항고 및 재항고를 제기했고, 이 과정에서 단독재판부 관할 사건의 국민참여재판 배제 결정에 대한 불복 절차가 형사소송법과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에 명시되어 있지 않아 피고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습니다. 법원은 해당 법 조항들이 위헌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B (제단사): 명예훼손, 모욕, 옥외광고물등의관리와옥외광고산업진흥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정식재판을 청구하고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한 당사자
• 피고인 C (언론인): 명예훼손, 모욕, 옥외광고물등의관리와옥외광고산업진흥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정식재판을 청구하고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한 당사자
• 신청인 (피고인들의 변호인 손영현): 피고인들을 대리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한 변호사

분쟁 상황

피고인들은 2020년 4월 18일 명예훼손, 모욕, 옥외광고물등의관리와옥외광고산업진흥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약식명령을 받고 정식재판을 청구했습니다 (2022고정1339 사건). 2022년 12월 13일 공판 진행 중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는 의사를 표시했으나, 2023년 1월 26일 단독판사는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피고인들은 이 결정에 불복하여 즉시항고를 제기했으나 2023년 2월 3일 기각되었고, 이에 다시 재항고를 하면서 동시에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습니다. 이 신청은 단독재판부 관할 사건의 국민참여재판 배제 결정에 대한 불복 절차가 현행법에 미비하여 피고인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핵심 쟁점

단독판사 관할 사건의 국민참여재판 배제 결정에 대한 불복 절차가 형사소송법 제403조 및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9조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것이 피고인의 국민참여재판 받을 권리, 행복추구권, 평등권을 침해하는 불완전·불충분한 입법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들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과 형사소송법의 해당 조항들이 피고인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으며, 입법부가 국민참여재판의 범위와 절차를 정하는 데 있어 넓은 재량권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단독판사 관할 사건을 국민참여재판 대상에서 제외하고 그 배제 결정에 대한 불복 절차를 따로 두지 않은 것이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인 차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헌법 제11조의 평등권이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형사소송법 제403조 (판결 전의 결정에 대한 항고)​: 이 조항은 재판 도중의 여러 결정에 대해 항고(불복)할 수 있는지를 규정합니다. 제1항은 판결 전 소송절차에 관한 결정에 대해서는 특별히 즉시항고가 허용된 경우 외에는 항고할 수 없다고 명시합니다. 이는 신속한 재판 진행을 위한 원칙입니다. 다만, 구금, 보석, 압수 등 인권 제한적 성격이 강한 강제처분 결정(제2항)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보통항고를 허용하여 당사자의 권리를 구제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국민참여재판 신청 허부 결정이 제1항의 '즉시항고를 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며, 제2항의 강제처분에도 해당하지 않아 불복 절차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2.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9조 (배제결정)​: 이 조항은 법원이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할 수 있는 경우를 규정합니다. 배심원 등에게 위험이 있거나 공정한 직무 수행이 어려운 경우, 공범 관계의 피고인 중 일부가 원하지 않는 경우, 성폭력범죄 피해자 또는 법정대리인이 원하지 않는 경우, 그 밖에 국민참여재판이 적절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제1항). 법원은 이러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의견을 들어야 하며 (제2항), 이 결정에 대해서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제3항).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단독판사 관할 사건의 국민참여재판 배제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 절차가 법률에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3. 헌법상 기본권 (재판받을 권리, 행복추구권, 평등권)​: 헌법 제27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이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해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 측은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가 이 조항에 포함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권리가 '모든 형태 및 심급의 재판'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국민참여재판의 도입 여부나 범위는 입법부의 재량에 속한다고 보았습니다. 헌법 제11조의 평등권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입니다. 피고인 측은 단독재판부 관할 사건의 피고인을 합의부 관할 사건의 피고인과 비교하여 국민참여재판 배제 결정에 대한 불복 절차를 달리하는 것이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단독판사 관할 사건과 합의부 관할 사건의 성격 및 사회적 파급력 차이 등을 고려할 때, 이러한 차별이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이라고 볼 수 없어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행복추구권은 보충적인 기본권으로서,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지 않는 이상 이 사건에서 별도로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참고 사항

국민참여재판은 모든 형사사건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며, 주로 사회적 파급력이 크거나 중한 범죄를 다루는 합의부 관할 사건에 대해 적용됩니다. 피고인에게는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가 헌법상 재판받을 권리 안에 당연히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고, 그 범위는 입법부가 결정할 수 있는 입법 재량의 영역입니다. 따라서 단독판사 관할 사건에 대해 국민참여재판이 배제되거나 그 배제 결정에 대한 특별한 불복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않더라도, 이는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피고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만약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가 배제 결정을 받더라도, 이 결정에 대한 불복 절차가 법에 명시되지 않은 경우에는 추가적인 불복이 어렵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국민참여재판은 배심원의 확보, 재판 진행을 위한 자원 등 현실적인 운영의 어려움이 고려될 수 있으며, 배심원 평결에 기속력이 없는 우리나라 제도의 특성도 재판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