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의회 청사 건설 중단으로 인한 계약 해지 유효성 확인 판결

수원시 의회 청사 건설 공사를 맡은 공동수급체(주식회사 A 및 K건설 주식회사) 중 K건설의 회생 신청으로 공사가 중단되었습니다. 발주처인 수원시는 공사 재개를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주식회사 A는 공기 연장, 공사대금 증액, K건설의 공동수급체 탈퇴 등을 요구하며 공사 재개를 거부했습니다. 이에 수원시는 지방계약법에 따라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주식회사 A는 수원시의 계약 해지가 부당하므로 계약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주식회사 A가 공사를 중단한 것에 정당한 사유가 없었으므로 수원시의 계약 해지는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수원시 의회 청사 건설 공사의 공동수급체 주도 구성원(지분 60%). 발주처의 계약 해지 통보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계약 유효 확인을 구함.
• 피고 수원시: 수원시 의회 청사 건설 공사의 발주처. 시공사 측의 공사 중단 및 재개 불응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함.
• K건설 주식회사: 주식회사 A와 공동수급체를 구성한 회사(지분 40%). 회생 신청으로 공사가 중단되었고, 이후 스스로 계약 해지를 통보함.

분쟁 상황

수원시 의회 청사 건설 공사를 진행하던 중, 공동수급체의 일원인 K건설이 2024년 4월 19일 회생 신청을 하면서 공사가 중단되었습니다. 발주처인 수원시는 4월 23일부터 여러 차례 공문을 보내 공사 재개를 요청했고, 5월 13일에는 5월 24일까지 공사를 재개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이에 원고 주식회사 A는 5월 17일 피고 수원시에 공사 기간을 2024년 4월 30일에서 11월 30일로 7개월 연장하고, 공사대금 44억 6,000만 원 증액, K건설을 공동수급체에서 탈퇴시켜 원고의 지분을 100%로 조정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피고는 준공 기한 연장과 지분율 조정은 불가하며 공사대금 증액은 일부 수용 가능하다고 회신했습니다. 결국 K건설이 6월 3일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계약 해지를 통보하자, 피고 수원시도 같은 날 지방계약법에 근거하여 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이에 원고 주식회사 A는 피고의 계약 해지 통보가 부당하다며 계약 유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 수원시가 원고 주식회사 A와의 공사 계약을 해지한 것이 지방계약법상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원고가 주장하는 공사 기간 연장 불승인, 공사대금 증액 불승인, K건설의 공동수급체 탈퇴 불승인 등이 공사 중단에 대한 정당한 이유로 인정될 수 있는지가 핵심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주식회사 A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 수원시의 계약 해지 통보는 적법하고 계약은 유효하지 않다고 판결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 주식회사 A가 공사를 중단하고 재개하지 않은 것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원고가 주장한 공사 기간 연장 및 공사대금 증액 요청은 실체적 및 절차적 타당성이 부족하여 피고 수원시가 이를 반드시 승인해야 할 의무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K건설의 공동수급체 탈퇴 및 지분율 조정 요청 역시 지방계약법령 및 계약 조항에 따라 피고의 선택 사항이었으므로, 피고가 이를 거부한 것이 계약상 의무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원고가 공사 속개를 거절한 행위는 지방계약법 제30조의2 제1항 제5호에 명시된 '계약상대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담당자의 이행 촉구에 따르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여 피고의 계약 해지는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판결에서 주로 적용된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지방계약법) 제30조의2 제1항 제5호: 이 조항은 계약상대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담당자의 이행 촉구에 따르지 아니한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이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피고의 여러 차례 공사 속개 요청에 정당한 이유 없이 응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계약 해지가 이 조항에 따라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2.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 제9장 계약일반조건 제8절 제7조: 이 규정은 발주처가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원고가 이행을 서면으로 요청했음에도 거부하거나 약정 기한 내 이행 계획을 통지하지 않은 경우 공사의 시공을 정지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합니다. 법원은 원고가 주장한 공기 연장 불승인, 공사대금 증액 불승인 등이 피고의 계약상 의무 불이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이 규정의 적용을 배척했습니다.
3.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 제6장 제3절 제7의 가항 및 수원시 공사계약 특수조건 제11조: 이들 규정은 공동수급체 구성원의 부도 등으로 인해 출자비율·분담내용 변경 요청이 있을 때 계약담당자가 이를 변경하게 할 수 있으나, 이는 발주기관의 선택 사항일 뿐 의무 사항은 아니라는 점을 명시합니다. 법원은 피고가 K건설의 탈퇴 및 지분율 조정을 승인하지 않은 것이 계약상 의무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근거로 삼았습니다.
4.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19조 제1항: 이 조항은 회생절차에 있는 채무자(K건설)의 관리인이 쌍방 미이행 쌍무계약에 대해 계약을 해지할 것인지 이행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규정합니다. K건설이 이 조항에 따라 계약 해지를 통보한 사실이 있으나, 이는 원고의 공사 중단에 대한 정당한 이유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5. 확인의 소의 이익 법리(대법원 2011. 9. 8. 선고 2009다67115 판결, 2020. 8. 20. 선고 2018다249148 판결)​: 이 법리는 일반적으로 과거의 법률관계는 확인의 소 대상이 될 수 없지만, 그것이 현재적 또는 잠재적 분쟁의 전제가 되어 관련 분쟁을 일거에 해결하는 유효·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확인의 이익이 인정된다고 봅니다. 법원은 피고가 다른 업체와 계약했더라도 원고의 계약 유효 주장이 계속되는 한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보아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을 기각했습니다.

참고 사항

공동수급체 구성원 중 한 곳에 부도, 회생 신청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

1. 공동수급체의 나머지 구성원은 공사 진행 의사를 명확히 하고 발주처와 적극적으로 협의해야 합니다.
2. 계약 변경(공사 기간 연장, 공사대금 증액 등)을 요청할 때는 관련 법령 및 계약서에 명시된 절차와 실체적 요건을 철저히 갖추고 정당한 사유를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해야 합니다. 단순히 공동수급체 내부의 문제나 예상치 못한 상황만으로는 정당한 이유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3. 공동수급체 구성원의 탈퇴 및 지분율 조정은 발주처의 선택 사항일 수 있으므로, 계약서와 관련 법령(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발주처에 의무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사안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4. 발주처가 공사 재개를 여러 차례 요청할 경우, 이에 불응하는 것은 '정당한 이유 없는 이행 촉구 불응'으로 간주되어 계약 해지 사유가 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5. 회생 절차 중인 공동수급체 구성원의 계약 선택권 행사가 다른 공동수급체 구성원의 계약 이행 의무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