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앱 이용 후 모텔에서 발생한 강간 사건 항소심 판결

피고인 A가 만남 앱을 통해 만난 피해자와 모텔에서 성관계를 가졌으나, 피해자가 강간 신고를 하였고, 피고인은 합의된 성관계라고 주장하며 항소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과 피고인 진술의 모순을 근거로 강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유지하며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만남 앱을 통해 만난 피해자와 모텔에서 성관계를 가진 후 강간 혐의로 기소되어 항소한 당사자입니다.
• 피해자: 피고인 A에 의해 강간당했다고 주장하며 112에 신고한 당사자입니다.

분쟁 상황

2021년 3월 13일, 피고인 A와 피해자는 '톡친구 만들기' 앱을 통해 처음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다음 날인 3월 14일 00시 25분경 처음 만나 술을 마신 뒤, 02시 35분경 인근 모텔에 함께 입실하여 맥주를 더 마셨습니다. 모텔에서 성관계가 있었고, 직후 피해자는 04시 15분~04시 17분경 112에 강간 신고를 했습니다. 신고 당시 피해자는 '강간'이나 '성폭행'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고, "모텔 와 주세요. 남자와 같이 있다. 몇 층인지 어느 모텔인지 모른다."고 진술했습니다. 피해자는 외투도 제대로 입지 못한 채 다급하게 모텔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으며, 경찰이 피해자의 주소지에 방문하자 커터 칼로 손목을 그어 자해를 시도하며 강간을 당했다고 진술했으나, 구체적인 피해 사실 진술과 성폭력 증거 채취 절차의 이행은 거부했습니다. 피고인은 112 신고 직후 피해자에게 '기분을 풀어라', '경찰에서 전화 오면 좋게 말하거나 받지 마라', '미안하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후 피해자가 경찰 조사를 받으려 하자 피고인은 피해자를 무고죄로 고소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피고인은 수사 초기에는 피해자와 신체 접촉이 없었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고 진술을 번복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피고인은 원심에서 강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피고인은 사실오인을 이유로 항소했습니다.

핵심 쟁점

1. 피해자가 성관계 직후 112에 강간 신고를 하였으나, 이후 경찰 조사 및 진술 거부, 피고인과의 연락, 만남 앱 지속 사용 등 일반적인 성폭력 피해자와는 다른 태도를 보였음에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2. 피고인이 합의된 성관계라고 주장하며 진술하였으나, 그 진술에 모순되거나 비합리적인 부분이 있어 신빙성이 결여되는지 여부.
3. 피고인의 유형력 행사 여부 및 강간죄 성립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의 유죄 판단을 유지하였습니다. 또한 원심판결의 취업제한명령 근거 법률을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2020. 12. 8. 법률 제1764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로 경정하였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해자 진술이 주요 부분에서 일관되고 사실적이며, 성관계 직후 보인 다급한 태도(112 신고, 모텔 탈출)가 자발적 성관계와 양립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반면 피고인의 진술은 성적 접촉 내용, 신고 경위, 피해자의 태도 변화 설명 등에서 모순되고 비합리적이며,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도 배치되어 신빙성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피해자가 보인 비상식적인 행동(진술 거부, 자해 시도, 만남 앱 지속 사용 등)에 대해서는 성폭력 피해자의 특수한 심리 상태와 피고인의 회유 및 협박 등을 고려할 때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해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피고인의 강간 혐의를 유죄로 확정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형법 제297조(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유형력을 행사하여 성관계를 가졌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으며, 법원은 피해자 진술과 제반 사정을 통해 피고인이 폭행 또는 협박에 준하는 유형력을 행사하여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2. 성폭력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 원칙: 성폭력 범죄의 특성상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피해자의 진술이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대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성, 일관성, 비합리성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빙성을 판단하며, 피해자가 사건 발생 후 보이는 대처 양상이 일반적인 상식에 어긋난다고 하여 진술의 신빙성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피해자의 나이, 성별, 지능, 사회적 지위, 가해자와의 관계, 사건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해자의 신고 직후 태도(자해 시도, 진술 거부, 가해자와 연락)가 당시 피해자의 심리적 충격과 피고인의 회유 및 협박 상황을 고려할 때 충분히 납득 가능하며, 이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해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3. 강간죄에서의 폭행 또는 협박의 정도: 강간죄에서 폭행 또는 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여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성관계 직후 112에 신고하고 모텔을 다급하게 빠져나온 점, 피고인이 피해자를 무고죄로 협박하며 진술을 회유한 점 등이 폭행 또는 협박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작용했습니다.
4.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항소법원은 항소이유가 없다고 인정한 때에는 항소를 기각하여야 합니다.
5.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 법률 또는 명령의 적용에 착오가 있을 때에는 법원이 직권으로 정정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1. 성폭력 피해를 입었을 경우, 피해 직후의 태도(예: 112 신고, 다급한 현장 이탈 시도)는 이후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2. 성폭력 피해자가 사건 직후 심리적 충격으로 인해 일관되지 않거나 일반적이지 않은 행동(예: 진술 거부, 자해, 가해자와의 연락, 평소 사용하던 만남 앱 지속 사용)을 보일 수 있으나, 이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전적으로 배제하는 사유가 아닙니다. 법원은 이러한 피해자의 특수성과 당시 상황(가해자의 회유 및 협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3. 가해자가 피해자를 회유하거나 협박하는 시도(예: 경찰 연락을 받지 말라거나 무고죄로 고소하겠다는 위협)는 오히려 가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4. 성관계 동의는 명확해야 하며, 심야에 모텔에 함께 들어갔거나 성적인 농담을 주고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성관계에 동의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성적 자기결정권은 개인에게 있으므로, 명확한 동의 없이 이루어진 성관계는 강간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5. 가해자가 진술을 번복하거나, 상황 설명을 합리적으로 하지 못할 경우, 그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6. CCTV 기록, 카카오톡 대화 내역 등 객관적인 증거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