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혁신도시의 도로와 공원, 거의 사람이 없답니다. 공사 소리도 뚝 끊기고, 개발이 예정됐던 땅들은 텅 빈 채 방치돼 있어요. 이게 무슨 일이냐고요? 바로 예산과 관심이 쏟아지는 '세종특별자치시'와 비교하면 답이 나오죠. 세종시는 15년간 누적 투자액만 무려 7조 3,000억원인데 반해, 10개 혁신도시들은 투자 금액이 너무 적어 심지어 정확한 통계조차 잡히지 않는 실정입니다.
2020년 한 해만 봐도 세종시는 5조 708억원의 예산을 받았던 반면 혁신도시는 고작 7,988억원이었습니다. 무려 6.3배 차이입니다. 물론 격차만 봐서는 혁신도시가 무조건 낙오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지요. 하지만 규제자유특구로서 과감한 인센티브 부여도 없이, 전담 기관과 특별회계조차 없는 혁신도시 현실을 보면 자연스레 사람도 기업도 떠나가는 게 현실입니다.
혁신도시 활성화를 위해 여러 부처의 전문가들을 모아 전담팀을 꾸리고, 혁신 클러스터 조성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요. 하지만 현재는 국토교통부가 주도하는 만큼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협업이 멀고 겉도는 상황입니다. 결국 윗선의 협력이 없으면 단발성 예산 집행만 반복되고 혁신은 더디기만 하겠죠.
혁신도시에 대해 규제자유특구 지정과 각종 개발 허가 면제 같은 파격적 인센티브 제공이 절실합니다. 그래야만 점점 전무해지는 기업 입주도 활성화되고, 신기술과 신제품을 시험하고 출시할 무대가 마련되니까요. 이런 현실을 마주한 지금, 혁신도시의 미래는 정부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움직이는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 주변의 변화가 눈에 띄지 않는다면 그 배경엔 이런 정책과 제도의 무게가 숨어 있다는 사실, 한 번쯤 생각해보셔도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