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고령의 초산모가 유도분만 중 태아 하강 지연으로 흡입 분만을 시도하던 중 신생아가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을 입어 영구 장애를 진단받았습니다. 법원은 주치의가 태아 하강도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흡입 분만을 시도하고 태아 감시 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인정되며, 이로 인해 신생아에게 뇌 손상이 발생하였다고 판단했습니다. 병원과 주치의는 공동으로 신생아에게 9억 8천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되었지만, 분만의 본질적인 위험성과 고위험 산모라는 점 등을 고려하여 책임 비율은 50%로 제한되었습니다.
원고 A는 2018년 1월 14일 피고 D 병원에서 태어났습니다. A의 어머니 C은 41세의 고령 초산모로서 조기양막파열 및 임신성 당뇨 등 고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었으며, 유도분만을 진행하던 중 태아 하강이 지연되자 주치의 E는 흡입 분만을 시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A에게 두개골절, 두개 내 출혈,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이 발생하여 심각한 영구 장애를 입게 되었습니다. 원고 측은 주치의 E가 태아의 하강도가 0에 이르지 않은 상태인 –1에서 무리하게 흡입 분만을 장시간(약 1시간 20분) 시도하고, 분만 전 과정에서 태아 심장박동수와 자궁 수축 감시 의무를 소홀히 함으로써 A의 뇌손상을 유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분만 직후 응급조치 미흡과 전원 지연, 그리고 흡입 분만의 위험성에 대한 설명의무 위반도 주장했습니다. 피고 측은 흡입 분만이 적절한 시점에 이루어졌고 태아 감시도 충분했으며, A의 손상은 선천적 요인이나 다른 병원(O 병원)에서의 저체온 치료로 인한 신생아 패혈증 악화 때문일 수 있다고 반박하며 과실과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주치의 E가 태아 하강도가 낮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흡입 분만을 시도했는지 여부, 분만 과정에서 태아 심박동수와 자궁 수축 감시 의무를 소홀히 했는지 여부, 무리한 흡입 분만 및 태아 감시 소홀이 원고 A의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 발생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 피고들이 원고 A에게 배상해야 할 손해액(일실수입, 향후 치료비, 개호비, 위자료 등)의 범위와 책임 제한 비율, 주치의 E의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는지 여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이 변경되었습니다. 피고들은 공동으로 원고에게 980,005,728원 및 이에 대하여 2018년 1월 14일부터 2023년 11월 21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으며, 소송 총비용 중 1/4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각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제1항 가목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주치의의 무리한 흡입 분만 시도와 태아 감시 소홀을 의료상 과실로 인정하고, 이로 인해 신생아에게 발생한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했습니다. 의료법인은 주치의의 사용자로서 공동 책임을 지게 되었으며, 신생아에게 영구적인 장애가 발생한 점을 고려하여 일실수입, 향후 치료비, 개호비, 위자료 등의 손해배상액을 산정했습니다. 다만, 분만이라는 의료행위 자체의 내재적 위험성과 고위험 산모의 특수성 등을 참작하여 피고들의 책임은 50%로 제한되었습니다. 설명의무 위반 주장은 태아 본인이 주장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되었습니다.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주치의 E가 태아 하강도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흡입 분만을 시도하고, 장시간 지속하며, 태아 감시를 소홀히 한 주의의무 위반(과실)으로 원고 A에게 뇌손상이라는 손해를 가했으므로, E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민법 제756조 제1항 (사용자의 배상책임):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 집행에 관하여 제삼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의료법인 D가 주치의 E의 사용자이므로, E의 의료 과실로 인한 손해에 대해 공동으로 배상할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의료행위상 주의의무: 의사는 사람의 생명, 신체, 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특성상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습니다. 이는 의료행위 당시 임상의학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알려지고 시인되는 의학 상식을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법원은 주치의 E가 태아 하강도가 0에 이르지 않은 상태에서 흡입 분만을 시도하고, 태아 하강이 진행되지 않음에도 장시간 시술하며, 태아 심장박동수 감시를 소홀히 한 것이 이러한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의료과실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추정: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여 환자 측이 과실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여, 의료 과실이 환자 측 손해를 발생시킬 개연성이 증명되면 인과관계가 추정되어 증명책임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주치의 E의 과실과 원고 A의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 사이에 개연성이 있다고 보아 인과관계를 인정했습니다. 손해배상액 산정: 의료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액은 적극적 손해(기왕 치료비, 향후 치료비, 보조구 비용, 개호비 등)와 소극적 손해(일실수입), 그리고 정신적 손해(위자료)로 구성됩니다. 특히 일실수입과 개호비는 피해자의 기대 여명, 노동능력 상실률(원고는 영구장애 100% 인정), 필요 개호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계산됩니다. 책임 제한: 의료행위는 본질적으로 신체 침해를 수반하고 예상외의 결과가 생길 수 있는 고도의 위험한 행위이므로, 의료 과오와 피해자 측 요인(고위험 산모, 질병 위험도 등)이 경합하여 손해가 발생하거나 확대된 경우, 법원은 손해배상액을 정하면서 과실상계의 법리를 유추적용하여 피해자 측 요인이나 의료행위의 내재적 위험을 참작하여 책임비율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분만의 내재적 위험, 산모의 고위험군 요인, 질병 특성, 치료 방법의 한계 등을 고려하여 피고들의 책임이 50%로 제한되었습니다. 설명의무 위반 주체: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자기결정권 침해는 의료행위의 직접적인 대상이 된 환자 본인(이 사건에서는 산모인 C)만이 주장할 수 있으며, 당시 태아였던 원고는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되어 해당 주장은 기각되었습니다.
의료 기록의 중요성: 분만 과정에서의 태아 심장박동수, 자궁수축, 태아 하강도 등 모든 기록이 상세히 남아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록이 불충분하거나 사후에 수정된 부분이 있다면 그 경위를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고위험 산모의 경우: 고령 임산부, 조기 양막 파열, 임신성 당뇨 등 고위험 요인이 있는 산모는 분만 과정에서 의료진의 더욱 세심한 주의와 감시가 필요하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한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졌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흡입 분만의 위험성: 흡입 분만은 분만 시간을 단축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시도되지만, 태아의 하강도가 충분하지 않거나 장시간 무리하게 시도될 경우 태아에게 두개골절이나 뇌손상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의료진이 의학적 기준에 따라 적절하게 시술했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손해배상 범위: 의료 과실로 인한 신생아의 영구 장애가 인정될 경우, 장기간의 일실수입, 치료비, 개호비(간병비) 등 막대한 손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전문가의 정확한 감정이 필요합니다. 특히 개호비 산정 시에는 어린 연령부터 여명 종료일까지의 필요 개호 시간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책임 제한: 의료사고의 경우, 의료행위의 본질적인 위험성이나 환자(산모나 태아) 측의 기저 질환, 체질 등 여러 요인이 손해 발생에 기여했다고 판단될 경우 의료진의 책임이 일정 부분 제한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