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공사대금 분쟁으로 우레탄 공사 하도급 계약이 해지된 사건

원고(하수급인)는 피고(수급인)로부터 두 건의 우레탄 스프레이 공사를 하도급받았습니다. 이 중 하나의 공사(G동 공사) 대금 정산 문제로 분쟁이 발생하자, 원고는 다른 공사(F동 공사)의 착수를 G동 공사 대금 정산 완료와 연계하여 진행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피고는 F동 공사 계약을 해지했고, 원고는 피고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로 인해 F동 공사의 이행이익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채무불이행(이행 지체 및 이행 거절)을 인정하여 피고의 계약 해지가 적법하다고 판단,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원고): 피고로부터 물류센터 우레탄 스프레이 공사를 하도급받은 하수급인입니다.
• B 주식회사 (피고): C사로부터 물류센터 저온설비공사를 도급받아 원고에게 우레탄 스프레이 공사를 하도급한 수급인입니다.
• C (도급인): 인천 서구 D 물류센터 2차 신축공사의 도급인입니다.
• H, I (도급인): 화성시 동탄구 J 일대 물류센터 신축공사의 도급인입니다.
• L주식회사: 원고가 체결한 이행(계약)보증보험 및 이행(선급금)보증보험의 보험회사입니다.
• 주식회사 O: 피고가 원고와의 F동 공사 계약 해지 후 F동 공사를 새로 하도급 준 업체입니다.

분쟁 상황

B 주식회사(피고)는 주식회사 A(원고)에게 인천 E 물류센터 F동 우레탄 스프레이 공사(이하 'F동 공사')와 화성 J 물류센터 G동 우레탄 스프레이 공사(이하 'G동 공사')를 각각 하도급했습니다. G동 공사는 2022년 4월 25일에 완공되었으나, 원고는 피고에게 추가 공사비 4억 원과 원자재 가격 상승분 4억 원을 포함하여 총 8억 원의 추가 공사비 지급을 요구했고, 피고는 4층 공사 물량 삭제로 인해 공사대금을 7억 원 감액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G동 공사대금 정산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이후 원고 대표이사는 2022년 6월 30일 피고 대표이사와의 통화에서 G동 공사대금 정산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F동 공사를 진행할 수 없고, 계약이 취소되더라도 문제 삼지 않겠다고 발언했습니다. 피고는 F동 공사 책임자 상주, 공정표 제출, 선급금 이행보증증권 제출 등을 원고에게 요청했으나, 원고는 G동 공사 정산이 완료되는 대로 제출하겠다고 답하며 F동 공사 이행을 미뤘습니다. 이에 피고는 2022년 7월 27일 원고의 계약 이행 의지 없음을 이유로 F동 공사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습니다. 원고는 피고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라며 F동 공사 이행이익 상당의 손해배상액 122,814,747원을 피고에게 청구하는 소를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원고가 G동 공사 대금 미정산을 이유로 F동 공사 착수를 지체하고 이행을 거절한 것이 피고의 F동 공사 계약 해지 사유가 될 수 있는지, 피고의 계약 해지가 적법한지 여부가 핵심 쟁점입니다. 또한, F동 공사 착수 지연이 물류센터 외장공사 지연 때문인지, 또는 피고의 선급금 미지급 때문인지도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가 F동 공사 계약일로부터 2주 이내에 선급금 보증보험 증권을 제출하지 않았고, G동 공사 대금 미정산을 이유로 F동 공사 이행을 지체했으며, 심지어 F동 공사를 포기하겠다는 명확한 의사까지 표시했으므로 피고의 계약 해지는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가 주장하는 물류센터 외장공사 지연이나 피고의 선급금 미지급, 불안의 항변권 행사 등은 계약 해지의 주된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G동 공사와 F동 공사는 계약 당사자가 동일하더라도 별개의 계약이므로, 한쪽 계약의 문제를 이유로 다른 계약의 이행을 거절할 수 없다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사건과 관련된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민법 제536조 제2항 (불안의 항변권): 이 조항은 계약 당사자 일방이 선이행 의무를 가지는 경우에도 상대방의 신용 불안이나 재산 상태 악화 등 '현저한 사유'로 반대급부를 이행받기 어렵다고 인정될 때 자신의 선이행 의무 이행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러나 본 사례에서는 원고의 G동 공사대금 미정산 주장이 F동 공사와 별개이며, 피고의 신용 불안 등 '현저한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법원은 불안의 항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다른 계약의 분쟁만으로는 불안의 항변권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민법 제673조 (도급인의 임의 해지): 도급인은 수급인이 일을 완성하기 전에는 언제든지 계약을 해제할 수 있으나, 이 경우 수급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원고는 피고가 이 조항에 따라 계약을 해지했으며 손해배상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원고의 채무불이행이 명백하므로 이 조항에 따른 해지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즉,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인한 계약 해지는 도급인의 임의 해지에 해당하지 않아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계약 해지: 계약의 일반 조건이나 특수 조건에 명시된 의무(예: 선급금 보증보험 증권 제출, 공사 착수 등)를 이행하지 않거나, 이행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표시하는 경우(이행 거절) 상대방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는 원고가 계약일로부터 2주 이내 선급금 보증보험 증권을 제출하지 않았고, G동 공사대금 미정산을 이유로 F동 공사 착수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으므로, 피고의 계약 해지는 원고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적법한 해지로 인정되었습니다.
• 위험물안전관리법 제2조 제1항 제4호: 위험물 옥외저장소에 대한 정의와 허가 절차를 규정합니다. 본 사례에서 우레탄은 제4류 인화성액체인 제4석유류로서 지정수량 6,000리터 이상을 보관할 경우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가 단순히 허가 절차를 진행한 것만으로는 공사 착수로 보기 어렵고, 초기 단계에서는 필수적인 선행 작업이 아닐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특정 인허가 절차가 진행되었다고 해서 바로 공사 이행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계약 이행의 실질적 내용과 연관성을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세요.

