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
피고인 A은 보이스피싱 콜센터 상담원으로 일하다 국내로 돌아와 피고인 B을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인출하고 송금하는 현금 인출책으로 끌어들였습니다. 피고인 B은 성명불상의 지시에 따라 물품보관함 등에서 타인 명의의 체크카드(대포카드) 62장을 수거하여 보관하고, 이를 이용해 보이스피싱으로 편취한 돈 1억 9천만 원 가량을 인출하여 조직에 송금했습니다. 이들은 총 14명의 피해자로부터 약 1억 9천만원 상당의 사기 피해를 발생시켰으며, 사기죄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 A에게 징역 3년 6월, 피고인 B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되, 각각 5년과 3년간의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보호관찰 및 2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습니다.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은 개인정보 DB를 이용해 금융기관을 사칭하며 저금리 대환대출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속여 기존 대출 상환금 명목으로 돈을 편취했습니다. 또한, '허위 거래실적을 통한 대출'을 빌미로 차명 체크카드 등 접근매체를 교부받아 편취금 인출에 사용했습니다. 피고인 A은 2019년 2월경 중국 청도 콜센터에서 상담원 역할을 담당하며 피해자 D로부터 347만 원을 편취한 바 있습니다. 이후 피고인 A은 콜센터 관리자와의 갈등으로 국내로 입국한 뒤, 기존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함께 일하던 공범 C으로부터 차명 체크카드 수거 및 인출 제안을 받았습니다. 피고인 A은 2019년 4월 1일경 피고인 B에게 현금 인출 및 무통장 송금 일을 제안하며 인출금의 4% 수당 중 50%를 나눠 갖기로 했습니다. 피고인 B은 성명불상자('L')의 지시를 받아 물품보관함 등에서 현금 인출에 필요한 차명 체크카드 62장을 수거, 보관하면서 이를 통해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인출하고 조직 계좌로 송금했습니다. 피고인 B은 이 과정을 피고인 A에게 보고하고 수당의 절반을 전달했습니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총 14명의 피해자들로부터 합계 1억 7천7백여만 원(2019고단2209 사건), 그리고 다른 피해자 U로부터 1천2백여만 원(2019고단3783 사건) 등 총 약 1억 9천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편취했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하여 피해자들을 상대로 한 사기 범행이 인정되는지, 그리고 범죄에 이용될 목적으로 타인 명의의 체크카드 등 접근매체를 수거하고 보관한 행위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에 해당하는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 A에게 징역 3년 6개월, 피고인 B에게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다만, 이 판결이 확정된 날로부터 피고인 A에 대하여 5년간, 피고인 B에 대하여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또한 피고인들에게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각 2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하고, 피고인 A으로부터 압수된 증 제66호와 피고인 B으로부터 압수된 증 제65호를 몰수했습니다. 검사가 몰수를 구한 나머지 체크카드들에 대해서는 범인 이외의 사람의 소유에 속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몰수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보이스피싱 범행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계획적, 조직적인 범죄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으며, 접근매체를 범죄에 이용할 것을 알면서 보관하거나 전달하는 행위 역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인 A은 콜센터 상담원으로 직접 활동하고 이후 피고인 B을 끌어들여 범행에 가담시킨 점, 피고인 B은 불법임을 알면서도 현금 인출 및 송금 역할을 직접 담당한 점을 고려하여 각자의 책임이 무겁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기소 이후 피고인들이 실제 금전적 피해가 없는 피해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피해자들과 모두 합의하여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한 점, 범행을 반성하고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는 점, 각 초범인 점 등을 참작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본 사건은 주로 사기죄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에 해당하며, 관련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형법 제347조 제1항(사기)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피해자들을 속여 돈을 편취한 행위가 이 조항에 해당하며, 피고인들은 이러한 사기 범행에 공모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부담했습니다. 둘째, 형법 제30조(공동정범)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피고인 A과 B은 성명불상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순차적으로 공모하여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범행을 저질렀으므로, 이 조항에 따라 공동정범으로 처벌받았습니다. 셋째,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2호 및 제6조 제3항 제3호는 누구든지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체크카드, 통장 등)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보관, 전달, 유통하는 행위를 금지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피고인 B이 보이스피싱 범행에 사용될 것을 알면서 다량의 차명 체크카드를 수거하여 보관한 행위와 이에 공모한 피고인 A의 행위가 이 조항에 해당합니다. 넷째, 형법 제62조의2(보호관찰 및 사회봉사명령)는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경우 재범 방지 및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해 보호관찰을 명하거나 사회봉사 또는 수강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피고인들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됨과 동시에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명령이 내려진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형법 제48조 제1항(몰수)에 따라 범죄행위에 제공되었거나 제공하려고 한 물건은 몰수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범행에 사용된 일부 물건들이 몰수되었습니다.
보이스피싱은 수법이 다양하고 교묘하므로, 아래 사항들을 숙지하여 유사한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째,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은 어떤 경우에도 전화나 문자를 통해 개인의 금융정보(계좌번호, 비밀번호, OTP 등)나 현금 인출/송금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요구를 받으면 즉시 보이스피싱임을 의심해야 합니다. 둘째, '고수익 알바'나 '쉬운 돈벌이'를 명목으로 타인 명의의 통장, 체크카드, 신분증 등 접근매체를 빌려주거나 전달, 보관하는 행위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엄중한 처벌을 받습니다. 이는 보이스피싱과 같은 중대 범죄에 직접 가담하는 행위로 간주되며, 단순히 '심부름'이라고 생각했다 하더라도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셋째, 신용점수를 올려주거나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는 명목으로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라고 하거나, 체크카드를 보내주면 신용자료가 남지 않는다는 식의 달콤한 제안은 모두 보이스피싱의 전형적인 수법입니다. 의심스러운 연락을 받으면 즉시 경찰청 112, 금융감독원 1332로 신고하거나 해당 금융기관에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넷째, 범죄에 가담하게 된 경우라도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양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나, 범죄의 심각성을 줄이는 것은 아님을 명심해야 합니다. 섣부른 판단으로 범죄에 연루되지 않도록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