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 · 의료
선천성 좌측 관상동맥 이상기시증을 진단받은 생후 41일 된 영아가 수술 전 검사 및 준비 과정에서 심정지가 발생하여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영구적인 장애를 입게 된 사건입니다. 원고(영아와 부모) 측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정맥주사라인 확보 과정에서 과도한 자극을 주어 심정지를 유발했고, 심정지 발생 후 응급처치가 지연되거나 부적절했으며, 정맥주사 관련 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의료진의 정맥주사 시술이 통상적인 범위 내였고 심정지는 영아의 기저 질환 악화 때문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으며, 응급처치 과정에 과실이 없었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생후 41일 된 영아 A는 선천성 좌측 관상동맥 이상기시증으로 피고 병원에 내원하여 긴급 수술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수술 전 정맥주사라인 확보 및 채혈 검사 과정에서 영아의 정맥이 잘 보이지 않아 주사바늘로 여러 번 시도하였고, 영아는 이 과정에서 심하게 울었습니다. 약 2시간 후, 영아에게 갑작스럽게 청색증과 몸이 축 처지는 증상이 나타나 심정지가 발생했습니다. 의료진은 즉시 응급처치에 들어갔으나, 기관삽관 시도에 두 차례 실패하며 약 11분 후에야 성공했습니다. 이후 응급수술이 진행되었지만, 이미 발생한 심정지로 인한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영아는 전신 강직성마비, 심각한 발달지연, 경련발작 등의 영구적인 장애를 입게 되었습니다. 이에 영아의 부모는 의료진의 과실을 주장하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의 정맥주사라인 확보 과정이 과도한 자극을 주어 영아의 심정지를 유발했는지, 심정지 발생 후 응급처치가 적절했는지, 그리고 설명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의 정맥주사 시술 과정이 통상적인 범위를 넘어서 과도한 자극을 주었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영아의 심정지는 선천성 좌측 관상동맥 이상기시증 악화로 인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또한, 심정지 발생 후의 응급처치(산소 공급, 심장마사지, 앰부배깅, 기관삽관 시도 및 에피네프린 투여 등)는 지연되지 않았고, 기관삽관이 다소 지연되었더라도 영아의 특수성 및 앰부배깅을 통한 산소 공급이 이루어졌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의료진의 과실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기도부종 발생 및 기관절개술 미시행에 대한 과실 주장도 증거 부족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심정지가 의료진의 침습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라고 보아 설명의무 위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원고의 모든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의료기관의 사용자 책임과 채무불이행 책임에 대해 규정하는 민법 제756조가 적용됩니다. 민법 제756조는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병원이 소속 의료진의 과실로 환자에게 손해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진다는 법리입니다. 원고 측은 피고 병원 의료진의 의료상 과실(정맥주사 과도 자극, 응급처치 지연 및 부적절, 설명의무 위반)로 인해 영아에게 손해가 발생했음을 주장하며 이 조항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의료 과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의료진의 행위가 의료 기준을 위반했는지, 그 위반과 환자에게 발생한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는지 등을 엄격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특히 의료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서는 원고가 의료진의 과실과 그로 인한 손해 발생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설명의무 위반은 환자의 자기결정권 침해를 전제로 하며, 중대한 결과가 의사의 침습행위로 인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위자료 지급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법리도 적용되었습니다.
선천성 질환을 가진 영아가 의료 시술 중 갑작스럽게 위급 상황에 처한 경우, 의료진의 처치 과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환자의 기저 질환이 위급 상황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며, 의료 행위의 모든 과정이 환자의 상태와 특성을 고려하여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당시 의학적 기준으로 적절한 판단과 조치가 취해졌는지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특히 영유아의 경우 정맥 확보와 같은 시술이 성인에 비해 어려울 수 있다는 점, 그러나 산소 공급과 같은 필수적인 응급처치가 지연 없이 이루어졌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의료 기록을 통해 시술 과정, 응급처치 시각, 환자 상태 변화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문서화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의료 과실 여부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 감정 결과가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