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입자 보증금 액수 속인 임대인에게 전세보증금 돌려받은 사건

세입자가 임대인과 전세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임대인이 다른 세입자들의 보증금 총액을 고의로 속여 계약을 맺었고 이로 인해 세입자가 '깡통전세' 위험에 놓이게 되자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전세보증금 반환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임대인의 기망 행위와 주택 경매 개시를 이유로 세입자의 계약 해지가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임대인에게 세입자로부터 주택을 인도받음과 동시에 전세보증금 4,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건물 5층 C호를 보증금 4,500만 원에 임차하여 거주하던 세입자
• 피고 B: 원고 A에게 건물을 임대한 임대인
• D조합: 이 사건 건물에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경매를 신청한 금융기관

분쟁 상황

세입자 A는 임대인 B와 전세 계약을 맺을 당시 임대인이 건물 내 다른 호실 세입자들의 총 보증금 액수를 실제보다 훨씬 적게 알려주어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임차 주택에 경매 절차가 시작되면서 세입자는 자신이 이른바 '깡통전세' 또는 '전세사기' 피해를 보았음을 인지하고 임대차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전세보증금 반환을 요구했으나 임대인이 이를 거부하여 소송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상황에서 세입자는 경매 개시 시점에 자신의 임차권이 기존 근저당권보다 후순위였으므로 경매 낙찰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했습니다.

핵심 쟁점

임대인이 전세 계약 체결 시 다른 호실 임차인들의 보증금 총액을 고의로 허위 고지한 경우 임차인이 해당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고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지 여부 및 임차주택에 대한 임의경매 절차가 개시되었을 때 임차인의 계약 해지권 행사 범위에 대한 판단

법원의 판단

법원은 임대인 피고가 다른 세입자들의 실제 보증금 합계액 8억 4,500만 원을 5억 3,000만 원으로 고의로 속여 원고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게 한 점, 임대차계약 체결일보다 앞서 2019년 10월 30일에 설정된 근저당권에 기한 경매 절차가 2023년 10월 31일 개시되어 원고가 경매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게 된 점을 인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 및 피고의 보증금 수령이 이른바 깡통전세, 전세사기에 해당하므로 임대차계약의 해지 또는 취소를 통보한다'는 의사표시가 담긴 소장 부본이 2023년 11월 20일 피고에게 송달됨으로써 임대차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되었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피고는 원고로부터 해당 호실을 인도받는 동시에 원고에게 전세보증금 4,500만 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결론

원고인 세입자는 피고인 임대인에게 전세보증금 4,500만 원을 돌려받게 되었고, 소송 비용은 모두 피고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판결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임차인은 보증금을 지급하고 주택을 인도받아 주민등록을 마치면 다음 날부터 대항력을 취득하여 임차주택이 다른 사람에게 양도되거나 경매로 넘어갈 경우에도 임차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처럼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추기 전에 이미 설정되어 있던 근저당권이 실행되어 경매가 개시되면, 임차인은 경매 매수인에게 자신의 임차권을 주장할 수 없게 되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커집니다. 대법원 판례(1999년 6월 25일 선고 99다311판결)는 임차주택이 임대차 기간 만료 전에 경매되는 경우,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임차권자라도 임대차계약을 해지하여 종료시킬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임차인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벗어나 임대차 관계를 종료하고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본 판결에서는 임대인의 고의적인 허위 고지로 인한 '기망 행위'와 함께 경매 개시라는 두 가지 이유를 근거로 세입자의 임대차계약 해지권 행사를 적법하다고 인정하여 보증금 반환을 명령했습니다.

참고 사항

전세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는 반드시 해당 주택의 등기부등본을 열람하여 근저당권 등 선순위 권리 관계와 그 금액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임대인이 고지하는 다른 세입자들의 보증금 총액 정보는 사실과 다를 수 있으므로, 해당 정보의 진위를 직접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확정일자 부여 현황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만약 임대인의 허위 고지 사실이 밝혀지고 해당 주택이 경매에 넘어가 대항력을 상실할 위기에 처한다면,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고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내용증명 등을 통해 명확한 해지 의사표시를 임대인에게 전달하고, 신속하게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전세보증금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