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 민사사건 · 병역/군법
피고인 A는 D 주식회사로부터 자동차 할부 자금을 대출받으면서 SM6 승용차를 담보로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할부금을 일부만 낸 상태에서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F으로부터 1,000만 원을 빌리면서 같은 SM6 승용차를 담보로 주고 인도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이 행위를 피해자 D 주식회사의 권리 행사를 방해하는 '은닉' 행위로 인정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그리고 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습니다. 비록 피고인이 과거 집행유예 기간 중에 범행을 저질렀지만, 이 사건 선고 시점에는 이전 집행유예 기간이 무사히 경과하여 새로운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인 A는 2019년 10월 18일, D 주식회사로부터 2,948만 원을 대출받아 SM6 승용차를 구입하고, 차량에 채권가액 1,500만 원의 저당권을 D 주식회사 앞으로 설정했습니다. 이후 2020년 1월 9일경, 피고인 A는 D 주식회사에 할부금을 일부만 납입한 상태에서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F으로부터 1,000만 원을 빌리면서 해당 SM6 승용차를 담보로 제공하고 인도했습니다. 이로 인해 D 주식회사는 담보로 설정된 차량을 찾을 수 없게 되어 담보권 행사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미 할부금융사의 담보로 잡힌 자동차를 채무자가 다른 사람에게 다시 담보로 제공하고 인도한 행위가 '권리행사방해죄'에서 말하는 '은닉'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피고인에게 권리행사방해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
피고인 A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되,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하고, 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한다.
법원은 피고인이 D 주식회사에 담보로 제공된 차량을 F에게 다시 담보로 제공하며 인도한 행위를 '은닉'으로 보아 D 주식회사의 담보권 실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만들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피해 회사의 권리 행사가 방해될 수 있음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으므로 고의도 인정했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동종 전과가 없는 점,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이 있었던 점, 피해 회사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특히 피고인이 이전 집행유예 기간 중에 범행을 저질렀지만, 이 사건 판결 선고 시점에는 이전 집행유예 기간이 실효되지 않고 이미 경과했으므로 다시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은 다음과 같습니다.
형법 제323조 (권리행사방해): 이 조항은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 물건을 은닉,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여기서 '은닉'은 물건의 소재를 발견하기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두는 것을 의미합니다. 피고인이 D 주식회사에 담보로 제공한 차량을 F에게 다시 담보로 제공하며 인도한 행위는 법원에서 이 차량의 소재를 발견하기 현저히 곤란하게 만든 '은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이로 인해 권리 행사가 방해될 우려가 있는 상태에 이르면 죄가 성립하며, 실제로 권리 행사가 방해되었을 것까지는 필요하지 않다는 법리도 적용되었습니다.
형법 제62조 제1항 (집행유예의 요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할 경우,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이 과거 다른 죄로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지만, 이 사건 판결 선고일 기준으로 이전 집행유예 기간이 실효되거나 취소되지 않고 무사히 경과하였으므로, 새로운 범죄에 대해서도 재차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하다고 보아 이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형법 제62조의2 (사회봉사명령):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경우 보호관찰이나 사회봉사를 함께 명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이 함께 내려졌습니다.
담보로 제공된 물건, 특히 할부 구매 차량과 같이 저당권이 설정된 물건은 채무가 남아있는 동안에는 다른 사람에게 함부로 담보로 제공하거나 처분해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행위는 원 채권자의 권리 행사를 방해하는 '은닉' 행위로 간주되어 권리행사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물건의 소재를 발견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면 현실적으로 권리 행사가 방해되지 않았더라도 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또한, 채무를 갚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임의로 담보물을 처분하거나 숨기기보다는 채권자와 미리 협의하여 해결책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사건처럼 과거에 집행유예를 받은 전력이 있더라도, 새로운 범죄에 대한 판결 선고 시점에 이전 집행유예 기간이 무사히 종료되었다면 새로운 범죄에 대해서도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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