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대차
주식회사 A는 임대차계약 기간 만료 후 전차인이 부동산 일부를 계속 점유한 것을 이유로 임대차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고 주장하며 미지급 차임 293,140,492원 및 지연손해금을 청구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인 임차인이 임대 목적물 전부를 계속 사용·수익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인 임대인이 기간 만료 후 이의를 제기했으므로 묵시적 갱신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주식회사 A는 2017년 9월 대구 수성구의 토지와 건물을 매수하고 2017년 10월 주식회사 B와 임대차계약을 인수했습니다. 이 계약은 2018년 5월 19일 종료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주식회사 B로부터 부동산 일부(별동건물)를 전차했던 G이 2017년 7월 전대차 계약 만료에도 불구하고 건물을 인도하지 않고 계속 점유했습니다. 주식회사 B는 G을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하여 2019년 1월에야 승소 판결을 확정받고 G으로부터 해당 부분을 인도받아 주식회사 A에게 인도 완료했습니다. 그 사이 주식회사 B는 주식회사 A에게 2018년 9월까지의 차임 상당액을 지급했지만 주식회사 A는 2018년 10월 1일부터 2019년 2월 15일까지의 미지급 차임 293,140,492원을 청구하며 임대차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고 주장하여 소송이 발생했습니다.
임대차계약 기간 만료 후 임차인이 아닌 전차인이 임대차 목적물 일부를 계속 점유한 경우 임대차계약의 묵시적 갱신이 인정되는지 여부 및 임대인이 임차인의 점유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은 민법 제639조 제1항의 묵시적 갱신은 '임차인이 임대차 목적물을 계속 사용·수익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는 임대차 기간 만료 전에 전대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인도했고 전대 부분은 전체 부동산 면적의 극히 일부(96㎡/4,232.9㎡)에 불과하며 원고는 나머지 지상건물을 철거하고 신축 공사를 시작한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가 임대차 목적물을 계속 사용·수익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가 기간 만료 직후 피고에게 '손해배상' 명목으로 차임 상당액을 청구하고 전차인의 빠른 인도를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보낸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원고가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따라서 원고의 묵시적 갱신 주장을 기각하고 피고에게 차임 지급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피고에 대한 차임 청구는 기각되었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민법 제639조 제1항 (묵시의 갱신): 임대차 기간이 만료한 후 임차인이 임차물의 사용·수익을 계속하는 경우에 임대인이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를 하지 아니한 때에는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봅니다. 이 조항은 임차인이 실제로 임대 목적물을 계속 사용·수익해야 적용됩니다. 본 사건에서는 전차인이 일부를 점유했지만 임차인(피고)이 전체 목적물을 계속 사용·수익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묵시적 갱신을 부정했습니다. 특히 임대인이 기간 만료 후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를 제기했다면 묵시적 갱신은 성립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내용증명을 통해 빠른 인도를 요청하고 차임 상당액을 '손해배상' 명목으로 청구한 것이 이의 제기로 인정되었습니다. 민법 제635조 (기간의 약정 없는 임대차의 해지통고): 묵시적 갱신이 인정될 경우 기간의 약정이 없는 임대차로 전환되어 임대인은 언제든지 해지를 통고할 수 있고 임차인이 해지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6개월이 지나면 해지의 효력이 발생합니다. 다만 본 사건에서는 묵시적 갱신 자체가 부정되었으므로 이 조항은 직접적으로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임대차 계약 만료 시에는 임대차 목적물 전체를 명확히 인도했는지 확인하고 관련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부 공간이라도 전차인이 점유하고 있다면 임대인과의 계약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전차인과의 관계를 사전에 정리해야 합니다. 임대차 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계약 종료 전후로 임대인 또는 임차인에게 명확히 계약 종료 의사를 밝히고 목적물 반환 또는 인도를 요청해야 합니다. 기간 만료 후 지급하는 돈이 차임인지 아니면 손해배상금인지 그 성격을 명확히 해야 추후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임대차 목적물 중 전대차 부분이 전체 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율 임대인이 나머지 부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었는지 등의 사실 관계가 묵시적 갱신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