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 개시 후 채권자취소 소송 제기 불가 판결

기술보증기금이 회생절차 중인 주식회사 B의 재산을 되찾기 위해 A 주식회사를 상대로 사해행위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회생절차 개시 후에는 관리인만이 부인권을 행사할 수 있고, 채권자는 개별적으로 사해행위취소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소송을 각하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기술보증기금: 소외 주식회사 B에 대해 17억 5천만 원 상당의 구상금 채권을 가진 채권자
• 피고 A 주식회사: 소외 주식회사 B와 채무변제(준소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B사 재산을 이전받은 회사
• 소외 주식회사 B: 원고에게 채무가 있는 회사로, 2017년 10월 26일 회생절차개시 결정을 받은 채무자
• 청양군: 소외 주식회사 B에게 채무를 지급할 예정이었던 제3채무자

분쟁 상황

기술보증기금은 소외 주식회사 B에게 약 17억 5천만 원의 구상금 채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소외 주식회사 B는 채권자들의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A 주식회사와 채무변제(준소비대차) 계약을 맺고, 이 계약을 공정증서로 작성했습니다. A 주식회사는 이 공정증서를 바탕으로 소외 주식회사 B가 청양군으로부터 받을 채권에 대해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았습니다. 기술보증기금은 이러한 계약이 다른 채권자들에게 해가 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취소하고 A 주식회사로부터 1억 5백만 원 상당의 가액 배상과 채권 양도 통지를 요구하며 사해행위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소외 주식회사 B는 이미 2017년 9월 22일 전주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였고, 2017년 10월 26일에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기술보증기금의 소송은 회생절차 개시 결정 이후인 2018년 9월 17일에 제기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회생절차가 개시된 채무자에 대하여 개별 채권자가 사해행위취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소외 회사가 2017년 10월 26일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고, 원고의 소송이 그 이후인 2018년 9월 17일에 제기된 점을 근거로 소송이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여 각하했습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회생절차 개시 후에는 관리인만이 부인권을 행사할 수 있고, 개별 채권자는 개별적인 채권자취소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습니다. 원고가 관리인이 부인권을 행사하지 않은 경우를 대비해 소송 유지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 역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결론

법원은 기술보증기금이 제기한 사해행위취소 소송이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소를 각하했으며,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이는 회생절차의 집단적·포괄적 채무처리 성격상 관리인만이 부인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판결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 핵심적으로 적용됩니다.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00조 제1항, 제105조 제1항: 회생절차개시결정이 내려진 후에는 채무자의 재산에 대한 부인권(특정 행위의 효력을 부인하여 재산을 회복시키는 권리)은 오직 ‘관리인’만이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총채권자 전체의 이익을 위해 채무자의 재산을 공정하게 회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05조 제2항: 법원은 회생채권자, 회생담보권자, 주주 등이 신청하거나 직권으로 관리인에게 부인권 행사를 명령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는 개별 채권자가 직접 소송을 제기할 수는 없지만, 관리인의 부인권 행사 여부를 촉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줍니다.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13조, 제59조 제2항: 회생절차개시결정 당시에 채권자취소 소송이 진행 중이었다면, 관리인이 그 소송을 수계(이어받음)할 때까지 소송 절차가 중단됩니다. 그러나 이 사건처럼 회생절차개시결정 이후에 채권자취소 소송이 제기된 경우에는, 처음부터 부적법한 소송으로 간주됩니다.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12조 전문: 부인권은 회생절차개시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행사할 수 없습니다. 이는 부인권 행사에 대한 기간 제한을 두어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함입니다.

이러한 법리들을 종합해 볼 때, 회생절차는 개별 채권자의 권리 행사를 제한하고, 채무자의 회생과 전체 채권자의 평등한 변제를 위해 관리인 중심의 집단적·포괄적 채무 처리 절차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회생절차 개시 후에는 관리인이 아닌 개별 채권자가 사해행위취소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참고 사항

채무자가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경우, 개별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 유출을 막기 위해 사해행위취소 소송을 직접 제기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내려지면, 채무자의 재산과 관련된 법적 행위는 원칙적으로 관리인이 총채권자 전체의 이익을 위해 ‘부인권’을 행사하여 처리해야 합니다. 만약 관리인이 부인권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개별 채권자는 직접 소송을 제기하는 대신 법원에 관리인에게 부인권 행사를 명령해달라고 신청할 수 있습니다. 회생절차는 집단적 채무 처리 절차이므로, 개별 채권자의 권리 행사보다는 전체 채권자의 평등한 변제를 목적으로 합니다. 채무자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