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계 마을어장 어업권 갱신 거부 무효 및 손해배상 사건

이 사건은 어촌계 계원인 해녀들이 어촌계와의 마을어장 어업권 행사계약 갱신을 거부당하자, 해당 어촌계 총회 결의의 무효 확인과 계약 체결 이행, 그리고 이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례입니다. 법원은 어촌계의 재계약 거부 결의가 총회 소집 통지 절차 및 계원에 대한 소명 기회 부여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고, 재계약 거부의 실체적 사유 또한 충분히 입증되지 않아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어촌계는 해녀들과 어업권 행사계약을 다시 체결해야 하며, 어촌계와 당시 계장은 공동으로 해녀들에게 물질 소득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A, D, E, F, G, H): 2015년부터 I리 연안에서 어업활동에 종사해 온 해녀들이자 피고 어촌계의 계원들. 어촌계와의 마을어장 어업권 행사계약 갱신을 원했던 당사자들입니다.
• 피고 B 어촌계: 원고들과의 마을어장 어업권 행사계약 갱신을 거부하는 결의를 한 어촌 공동체입니다.
• 피고 C: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부터 어촌계장으로 활동하였으며, 원고들에게 재계약 거부 통보를 한 것으로 지목되었고, 이 사건 총회에서 재계약 거부 결의를 적극적으로 주도한 인물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들은 2015년부터 피고 어촌계와 마을어장 어업권 행사계약을 체결하고 해녀로 활동해 온 어촌계 계원들입니다. 2024년 1월 12일, 피고 어촌계는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원고들과의 어업권 행사계약 갱신을 거부하는 결의를 했습니다. 이에 대해 원고들은 해당 결의가 ① 총회 소집 공고 시 안건을 '마을어장 행사 계약자(안)'으로만 기재하여 갱신 거부라는 핵심 내용을 명확히 통지하지 않은 절차적 하자, ② 사실상 제명에 해당하는 결의임에도 원고들에게 소명의 기회와 사실확인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은 절차적 하자, ③ '계장에 대한 허위소문 유포'나 '민원 제기', '동료 해녀 따돌림' 등의 갱신 거부 사유가 정당하지 않거나 입증되지 않았다는 실체적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들은 이로 인해 2024년에 물질을 하지 못하여 발생한 소득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도 청구했습니다. 피고 어촌계와 전 계장 C은 총회 소집 절차가 적법했고, 원고들에게 소명 기회를 부여했으며, 원고들의 민원 제기로 인한 어촌계의 명예 실추 및 사업 방해, 동료 해녀 따돌림 등의 사유가 계약 갱신 거절의 정당한 이유가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핵심 쟁점

1. 피고 C에 대한 재계약 거부 통보 무효확인 청구가 소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
2. 피고 어촌계의 마을어장 어업권 행사계약 재계약 거부 결의에 절차적 또는 실체적 하자가 있어 무효인지 여부.
3. 피고 어촌계가 원고들에게 어업권 행사계약 체결 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
4. 무효인 결의로 인해 원고들이 입은 손해에 대해 피고들이 공동으로 배상할 책임이 있는지 여부 및 손해배상액의 범위.

