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제조 위탁업체 변경에 따른 계약 위반과 미지급 물품 대금 판결

의료기기 제조 및 판매 업체인 원고 주식회사 A가 피고 주식회사 B에게 의료기기 제조를 위탁하고 인허가 사업을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피고가 원고의 동의 없이 제3의 업체에 제조위탁을 이전하고 물품 대금을 미지급하여 발생한 분쟁입니다. 법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2020년 7월부터 9월까지의 미지급 물품 대금 59,414,738원과 제조위탁 계약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금 216,889,293원, 총 276,304,031원 및 각 금액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의료기기 제조 및 판매를 하는 회사입니다. 피고에게 특정 의료기기의 제조를 위탁하고 인허가 관련 사업을 양도했으며, 피고로부터 미지급된 물품 대금과 계약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 피고 주식회사 B: 의료기기 제조, 판매,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회사입니다. 원고로부터 의료기기 제조를 위탁받고 인허가 권리를 양수했으나, 원고의 동의 없이 다른 회사에 제조위탁을 이전하여 계약을 위반했으며, 원고에게 물품 대금을 미지급했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 주식회사 A는 주사기 등 의료기기를 제조하여 피고 주식회사 B에 공급해왔습니다. 양사는 특정 의료기기(C)에 대해 제조위탁 계약 및 제품 인허가 사업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계약에 따라 원고는 피고에게 제조위탁을 하고 판매권을 독점하며, 피고는 원고의 승인 없이 제3자에게 판매하거나 제조위탁을 이전할 수 없도록 약정했습니다. 또한 일방적인 계약 해지 또는 제조위탁을 제3자에게 이전할 경우 1년 매출액 상당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이후 원고는 피고에게 2020년 7월부터 9월까지 의료기기를 공급했으나 피고는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피고는 원고와의 계약 기간 중 2020년 7월경 다른 회사(H)와 업무협약을 맺고 이 사건 의료기기의 제조자를 H로 변경하는 절차를 진행하여 새로운 GMP 인정서와 변경인증을 받았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가 계약을 위반하고 제조위탁을 제3자에게 이전했다며 물품 대금과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피고는 물품 대금 일부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원고가 양수도 계약상의 의무를 불완전하게 이행하고 일방적으로 인허가 권한을 양도하여 계약을 해지했으므로, 피고가 지급한 착수금 및 손해배상금을 원고에게 청구할 수 있다며 상계 항변을 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가 원고에게 2020년 7월부터 9월까지의 의료기기 물품 대금 54,381,813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
2. 피고가 제조위탁 계약상 제조위탁을 제3자에게 이전하지 말아야 할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 및 그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 발생 여부.
3. 원고의 양수도 계약 위반을 이유로 피고가 주장하는 상계 항변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피고는 원고에게 276,304,031원 및 그중 59,414,738원에 대해서는 2022년 4월 28일부터, 216,889,293원에 대해서는 2023년 5월 16일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됩니다.
3. 소송 비용은 피고가 모두 부담합니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결론

법원은 다음과 같이 결론 내렸습니다.

1. 물품 대금 청구에 대하여: 피고가 원고로부터 2020년 7월, 8월, 9월분 의료기기를 공급받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물품 대금 합계 54,381,813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5,032,925원을 더한 59,414,738원 및 이에 대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2. 손해배상 청구에 대하여: 피고가 원고와 독점적 제조위탁 계약을 맺었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7월경 H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이 사건 의료기기의 제조자를 H로 변경하여 변경인증까지 받은 것은 이 사건 위탁계약 제21조 제3항(제조위탁 제3자 이전 금지)을 위반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계약에 따라 1년 매출액 상당액인 216,889,293원 및 이에 대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3. 상계 항변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양수도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여 피고에게 반대 채권이 발생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원고가 이미 피고가 제조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인허가 양도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G와 합병을 추진한 것이 양수도 계약 위반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피고의 상계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사건은 계약의 구속력과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 그리고 의료기기 제조 관련 법규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 계약의 구속력 및 위반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 민법상 계약은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해 성립하며, 계약 내용은 당사자를 구속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제조위탁 계약 및 인허가 사업 양수도 계약이 그 핵심입니다. 특히 제조위탁을 제3자에게 이전하지 못하도록 명시한 조항과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매출액 상당액을 배상하기로 한 조항은 계약의 중요한 내용입니다. 피고가 원고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제조위탁을 이전한 행위는 이러한 계약 조항을 위반한 것이 되어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합니다. 계약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민법 제390조에 따라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 사건에서는 계약서에 위약금 조항(1년 매출액 상당액)이 명시되어 있어 그에 따라 손해액이 산정되었습니다.
• 물품대금 지급 의무: 물품을 공급받은 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그 대금을 지급할 의무를 가집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거래명세서, 전자세금계산서, 발주서, 그리고 피고가 스스로 물품대금 채무를 인정하는 내용의 공문 등을 증거로 하여 피고가 원고로부터 의료기기를 공급받았으므로 그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의 중요성: 「의료기기법」 및 「의료기기법 시행규칙」 제8조 등 관련 법령은 의료기기 제조업자가 갖추어야 할 시설과 제조 및 품질관리체계의 기준(GMP)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의료기기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건입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와 피고는 GMP 인정서와 제조인증 획득을 위해 협력했으며, 피고가 제조자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GMP 인정서를 받았던 사실은 의료기기 산업에서 이러한 법규 준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줍니다. 제조 공정이나 제조자를 변경할 때는 이러한 법규에 따라 변경허가 또는 변경인증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피고가 다른 제조자(H)를 통해 의료기기를 제조하려 한 것은 이러한 규제 환경을 배경으로 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사업 위탁 및 인허가 관련 계약 체결 시에는 제3자에게 위탁 또는 권한을 이전할 수 있는지 여부, 그리고 이전 시 발생할 수 있는 배상 책임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해야 합니다.
• 계약상의 권리와 의무 관계를 정확히 이해하고, 특히 핵심적인 독점 판매권, 지적재산권, 제조위탁 주체 등에 대한 조항은 반드시 준수해야 합니다.
• 물품 공급 및 대금 청구 관련하여 거래명세서, 세금계산서, 발주서 등 모든 증빙 서류를 철저히 보관하고, 인수자 서명 등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두는 것이 분쟁 발생 시 유리합니다.
• 계약 당사자 일방에게 귀책사유가 발생하여 계약 해지를 논의하거나 내용 변경을 고려할 경우, 반드시 서면으로 상호 협의하여 진행해야 하며, 일방적인 조치는 계약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계약 해지나 위반 시의 손해배상액 산정 기준을 계약서에 명확히 기재해 두면 추후 분쟁 발생 시 혼란을 줄일 수 있습니다. '1년 매출액 상당액'과 같은 구체적인 기준을 명시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