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원고 A 교수에 대한 학교법인의 재임용 거부처분이 위법하다는 제1심 판결에 대해 피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와 학교법인이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원고 교원의 재임용 기간을 4년으로 보아야 하며 학교법인의 재임용 거부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항소를 모두 기각한 사건입니다. 학교법인 측의 소송절차 적법성 주장도 함께 판단되었습니다.
원고 A 교수는 2002년 3월 1일 학교법인 B가 운영하는 대학에 전임강사로 신규 임용되었습니다. 그러나 학교법인의 위법한 재임용 거부처분(1차부터 4차까지)으로 인해 여러 차례 재임용되지 못하는 상황을 겪었습니다. 특히 2012년 2월 29일 조교수 임기가 만료되기 전, 학교법인은 2차 재임용 거부처분을 내렸고, 이에 대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학교법인의 재임용 거부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후 2012년 7월 21일 학교법인은 교원인사규정을 개정하여 조교수 임용기간을 '4년'에서 '계약으로 정한 기간'으로 변경했으며, 이 규정은 2002년 3월 1일 이후 신규 임용된 교원에게 4년 재임용 기간 적용을 배제하도록 정했습니다. 원고는 오랜 법적 분쟁 끝에 2017년 8월 18일 조교수로 복직되었으나, 학교법인은 임용기간을 종전의 4년보다 현저히 짧은 1년으로 통지했습니다. 원고는 이 1년의 임용기간에 반대 의사를 명확히 표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법인은 2019년 6월 21일 원고에게 재임용 탈락을 통보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재임용 거부처분 취소를 청구했으나,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이 기각 결정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제1심 법원은 원고의 손을 들어주어 학교법인의 재임용 거부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피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와 피고보조참가인 학교법인은 제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를 제기하며 이 사건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학교법인 측 항소의 적법 여부 및 소송대리인의 소송행위 효력 여부입니다. 원고는 학교법인 항소가 이사회 결의 없이 이루어졌고 대표권 없는 자에 의한 것이므로 부적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둘째, 원고 교수에게 적용될 재임용 기간은 개정 전 교원인사규정의 4년인지 아니면 개정 후 규정의 '계약으로 정한 기간'인지의 문제였습니다. 셋째, 학교법인의 재임용 거부처분이 구 사립학교법상 절차 및 기준을 준수했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종전 임용계약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재임용하는 것이 허용되는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피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와 피고보조참가인 학교법인 B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제1심판결은 유지되었고, 원고 A 교수에 대한 학교법인의 재임용 거부처분이 위법하다는 결론이 확정되었습니다. 항소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학교법인이, 나머지 부분은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원고 교수의 청구가 이유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와 피고보조참가인 학교법인 B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제1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특히 원고 교원의 조교수 임용 기간은 '4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학교법인이 개정된 교원인사규정을 적용하여 1년의 임용기간을 제안한 것은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학교법인 측의 소송 절차상 흠결 주장은 이후 적법한 추인으로 인해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 판결은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를 근거로 판단되었습니다.
