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출산 산모의 뇌손상 손해배상 사건

제왕절개 출산 후 폐색전증으로 심정지가 발생했던 산모가 상급병원으로 전원되는 과정에서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게 되자, 산모와 가족들이 피고 병원 의료진이 전원 과정에서 활력징후 감시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으나,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의 의료상 과실 및 그 과실과 뇌손상 결과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병원에서 제왕절개술을 받고 심정지 및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은 산모
• 원고 B: 원고 A의 배우자
• 원고 C, D: 원고 A과 B의 자녀들 (미성년자, 법정대리인 부 B, 모 A)
• 피고 E, F, G, H, I, J, K: 원고 A이 출산한 Q병원(피고 병원)을 개설, 운영하는 의사들
• 피고 L, M: 피고 병원 소속 의사들
• 피고 N: 피고 병원 소속은 아닌 마취통증의학과 의사

분쟁 상황

원고 A은 O일자 피고 병원에서 제왕절개술로 원고 D를 출산하였고 수술 후 특별한 이상 소견 없이 회복 중이었습니다. 그러나 2016. 7. 3. 10:22경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서다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청색증, 호흡곤란, 의식 저하 및 활력징후 미측정 상태를 보였습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여 10:35경 맥박 회복, 10:41경 혈압 123/82mmHg, 맥박 146회/분으로 활력징후 및 자발 호흡을 회복하였습니다. 이후 10:43경 원고 A은 피고 병원 구급차에 탑승하여 충남대학교병원으로 이송되었는데, 이송 당시 구급차에는 혈압, 맥박, 심전도, 산소포화도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장비가 없었고, 당직 의사 R가 동승하여 앰부배깅으로 산소를 공급했습니다. 원고 A은 10:52경 충남대학교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였으나, 충남대학교병원 초진기록에는 자발 호흡이 없고, 혼수상태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며, 혈압이 측정되지 않고 무맥성 전기활동 상태인 것으로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충남대학교병원 의료진은 10:57경 원고 A의 맥박이 42회/분으로 감소하고 무맥성 전기활동 상태가 확인되자 심폐소생술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원고 A은 광범위한 폐동맥 색전증으로 진단되었고,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인한 사지마비 등으로 현재까지 재활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전원 과정에서 활력징후 감시를 소홀히 하여 저산소성 뇌손상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 병원 의료진이 제왕절개 후 심정지가 발생하여 회복된 산모를 상급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활력징후 감시장치 없이 이송하고 면밀한 감시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과실이 산모의 저산소성 뇌손상 발생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원고 A을 상급병원으로 이송할 당시 활력징후 감시장치 없이 이송한 사실은 인정하였으나,

1. 피고 병원 출발 당시 원고 A의 활력징후와 의식 수준이 회복된 상태였고, 이송 중 특별히 악화되었다고 볼 기록이 없는 점.
2. 구급차에 동승한 의사가 앰부배깅을 통해 산소를 공급하며 시진, 촉진, 청진 등으로 원고 A의 상태를 살폈을 것으로 보이는 점.
3. 충남대학교병원 응급실 도착 당시 원고 A의 맥박이 촉지되어 즉시 심폐소생술이 시작되지 않았고, 도착 후 약 10분 뒤 맥박 감소가 확인되어 심폐소생술이 시작된 점 등을 종합할 때, 이송 과정에서 피고 병원 의료진의 과실로 인해 원고 A에게 다시 심정지가 발생하여 저산소성 뇌손상이 초래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더불어, 폐색전증 환자의 경우 심폐소생술을 적절하게 시행하여도 저산소로 인한 사망 및 심각한 뇌손상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진료기록감정 결과도 고려되었습니다. 따라서 피고 병원 의료진의 의료상 과실과 저산소성 뇌손상이라는 결과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또한, 피고 L, M, N에 대한 청구는 이들이 피고 병원을 개설, 운영하는 의사라는 증거가 없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1. 응급환자 전원 시 의료기관은 환자의 안전한 이송을 위해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라 환자 상태에 적합한 의료기구 및 인력을 반드시 제공해야 합니다. 이송 중 환자의 상태가 언제든지 악화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인 관찰과 대비가 필요합니다.
2. 심폐소생술 후 자발순환이 회복된 환자라도 재차 심정지가 발생할 위험이 높으므로, 이송 중에도 혈압, 맥박, 산소포화도 등의 활력징후를 지속적으로 면밀히 모니터링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고 의료진이 동승하여 즉각적인 처치가 가능하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3. 의료사고 분쟁 발생 시,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 행위(과실)와 그로 인한 환자의 피해 발생 사이에 명확한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단순히 결과가 나쁘다는 것만으로는 의료과실이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4. 이송 전 의료기관과 이송 후 의료기관 간의 진료 기록 및 환자 상태 기록은 면밀히 비교 검토되어야 합니다. 특히 이송 중 환자의 활력징후 변화나 의료진의 조치 내용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환자나 보호자는 응급 상황 발생 시 의료진의 조치 내용, 시간, 환자 상태 변화 등을 가능한 한 상세히 기록해두는 것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