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은행들은 돈 모으기가 예전 같지 않아요. 국채랑 은행채 금리가 쭉쭉 오르면서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확 늘었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도 옅어지면서 은행채 금리는 덩달아 뛰어올랐답니다. 실제로 1년짜리 우량 은행채 금리가 한 달 사이에 꽤 올랐는데 이는 은행들한테는 곧바로 부담 증가로 다가와요.
그리고 국채 10년물 금리가 3% 넘는 수준을 유지하면서 앞으로도 금리 하락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아요. 사실 올 10~11월 국고채 발행량이 평소보다 1.5배나 많아서 시장 금리가 계속 올라갈 구조예요. 이런 상황에서는 은행들이 당분간 높은 이자 부담을 안고 돈을 조달해야 해요.
재미있는 건 증권가 쪽으로 자금이 움직이는 것도 은행들에겐 큰 난관이라는 점이에요. 최근 미국 연준에서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증시가 다시 활기를 띄자 증시에 맡겨진 자금이 늘었거든요. 이 중 일부가 정부나 은행권에서 빠져나온 자금일 수 있어서 은행들은 고객 돈 붙들기 더욱 힘들어졌죠.
게다가 증권사에서 출시하는 IMA(종합투자계좌) 역시 큰 변수예요. IMA는 고객이 맡긴 돈으로 회사채나 대출 등에 투자해서 수익을 내는데 은행들이 돈을 빼앗길 위험을 키우는 수단이 될 수 있거든요. 전문가들은 IMA 확대가 은행들의 순이자마진 압박을 한층 높일 거라고 봐요.
그래서 은행들은 연 3%대 정기예금 같은 특판 상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고객 모시기에 나섰어요. KB국민은행은 '공동구매정기예금'이라는 조금 특별한 상품을 내놓았는데, 가입자 수가 많을수록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방식이라 은행 고객들끼리 '힘 합치기'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죠.
이뿐 아니라 신한·우리은행도 비슷한 금리 인상 경쟁에 뛰어들면서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저축은행보다 오히려 높아지는 신기한 현상도 벌어지고 있어요. 연말 대규모 예금 만기도 앞둔 만큼 이런 금리 경쟁은 당분간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돈이 왔다 갔다 하는 금융시장, 은행과 증시 사이에 벌어지는 자금 전쟁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여러분도 금융상품 고를 때 이런 ‘돈의 흐름’부터 살짝 눈여겨보면 도움이 되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