행정처분과 개정 법령 적용 원칙 및 신뢰보호의 원칙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두23501 판결 등 참조): 행정처분은 처분 당시 시행되는 법령을 적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법령이 개정된 경우, 개정 전 법령에 대한 국민의 정당한 신뢰가 개정 법령 적용에 대한 공익상의 요구보다 더 보호 가치가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그 신뢰를 보호하기 위해 개정 법령의 적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 교수가 과거 위법한 재임용 거부처분으로 인해 재임용 시기가 지연되었고, 만약 위법한 처분이 없었다면 개정 전 규정(조교수 임용기간 4년)이 적용되었을 것이므로, 원고의 신뢰보호이익이 공익상의 요구보다 더 크다고 보아 개정 전 교원인사규정을 적용하여 4년의 임용기간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구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2020. 11. 22. 법률 제17659호로 개정되기 전): 이 조항은 대학교육기관 교원의 임용기간 만료 시 재임용 심의 절차와 기준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임용권자는 임용기간 만료 4개월 전까지 재임용 심의 신청 가능성을 문서로 통지해야 하며, 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고 임용기간 만료 2개월 전까지 통지해야 합니다. 특히 재임용 거부 시에는 그 의사와 재임용 거부 사유를 명시해야 하며, 학생교육, 학문연구, 학생지도 등 객관적 사유에 근거해야 하고, 교원에게 15일 이상의 기간을 정하여 의견 진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절차와 기준을 실질적으로 준수하지 않은 재임용 거부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 제3조 제2항, 제6조 제1항: 이 법은 사립학교 교원의 보수를 국공립학교 교원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규정하고(제3조 제2항), 법률로 정하는 사유 외에는 교원의 의사에 반하여 휴직, 강임, 면직을 당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제6조 제1항) 사립학교 교원의 지위와 신분을 강력하게 보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규정들에 비추어 사립학교 교원의 재임용 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전 임용계약과 동일한 직위와 임용기간 등으로 할 것을 전제로 하며, 학교 운영상 불가피한 상황이더라도 종전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재임용할 때에는 교원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법원은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학교법인이 원고의 임용기간을 1년으로 단축 통보한 것은 원고의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으로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민사소송법 제60조, 제97조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에 따라 준용): 이 규정들은 소송능력, 법정대리권 또는 소송행위에 필요한 권한의 수여에 흠이 있는 사람이 소송행위를 한 뒤, 보정된 당사자나 법정대리인이 이를 추인(뒤늦게 인정하여 효력을 부여)한 경우에는 그 소송행위가 행위 시에 소급하여 유효하게 된다는 법리를 담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학교법인 항소 및 소송대리인의 소송행위가 이사회 결의 없이 이루어졌다는 원고의 주장이 있었으나, 이후 새로 취임한 이사장이 법무법인들의 모든 소송행위를 추인했으므로 적법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사립학교법 제16조: 학교법인 이사회의 심의·의결 사항을 규정하는 조항입니다. 여기에는 학교법인의 예산, 재산, 정관 변경, 임원의 임면, 학교의 장 및 교원의 임용, 학교 경영에 관한 중요 사항 등이 포함됩니다. 법원은 학교법인의 개별적인 소송행위가 모두 '사립학교의 경영에 관한 중요 사항'에 해당하여 반드시 이사회 결의가 필요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유사한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른 규정 적용 가능성: 법령이나 학교 규정이 개정되어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경우, 개정 전 규정의 존속에 대한 정당한 기대와 신뢰가 있었다면 개정된 규정의 적용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특히 교원의 임용기간과 같이 신분 안정에 중요한 사항이 불리하게 변경되었다면, 과거 위법한 처분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은 경위가 있다면 신뢰보호의 원칙이 더욱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재임용 절차의 적법성 확보: 사립학교 교원의 재임용 거부는 반드시 관련 법령(구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등)이 정한 심의 절차와 심의 기준을 엄격히 준수해야 합니다. 재임용 심의 시 학생 교육, 학문 연구, 학생 지도 등 객관적인 사유에 근거해야 하며, 해당 교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충분히 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절차적 의무를 위반한 재임용 거부는 위법할 수 있습니다.
임용계약 조건 변경 시 동의의 중요성: 교원의 직위, 급여, 임용기간 등 임용계약의 주요 조건은 교원의 신분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학교법인이 교원의 의사에 반하여 종전 임용계약보다 불리한 내용으로 계약 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학교 운영상 부득이한 특별한 사정이 있더라도, 해당 교원의 명시적 동의가 있어야만 불리한 조건 변경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송 절차상 흠결의 보정 가능성: 소송 절차에서 처음부터 모든 요건이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았더라도, 나중에 적법한 권한을 가진 자가 그 소송행위를 추인(인정하여 효력을 부여)하는 경우, 해당 소송행위는 소급하여 유효하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절차상 미흡함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후의 보정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