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채무 · 행정
원고 A가 마스크 공급 계약 미이행으로 인해 채무자 C에게 4억 1천만 원의 채권을 가지게 된 상황에서, 채무자 C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자신의 부동산에 피고 B에게 채권최고액 4억 8천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행위는 원고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상회복으로 피고 B가 경매 절차에서 배당받을 금액에 대한 채권양도를 명한 사건입니다.
원고 A는 2020년 2월 8일 채무자 C와 마스크 181,800개 공급 계약을 맺고 물품대금 4억 원을 선지급했습니다. 하지만 C는 약속대로 물품을 공급하지 못했고, 이에 2020년 4월 14일 F과 연대하여 원고에게 4억 1천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했습니다. 이 약속 또한 지켜지지 않아 원고는 2020년 6월 15일 C와 F을 상대로 약정금 4억 1천만 원 소송을 제기했고, 2020년 7월 27일 C와 F이 연대하여 원고에게 채무를 분할 지급한다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었습니다. 한편, C는 원고에 대한 채무가 발생하고 채무초과 상태였던 2020년 4월 13일, 자신 소유의 부동산에 대해 피고 B에게 채권최고액 4억 8천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습니다. 이후 해당 부동산에 강제경매 절차가 개시되었고, 근저당권이 말소되었으나 경매 배당금 중 2억 8백여만 원이 피고 B에게 배당되는 내용의 배당표가 확정되었습니다. 단, 이 금액은 원고 A의 배당금 지급금지가처분으로 인해 실제로 지급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원고 A는 C가 무자력 상태에서 피고 B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행위가 다른 채권자인 자신을 해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이 근저당권설정계약의 취소와 원상회복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의 제척기간 도과 주장을, 원고가 사해행위의 구체적인 존재와 채무자의 사해의사까지 알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기각했습니다. 원고의 약정금 채권은 근저당권 설정 이전에 법률관계가 발생하고 높은 개연성이 현실화되어 성립했으므로 피보전채권으로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채무자 C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행위는 원고를 비롯한 일반 채권자의 공동담보를 부족하게 만든 사해행위에 해당하며, C의 사해의사와 피고의 악의가 추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의 '사업 계속을 위한 자금 융통' 주장은 자금의 불분명한 사용처, 담보 제공의 비합리성 등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선의의 수익자' 주장 또한 악의 추정을 번복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기각했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해당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취소하고, 이미 경매로 근저당권이 말소되었으나 배당금 지급금지가처분으로 지급되지 않은 피고의 배당금 지급청구권을 채무자 C에게 양도하며 대한민국에 그 사실을 통지할 것을 명했습니다.
민법 제406조 제1항 (채권자취소권):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본 사안에서 채무자 C는 원고에 대한 채무가 발생한 후 자신의 부동산에 피고 B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주었는데, 이때 C는 이미 채무초과 상태였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C의 행위가 다른 채권자들의 공동담보를 부족하게 만드는 행위로서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채무자의 재산이 채무 전부를 변제하기에 부족할 때 특정 채권자에게 담보를 제공하는 것은 다른 채권자의 이익을 해치는 사해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채무자가 사해행위를 할 의사(사해의사)가 있었다고 인정되면, 그 행위로 이득을 얻은 수익자(피고) 또한 사해행위임을 알고 있었다(악의)고 추정됩니다. 이를 뒤집으려면 수익자가 선의였음을 객관적인 증거로 증명해야 합니다.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의 범위: 사해행위 취소 소송에서 보호될 수 있는 채권은 원칙적으로 사해행위가 발생하기 전에 성립된 채권이어야 합니다. 다만, 사해행위 당시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이미 발생했고, 가까운 장래에 채권이 성립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채권이 성립된 경우에도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의 약정금 채권은 근저당권 설정 전에 마스크 공급 계약 및 물품대금 선지급이라는 법률관계가 이미 발생했고, 물품 미공급과 약정금 지급 약정 등을 통해 채권 성립의 개연성이 높았으며, 최종적으로 화해권고결정으로 채권이 확정되었으므로 피보전채권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채권자취소권의 제척기간: 채권자취소권은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이내, 또는 법률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 이내에 행사해야 합니다. '취소원인을 안 날'은 단순히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을 넘어, 구체적인 사해행위의 존재와 채무자에게 사해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 날을 의미합니다.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주장은 사해행위취소소송의 상대방(피고)이 증명해야 합니다. 법원은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1년 이내에 사해행위의 구체적 존재와 사해의사를 알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원상회복 방법: 사해행위 취소에 따른 원상회복은 취소된 법률행위의 효과를 부정하고, 사해행위 이전의 재산 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말합니다. 근저당권 설정 계약이 사해행위로 취소되고 해당 부동산이 이미 경매로 매각되어 근저당권이 말소된 경우, 수익자(근저당권자)가 배당받을 금액이 있다면 그 배당금 자체를 반환하라고 명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자가 취득한 배당금 지급청구권을 채무자에게 반환(양도)하고, 배당금 지급 채무자(여기서는 대한민국 세입세출외현금출납공무원)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도록 명해야 합니다.
채무자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채무자가 자신의 재산을 처분하거나 특정 채권자에게 담보를 제공하는 행위는 다른 채권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사해행위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채무자의 부동산 등 재산 상황 변동에 대해 미리 파악하고 있다면 채권자취소권 행사 시 제척기간 문제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채무자가 특정 재산을 처분한 사실을 알았다면, 그 처분 행위가 다른 채권자들을 해하려는 의도(사해의사)가 있었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사해행위취소 소송에서 자신이 '선의'였다는 주장을 하려면 객관적이고 납득할 만한 증거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채무자의 말만 믿고 재산을 받은 것이라면 '선의'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채무자가 사업 유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특정 채권자에게 담보를 제공하고 자금을 융통한 경우, 사해행위로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는 매우 예외적인 경우이며 자금의 실제 사용처와 담보 제공의 합리성 등을 엄격히 심사합니다. 경매 절차에서 사해행위가 취소되어 원상회복을 해야 할 경우, 이미 배당표가 확정되었더라도 배당금을 실제로 받지 않았다면 배당금 지급청구권을 채무자에게 양도하는 방식으로 원상회복이 이루어집니다.