• 별개 계약의 독립성 유지: 계약 당사자가 동일하더라도 여러 개의 계약을 체결한 경우, 각 계약은 원칙적으로 별개로 존재합니다. 한 계약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서 이를 이유로 다른 계약의 이행을 거부하거나 지체하는 것은 정당한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각 계약의 의무를 독립적으로 이행해야 불필요한 분쟁을 피할 수 있습니다.
• 채무불이행 및 계약 해지 사유의 명확성: 계약 내용에 따라 명확히 정해진 의무(예: 특정 기한 내 서류 제출, 공사 착수, 현장 책임자 배치 등)를 이행하지 않거나, 이행할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밝히는 경우(이행 거절) 상대방은 계약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구두로라도 이행 거절 의사를 표시한 경우 법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발언에 신중해야 합니다.
• 선이행 의무의 중요성: 계약서에 선급금 보증보험 증권 제출과 같은 선이행 의무가 명시되어 있다면, 이 의무를 먼저 이행해야 상대방의 의무(선급금 지급 등) 이행 지체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선이행 의무를 지키지 않은 채 상대방의 의무 불이행을 탓하기는 어렵습니다.
• 불안의 항변권 행사 요건: 계약 이행에 대한 상대방의 불안을 이유로 자신의 이행을 거절하는 '불안의 항변권'은 상대방의 신용 불안, 재산 상태 악화 등 객관적으로 반대급부를 받기 어렵다고 인정될 만한 현저한 사정이 있을 때만 인정됩니다. 단순히 다른 계약의 정산이 지연된다는 이유만으로는 불안의 항변권 행사가 정당화되기 어렵습니다.
• 계약 진행 상황의 기록 및 증거 확보: 공사 착수 준비, 공정표 제출, 회의 참석, 인허가 진행 등 계약 이행을 위한 모든 활동은 문서(공문, 이메일, 회의록 등)나 기타 객관적인 방법으로 상세히 기록하고 증거를 남겨야 합니다. 단순히 회의에 참석하는 것만으로는 실제 이행 준비로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으며, 실제 인적·물적 자본 투입 여부가 중요하게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