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오너 일가 2·3세 후계자들의 승진과 경영 참여 속도가 현저히 빨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경영자녀들이 긴 기간 동안 경영 수업을 받는 대신 단기간 내 실질적인 성과로 승진이 결정되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세대교체를 넘어 ‘숫자 기반의 책임경영’이라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이 주류가 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롯데그룹의 신유열 부사장은 미래성장실장으로 바이오, 글로벌 사업 분야를 진두지휘하며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만에 고속 승진을 이뤘습니다. 그동안 사장단 회의에 활발히 참여하는 등 그룹 내 입지를 확대해 왔으며, 연말 임원인사에서 사장 승진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오리온의 담서원 전무도 2021년 입사 후 3년 만에 임원으로서 가파른 승진 속도를 보이며 제과사업 등에서 뛰어난 실적과 신사업 발굴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승진은 단순 경영 승계가 아닌 실적 중심 경영의 성공 사례로 읽힙니다.
영원무역홀딩스의 성래은 부회장은 그룹 창업주가 여전히 활동함에도 경영을 주도하고 있으며 미국 시장에서 어려운 통상환경에도 불구하고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 경영 능력을 입증했습니다. 아성다이소의 박영주 부사장 역시 고속 승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회사 매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데 기여하며 온라인 강화와 신상품 도입으로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급격한 세대교체와 임원 승진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주주 및 이해관계자 간 분쟁 가능성을 내포합니다. 특히 상법상 주주권과 이사의 선임 및 해임 절차, 공정거래법상 내부거래 규제 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또한 신속한 승진 과정에서 임원 경쟁력과 경영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정관 및 사내 규정 정비가 필수적입니다.
경영권 승계는 단순히 가족 중심 승진이 아니라 주주 가치와 회사 지속 가능성을 위한 철저한 법적·경영적 준비가 요구되는 사안임을 이례적 사례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원 임명 및 승진 과정에서 관련 법적 절차와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