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망인 G(이하 '망인')은 악성림프종 4기 진단을 받고 피고 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받던 중, 두통과 오심 등 증상을 호소하다 뇌종양 진단을 받고 사망했습니다. 망인의 유가족인 원고들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뇌 전이 여부 검사를 게을리하고 진단을 지연했으며, 이로 인한 사망과 함께 환자에게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아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2차 치료 기간 중 의료진의 검사 지연 과실은 인정했으나, 이러한 과실이 망인의 사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인과관계를 부정했습니다. 또한, 설명의무 위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아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망인 G은 2010년 12월 전신쇠약과 고열 증세로 H병원에 입원했고, 혈액학적 질환이 의심되어 피고 F병원으로 전원되었습니다. 2010년 12월 27일 골수검사, 2011년 1월 3일 양전자단층촬영 결과, 미만성 대식 B세포 악성림프종 4기로 진단받았습니다. 이후 1차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받고 퇴원했으며, 2011년 1월부터 7월까지 7차례에 걸쳐 피고 병원에 입원하여 항암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2011년 5월경부터 망인은 지속적으로 두통과 오심을 호소했습니다. 2011년 8월 3일 심해진 증상으로 재입원하여 뇌 자기공명영상 검사를 받은 결과, 뇌에 악성종양이 발생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망인은 뇌에 항암제를 투입하는 시술을 받았으나, 2011년 11월 7일 20시 3분에 사망했습니다. 사망진단서에는 직접사인으로 '신 간기능부전'과 함께 그 원인으로 '암의 진행', '뇌전이', '악성림프종'이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망인의 뇌 전이 진단을 지연하고 적절한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아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이 망인의 악성림프종 치료 과정에서 뇌 전이 가능성을 인지하고 적절한 검사를 제때 시행하지 않아 의료상 과실이 있는지 여부 의료진의 이러한 과실과 망인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 의료진이 망인 또는 보호자에게 뇌 전이 및 관련 검사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의무를 위반하여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는지 여부
법원은 원고(선정당사자)의 망인 위자료 부분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고, 항소 제기 이후의 소송 총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즉, 원고들의 손해배상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1차 치료기간 동안에는 망인의 증상과 당시 상황을 고려할 때 뇌 등 중추신경계 검사를 시행할 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2차 치료기간(2011년 5월경)에는 망인의 지속적인 두통과 오심 증상, 골수 침범 확인 등을 종합하여 중추신경계 악성림프종 전이 여부를 검사했어야 할 의료상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망인의 악성림프종은 4기였고 뇌로 전이된 중추신경계 림프종은 치료하더라도 평균 생존 기간이 9~14주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의료진이 제때 검사를 했더라도 망인의 생존 기간이 크게 길어졌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주의의무 위반과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했습니다. 또한,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뇌 전이 확률이 낮았고, 환자에게 자기결정에 의한 선택이 요구되는 중대한 침습적 행위가 아니었으며, 설명의무를 다했더라도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설명의무 위반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의료행위상 주의의무: 의사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특성상,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과 상황에 맞춰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이는 의료행위 당시 의료기관 및 임상의학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의학 상식을 기준으로 판단됩니다(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4다13045 판결 등). 본 사례에서는 피고 의료진이 2차 치료기간 중 망인의 지속적인 두통, 오심 증상에 대해 뇌 자기공명영상 등 중추신경계 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것이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의료 과실과 손해 발생 간의 인과관계: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이 있더라도, 그 위반과 환자에게 발생한 나쁜 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증명되어야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의료행위의 특성상 인과관계 증명이 어려울 수 있으나, 중대한 결과에서 무작정 의사의 과실을 추정하여 무과실 증명책임을 지우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4다61402 판결 등). 본 사례에서는 의료진의 검사 지연 과실은 인정되었으나, 망인이 이미 4기 악성림프종을 앓고 있었고 뇌 전이 림프종의 예후가 매우 좋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의료진이 제때 검사를 했더라도 망인의 사망을 피하거나 생존 기간을 크게 늘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인과관계는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의사의 설명의무: 의사는 수술 등 침습을 가하는 의료행위나 예기치 못한 중대한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있는 의료행위 또는 사망 등 중대한 결과 발생이 예측되는 의료행위를 할 경우, 환자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나 진단방법의 내용 및 예상되는 위험성 등을 설명하여 환자가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설명의무 위반은 환자의 자기결정권 침해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위자하기 위함이며,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문제되지 않거나 중대한 결과가 의사의 침습행위로 인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위자료 지급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대법원 1995. 4. 25. 선고 94다27151 판결 등). 본 사례에서는 뇌 전이 확률이 낮았고, 설명의무를 이행했더라도 망인의 생존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암 환자가 치료 중 평소와 다른 증상(특히 두통, 오심, 구토 등)을 지속적으로 호소하는 경우, 해당 증상이 암의 전이나 합병증과 연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의료진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구체적인 검사를 요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료진과 상담 시 증상의 시작 시기, 지속 기간, 정도, 동반 증상, 완화 요인 등을 최대한 상세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중증 질환의 경우, 예후가 좋지 않은 병의 특성상 의료진의 과실이 인정되더라도 사망과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의료진의 설명의무는 환자의 자기결정권 행사를 위한 것이므로, 중대한 침습적 치료나 예상되는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듣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요한 경우 질문을 통해 추가 정보를 얻어야 합니다. 방사선 촬영 등 의학적 검사의 판독 결과에 이의가 있다면 의료기관에 재확인하거나 다른 의료진의 소견을 들어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