법원의 판단

1. 피고 C에 대한 '2024년 1월 24일 자 마을어장 어업권 행사계약 재계약 거부 통보' 무효확인 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각하되었습니다.
2. 피고 B 어촌계가 2024년 1월 12일 총회에서 원고 및 선정자들과 마을어장 어업권 행사계약 재계약을 거부한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했습니다.
3. 피고 B 어촌계는 원고 및 선정자들에게 마을어장 어업권 행사계약 체결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고 명령했습니다.
4. 피고들(B 어촌계, C)은 공동으로 원고 A에게 3,553,413원, 선정자 D에게 6,749,957원, 선정자 E에게 4,193,333원, 선정자 F에게 2,763,778원, 선정자 G에게 2,407,367원, 선정자 H에게 4,551,992원 및 위 각 금액에 대해 2024년 11월 8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5.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6. 제4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고 선고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어촌계의 재계약 거부 결의가 법인 아닌 사단의 총회 결의 요건인 '회의 목적사항 사전 통지'와 '구성원에 대한 실질적 소명 기회 보장'을 위반한 절차적 하자가 있고, 재계약 거부의 실체적 사유도 충분히 입증되지 않아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어촌계는 원고들과 어업권 행사계약을 다시 체결해야 하며, 어촌계와 당시 계장은 불법행위로 인정되어 원고들이 2024년에 어업활동을 하지 못해 입은 소득 손실을 배상해야 합니다. 이 판결은 단체 운영에 있어 구성원의 권리를 박탈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중요한 결정일수록 법령 및 정관이 정한 절차를 엄격히 준수하고, 당사자에게 충분한 소명 기회를 보장해야 함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71조 (사단법인의 총회 소집 통지): 사단법인의 총회는 1주간 전에 그 회의의 목적사항을 기재한 통지를 발송하거나 정관에 정한 방법에 따라 소집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어촌계는 '마을어장 행사 계약자(안)'으로만 공고하여 원고들과의 재계약 거부라는 핵심 목적사항을 제대로 통지하지 않아 절차적 하자가 인정되었습니다. 이는 구성원이 안건을 미리 알고 준비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입니다.
2.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 (손해배상액 산정):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액을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액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들이 2024년에 물질을 하지 못해 얻지 못한 소득을 과거 4년간의 평균 수입을 기초로 산정하는 데 이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3. 민사소송법 제101조 (공동소송의 소송비용): 공동소송에서 소송비용은 원칙적으로 공동소송인이 균등하게 부담하지만, 법원은 사안의 경중이나 각 당사자의 기여도 등을 고려하여 다르게 정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C에 대한 일부 청구가 각하되었음에도, 전체 소송비용을 피고들이 공동으로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4. 확인의 이익 법리: 확인의 소는 원고의 권리 또는 법적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해 가장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이 될 때에만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봅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 C이 재계약 거부 통보를 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결정의 주체가 어촌계라는 점에서, C에 대한 확인 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되어 각하되었습니다.
5. 법인 아닌 사단의 총회 결의의 유효 요건: 법인 아닌 사단의 총회에서 회의 소집 통지에 목적 사항을 기재하지 않은 사항에 관하여 결의한 때에는 구성원 전원이 회의에 참석하여 의결한 경우가 아닌 한 그 결의는 원칙적으로 무효입니다. (대법원 2015. 2. 16. 선고 2011다101155 판결 등 참조)
6. 조합원 제명 처분의 요건 및 절차: 단체의 구성원인 조합원에 대한 제명 처분은 조합의 이익을 위해 불가피한 최종 수단으로서만 인정되어야 하며, 제명 사유의 유무는 엄격하게 해석하고 정관 등에서 정한 절차를 준수해야 합니다. 특히, 제명 결의를 하기 위해서는 해당 조합원에게 미리 구체적인 제명 사유와 총회 일시, 장소 등을 개별적으로 통지하고, 총회에 출석하여 진술할 기회를 주거나 서면을 제출받아 배포하는 등으로 충분하고 실질적인 소명의 기회를 보장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어촌계의 재계약 거부 결의는 사실상 제명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러한 소명 기회 부여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총회 소집 통지 및 안건 명시의 중요성: 어촌계나 다른 단체에서 중요한 결정을 위한 총회를 소집할 때는 회의 목적 사항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기재하여 사전에 모든 구성원에게 통지해야 합니다. 단순히 '계약자(안)'과 같이 포괄적으로 기재하는 것은 절차적 하자가 될 수 있습니다.
2. 구성원의 소명 기회 보장: 구성원의 자격을 박탈하거나 중요한 권리를 제한하는 결정(예: 계약 갱신 거부, 제명)을 할 때는 반드시 해당 구성원에게 구체적인 사유를 고지하고, 총회에 출석하여 자신의 입장을 진술하거나 서면으로 제출할 수 있는 충분하고 실질적인 소명 기회를 보장해야 합니다. 단체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가 있다고 주장하더라도, 일방적인 판단으로 절차를 진행해서는 안 됩니다.
3. 제명 등 불이익 처분 사유의 엄격한 해석 및 입증 책임: 단체가 구성원에게 제명과 같은 중대한 불이익을 주는 경우, 정관 등에서 정한 사유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며, 해당 구성원이 단체의 목적 달성을 어렵게 하거나 공동 이익에 불가피한 손해를 입혔다는 사실을 단체가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4. 피해 발생 시 손해배상 청구 가능성: 단체의 위법한 결의나 대표자의 불법행위로 인해 구성원이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면, 해당 단체나 대표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손해액은 일반적으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 얻을 수 있었을 이익(일실수입)을 기준으로 산정될 수 있습니다.
5. 손익상계의 기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피해자가 얻은 이득이 있다면 손해액에서 공제(손익상계)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이득은 불법행위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 경우에 한정됩니다. 피해자가 생계를 위해 별도로 얻은 소득은 일반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이득으로 보지 않아 손익상계 대상이 아닐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