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차량 출발하다 사람을 못 보고 낸 사고 배상 판결

이 사건은 운전자 E씨가 주차된 차량을 출발시키려다 차량 앞에 앉아있던 H씨를 발견하지 못하고 역과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사고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사건입니다. 망 H씨의 자녀들(A, B, C)이 운전자의 차량 보험사인 D 주식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고, 법원은 운전자 E씨의 전방 주시 태만 등 과실을 인정하여 D 주식회사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피해자인 망 H씨의 과실은 인정되지 않았으며, 법원은 원고들에게 각 2,5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B, C): 사고로 사망한 망 H씨의 자녀이자 공동상속인들입니다.
• 피고 (D 주식회사): 사고를 낸 차량의 자동차종합보험을 체결한 보험회사입니다.
• 운전자 (E): 사고를 일으킨 차량의 운전자입니다.
• 망인 (H): 사고로 사망한 피해자입니다.

분쟁 상황

2016년 11월 12일 오후 5시 21분경, E씨가 김제시 F마을 앞 도로에 주차해두었던 쏘렌토 차량에 시동을 걸어 출발하려 했습니다. 당시 차량 앞 왼편 풀밭에 앉아있던 망 H씨를 E씨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채 그대로 차량을 출발시켜 H씨를 역과했습니다. 이 사고로 H씨는 같은 날 오후 6시 42분경 다발성 외상성 손상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렀습니다. 운전자 E씨는 이 사고로 인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죄로 기소되어 2017년 4월 11일 금고 6월에 집행유예 1년, 준법운전강의 40시간 수강명령을 선고받아 이 판결은 확정되었습니다. 사망한 H씨의 자녀들인 원고들은 E씨 차량의 자동차종합보험사인 D 주식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주차된 차량을 출발하던 운전자의 전방 및 주변 확인 의무 소홀로 인한 사고 발생 여부, 사고 차량의 보험회사가 피해자 유족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하는지 여부, 사망한 피해자에게 사고 발생에 기여한 과실이 있어 손해배상 책임이 제한될 수 있는지 여부, 그리고 장례비와 위자료 등 손해배상 금액의 적절한 산정 범위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제1심판결을 변경하여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피고 D 주식회사는 원고들(A, B, C)에게 각각 2,500만 원씩을 지급해야 합니다.
2. 위 금액에 대하여 사고일인 2016년 11월 12일부터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19년 4월 4일까지는 연 5%의 이자를,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이자를 각각 계산하여 지급해야 합니다.
3.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4. 소송 총비용 중 4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차량 운전자 E씨의 주의 의무 위반을 인정하여 이 사건 사고의 발생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보았고, 이에 따라 E씨의 보험사인 D 주식회사에 망인 및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망인의 과실은 인정되지 않아 보험사의 책임 제한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최종적으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장례비와 망인의 위자료 상속분, 원고들 본인의 위자료를 포함하여 각 2,500만 원씩을 배상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상법 제724조 제2항 (보험자의 책임)​: 이 조항에 따라 자동차보험에 가입된 차량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는 보험회사에 직접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피고 D 주식회사는 사고 차량의 보험사로서 운전자 E씨의 과실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2. 도로교통법 제34조 (정차 또는 주차의 방법)​: 이 조항은 차량 운전자가 차도의 우측 가장자리에 정차하거나 주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사고 차량이 도로 왼편 풀밭에 주차되어 있었던 점은 운전자가 주변 상황을 더욱 주의 깊게 살필 필요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3. 운전자의 주의의무: 차량 운전자는 항상 전방과 좌우를 잘 살피고, 조향 및 제동장치를 적절하게 조작하여 사고를 예방해야 할 일반적인 주의의무를 가집니다. 운전자 E씨는 차량 출발 전 전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망인을 역과한 과실이 인정되었습니다.
4.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민법 제750조)​: 타인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해 위법하게 손해를 입은 자는 가해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운전자 E씨의 과실로 망인이 사망에 이르렀으므로, 그로 인한 손해(장례비, 위자료 등)를 배상해야 할 책임이 발생했습니다.
5. 상속: 망인이 사망함에 따라 발생한 위자료 청구권 등은 망인의 자녀들인 원고들에게 상속됩니다. 법원은 망인의 위자료 5,000만 원이 원고들에게 각 1/3씩 상속되는 것으로 보아 손해배상액을 산정했습니다.
6. 지연손해금 이율 (민법 제379조 및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는 상사채무가 아니므로 상법상 법정이율(연 6%)이 아닌 민법상 법정이율(연 5%)이 적용됩니다. 또한, 소송이 진행되는 중에는 법원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민법상 이율을,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연 15%의 높은 지연이율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1. 운전 전 철저한 주변 확인: 차량 출발 전에는 반드시 전방과 좌우를 포함한 주변 상황을 면밀히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주차된 차량 주변에는 예상치 못한 사람이나 장애물이 있을 수 있음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2. 보험사를 통한 손해배상 청구: 자동차 사고로 인한 피해 발생 시, 가해 운전자가 가입한 자동차종합보험사에 직접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3. 피해자 과실 여부: 사고 발생 시 피해자에게도 주의 의무 위반이 있었다면 가해자의 책임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처럼 피해자의 과실을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 가해자 또는 보험사의 책임이 전부 인정될 수 있습니다.
4. 손해배상 범위: 사고로 인한 사망의 경우, 장례비와 사망한 망인의 위자료, 그리고 유족들의 위자료 등이 손해배상 범위에 포함됩니다.
5. 형사 합의금의 영향: 가해 운전자로부터 받은 형사 합의금은 민사상 손해배상액 산정 시 참작될 수 있으므로, 합의 여부 및 금액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6. 지연손해금 이율: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는 민법상 법정이율(연 5%)이 적용되며,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연 15%의 지연이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상법상 법정이율(연 6%)은 불법행위 채무에는 일반적으로 적용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