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 용도 변경된 건물 주택 임대 보증금 반환 판결

원고는 근린생활시설로 등록된 건물 일부를 주거용으로 임차하여 거주하였습니다. 임대차 기간 중 건물의 소유권이 신탁회사인 피고에게 이전되었고 계약 기간이 만료되자 원고는 임차보증금 반환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습니다. 피고는 해당 건물이 주거용이 아니므로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실제 사용 현황과 임대차 계약서 특약 사항 등을 고려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주거용으로 인정했고 신탁회사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다고 판단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임차보증금 8천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것을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건물 일부를 주거용으로 임차한 세입자
• 피고 D 주식회사: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신탁받은 회사로, 임차보증금 반환 의무를 부인함
• G, H: 원고에게 건물을 처음 임대한 전 소유자
• I 주식회사: G, H로부터 건물을 매수한 후 피고에게 신탁한 회사

분쟁 상황

원고는 전 소유자들로부터 임차보증금 8천만 원에 건물의 일부(근린생활시설로 등록됨)를 주거용으로 임차하여 거주했습니다. 임차 기간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어 연장되던 중, 건물의 소유권이 I 주식회사를 거쳐 신탁회사인 피고에게 이전되었습니다. 임차 기간이 종료된 후 원고는 임차보증금 반환을 요구했지만, 피고는 해당 건물이 주거용이 아니며 자신에게 임차보증금 반환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며 반환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임차권등기를 마친 후 퇴거하고, 임차보증금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공부상 용도가 근린생활시설인 건물의 일부가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되었을 때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
2. 임대차 목적물이 신탁된 경우, 수탁자인 신탁회사가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여 임차인에게 임대보증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피고는 원고에게 임차보증금 8천만 원 및 이에 대하여 2022년 10월 28일부터 2022년 11월 10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결론

법원은 임대차 목적물의 공부상 용도와 관계없이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되었는지 여부를 중요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 부동산은 비록 근린생활시설로 등록되었고 무단 용도 변경으로 시정조치를 받았으나, 계약 당시 주거용 시설이 갖춰져 있었고 원고가 전입신고 후 실제로 주거용으로 사용한 점 등을 들어 주택임대차보호법 적용 대상인 주거용 건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에 따라 임차주택의 양수인에 신탁법에 따른 수탁자도 포함되므로, 피고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여 임차보증금 반환 의무를 부담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주택임대차보호법 제2조 (적용범위)​: 이 법은 주거용 건물(주택)의 임대차에 적용됩니다. 여기서 '주거용 건물'인지는 단순히 건물대장 등 공부상의 표시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임대차 목적물의 실제 사용 용도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본 판례에서는 이 사건 부동산이 공부상 근린생활시설이었지만, 드럼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주거 시설이 갖춰져 있었고 원고가 전입신고 후 실제로 주거용으로 생활했기 때문에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 주거용 건물로 인정받았습니다.
2.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 (대항력 등)​: 임차주택의 양수인(매매, 상속, 증여 등으로 소유권을 넘겨받은 자)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봅니다. 이는 임차인이 임대차 기간 중 집주인이 바뀌어도 임차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를 새로운 집주인에게 주장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규정입니다. 본 판례에서는 신탁법에 따라 부동산의 소유권이 수탁자인 신탁회사로 이전되는 경우에도 수탁자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는 '임차주택의 양수인'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신탁법 제1조 제2항에 따르면 신탁은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재산권을 이전하여 신탁 목적을 위해 관리/처분하게 하는 것이므로,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되고 수탁자는 대내외적으로 신탁재산에 대한 관리권을 갖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피고인 신탁회사는 기존 임대인의 임차보증금 반환 의무를 그대로 승계하게 됩니다.

참고 사항

1. 건물의 공부상 용도와 실제 사용 용도가 다를 경우: 임대차 계약 전, 건물의 등기부등본 등 공부상 용도 외에 실제 건물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면밀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주택임대차보호법 적용 여부: 공부상 용도가 '근린생활시설'이라 하더라도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되고 있었다면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주거용으로 사용된 구체적인 증거 (계약서상의 주거용 특약, 내부시설물, 전입신고 여부, 거주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 등)를 확보해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3. 건물 소유권이 신탁된 경우: 임차 기간 중 건물의 소유권이 신탁회사로 이전되더라도,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신탁회사는 기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여 임차보증금 반환 의무를 부담합니다. 따라서 임차인은 신탁회사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도 전입신고 및 확정일자 등을 통해 대항력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4. 임대차 계약서 작성 시 주의사항: 용도가 모호한 건물(예: 근린생활시설)을 주거용으로 임차할 경우, 임대차 계약서에 '주거용으로 사용한다'는 특약을 명시하고, 주거에 필요한 시설물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재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