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기사 최저임금 미달분 및 퇴직금 지급 판결

택시운전근로자들이 택시회사를 상대로 미지급 최저임금과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2018년 택시회사와 노동조합이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최저임금법 적용을 회피하려는 탈법 행위로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무효화된 소정근로시간 합의 대신 이전의 2015년 임금협정상 1일 5시간의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하여 미지급 최저임금을 재산정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피고인 택시회사는 원고인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미지급 최저임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퇴직금은 미지급액이 없다고 보았으며, 피고 회사의 신의칙 위반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B, D): 피고 H 주식회사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로 근무하다 퇴사한 근로자들
• 피고 (H 주식회사):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일반택시운송사업을 운영하는 회사

분쟁 상황

피고 H 주식회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일반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며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해왔습니다. 2007년 12월 27일 최저임금법이 개정되어 일반 택시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에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초과운송수입금)을 제외한 고정급만 산입된다는 특례조항(제6조 제5항)이 신설되었고, 이 조항은 2010년 7월 1일부터 청주시에서 시행되었습니다. 이 특례조항 시행 전후, 피고 회사와 노동조합은 여러 차례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2008년 1일 6시간 50분에서 2010년 1일 6시간, 2015년 1일 5시간, 그리고 2018년에는 1일 3시간 30분으로 지속적으로 단축했습니다. 원고들인 택시운전근로자 B와 D는 이러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오직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그에 따라 발생한 미지급 최저임금과 퇴직금을 회사에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택시회사와 노동조합이 체결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 무효로 판단될 경우, 적용되어야 할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미지급 최저임금 및 퇴직금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 피고 회사가 주장하는 노사 합의의 무효 주장에 대한 신의칙 위반 항변이 인정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제1심판결 중 피고 H 주식회사가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해당 부분의 원고들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2. 피고 H 주식회사는 원고 B에게 283,717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3. 4.부터 2024. 8. 29.까지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해야 합니다.
3. 피고 H 주식회사는 원고 D에게 533,343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8. 4.부터 2024. 8. 29.까지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해야 합니다.
4.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기각되었습니다.
5. 소송 총비용 중 95%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2018년 체결된 임금협정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2015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1일 5시간의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하여 원고들의 미지급 최저임금을 재산정하였고, 피고 회사는 원고들에게 미지급된 최저임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퇴직금은 미지급액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으며, 최저임금법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 피고의 신의칙 위반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 판결은 택시운전근로자의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최저임금법의 강행규정적 성격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일반 택시운송사업 특례조항)​: 일반 택시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초과운송수입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만 포함됩니다. 이 조항은 택시운전근로자의 저임금 구조를 개선하고 생활 안정을 실효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도입되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이 특례조항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무효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2.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 및 제3항: 사용자는 최저임금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하며, 만약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근로계약 부분은 무효가 되고, 그 무효가 된 부분은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3.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 (소정근로시간)​: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합의한 근로시간을 의미하며, 이는 기준근로시간(1일 8시간, 1주 40시간)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단지 형식에 불과하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정해진 경우, 그 합의의 효력은 부정될 수 있습니다.
4. 대법원 판례의 법리 (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사용자가 최저임금 미달을 회피할 목적으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로 보아야 한다는 법리가 확립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합의의 무효 여부는 합의의 주된 목적(최저임금법 회피 의도), 단축된 소정근로시간과 실제 근로시간의 불일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규범적인 관점에서 엄격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5. 최저임금 산정 시 주휴수당의 포함 여부 (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4다44673 판결)​: 주휴수당은 소정의 근로에 대해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이므로, 최저임금 산입 제외 임금에 해당하지 않아 최저임금 비교대상 임금에 포함됩니다. 다만, 2018년 12월 31일 이전 기간에 대해서는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은 제외하고 판단합니다.
6.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 (노동조합법 제33조)​: 단체협약 중 근로조건 등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규범적 부분은 단체협약이 실효되더라도, 이를 변경하는 새로운 합의나 개별 근로자의 동의가 없는 한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남아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합니다. 따라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인 경우, 그 이전의 유효한 단체협약의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계속 적용됩니다.
7. 신의성실의 원칙 (신의칙) 적용의 제한 (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5다217287 판결 등)​: 단체협약 등 노사 합의가 근로기준법 등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 그 무효 주장은 원칙적으로 신의칙에 위배되지 않습니다.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며, 신의칙을 우선 적용할 만한 특별한 사정은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참고 사항

1. 최저임금법의 강행규정성: 근로기준법 및 최저임금법과 같은 노동관계법령은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하고 향상시키기 위한 강행규정입니다. 따라서 근로계약이나 단체협약의 내용이 이러한 강행규정을 위반할 경우, 해당 부분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2.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유효성 판단: 노사 합의에 의한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최저임금법 등 강행규정을 잠탈할 의도로 이루어졌다면 이는 탈법행위로서 무효로 판단됩니다. 이때 판단의 주요 기준은 합의의 주된 목적이 최저임금법 적용 회피에 있었는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있었는지, 단축된 소정근로시간과 실제 근로시간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 등입니다. 택시요금 인상, 택시호출 앱 보편화 등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인한 실제 근무 여건 변화는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타당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3. 택시운전근로자 최저임금 산입 범위 특례: 일반 택시운송사업에서는 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생산고에 따른 임금(초과운송수입금, 즉 사납금을 초과하는 수입)이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는 운전근로자의 고정급 비율을 높여 수입 안정성을 보장하려는 최저임금법의 특별한 취지이므로, 이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임금 협상 및 근무 계약 시 유의해야 합니다.
4.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 유효한 단체협약이 만료되더라도, 그 단체협약의 근로조건에 관한 규범적 부분은 새로운 유효한 합의가 있기 전까지는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남아 효력을 가집니다. 따라서 특정 합의가 무효로 판단되면, 그 이전의 유효한 합의 내용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5. 신의성실의 원칙 (신의칙) 적용의 한계: 노사 합의가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 그 무효 주장은 원칙적으로 신의칙에 위반되지 않습니다. 기업의 경영상 어려움 등을 이유로 근로자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제한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의 입법 취지를 약화시킬 수 있으므로, 신의칙 적용은 매우 예외적으로 엄격하게 판단됩니다.
6. 퇴직금 산정 시 유의사항: 퇴직금은 퇴직 전 3개월간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만약 최저임금 미달액이 발생했다면, 실제로 지급받은 임금이 아닌 최저임금액 이상으로 지급되었어야 할 임금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다시 산정하여 퇴직금을 계산해야 합니다. 다만, 형식적인 퇴사 및 재입사가 반복된 경우, 실질적인 근로관계의 단절이 없었음을 입증하여 계속 근로로 인정받으려면 명확한 증거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